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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한국외방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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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2-13 ㅣ No.684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한국외방선교회 (상)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 설립자 최재선 주교(뒷줄 가운데)의 1950년대 모습. 한국외방선교회 제공.

 

 

외국인 선교사의 도움으로 양적, 질적인 성장을 일군 한국교회는 그동안 받았던 도움을 나누기 위해 1970년대에 이르러 한국인 선교사 파견을 논의한다. 이에 주교회의는 1974년 외방선교회 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 외방선교회 설립을 구체화했다. 1975년 2월 26일 주교회의는 한국외방선교회 설립을 정식으로 의결하고, 설립자에 최재선(요한) 주교, 초대 총재에 정진석(니콜라오) 주교를 임명했다.

 

한국외방선교회의 설립에는 ‘형제적 나눔’을 실천코자 한 최재선 주교의 뜻이 큰 영향을 미쳤다. 1973년 9월 부산교구장직을 사임하고 같은 해 11월 교황청 포교 연맹 한국지부장에 임명된 최 주교는 한국외방선교회를 태동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들을 수립한다. 평소 성소의 빈곤을 호소하는 세계교회의 요청에 부응해 우리 교회가 그들과 형제적 나눔을 실천해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 로 성숙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외국의 형제들로부터 많은 물직적·영성적 도움을 받아 오늘날의 교회로 성장한 한국교회가 이제는 과거에 받은 도움에 감사하고, 그 감사에 대한 보은으로 어려움 속에 있는 해외의 형제자매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질적 성숙을 지향할 시기가 되었다는 최 주교의 생각은 한국외방선교회의 비전 수립에 반영됐다.

 

한국외방선교회의 목적은 복음화 활동이 필요한 곳이면 세계 어디에든지 그 지방 교구장의 선교와 사목협조요청에 따라 기쁜 마음으로 봉사할 한국 선교사를 양성ㆍ지도하는 데 있으며, 특히 궁극적인 선교지 목표를 북한과 중국 침묵의 교회로 삼았다. 또한 한국 순교선열들의 영성을 핵심 가치로 따르는 한국외방선교회는 창조적이고 적극적이며 개혁적인 선교활동을 지향한다.

 

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며 한국외방선교회가 창립됨으로써 비로소 한국교회는 성소 빈곤을 호소하는 세계교회의 요청에 능동적으로 부응하게 됐고,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전환하게 됐다는 점은 한국교회 역사 안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1976년 3월 1일에는 전국에서 선발된 대신학생 16명, 소신학생 33명으로 신학원이 정식으로 개원됐다. 신학원의 초대 지도신부로는 이홍근(바오로) 신부가, 1979년 2월에는 초대 원장으로 길홍균(이냐시오) 신부가 부임해 선교 사제 양성을 위해 힘을 쏟았다. 같은 해 4월에는 김남수(안젤로) 주교가 제2대 총재로 선임됐으며 7월에는 한국외방선교회 후원회가 창립돼 자립 단체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2년 2월 13일, 민경화 기자]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한국외방선교회 (중)


감사 · 보은 실천하는 선교사들

 

 

모잠비크에서 선교하는 권효준(탈시시오) 신부가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한국외방선교회 제공.

 

 

한국외방선교회는 고(故) 최재선(요한) 주교가 받은 성령의 특별한 은총, 즉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설립됐다. 최 주교는 자신이 체험한 특별한 은사를 한국외방선교회의 공동체에 영적인 자산으로 남겼다. 그리고 한국외방선교회 회원들은 설립자의 영성을 세상을 위한 복음화에 중요한 자양분으로 삼고 실천에 힘쓰고 있다.

 

한국외방선교회 회헌 제7조에서는 설립자 영성에 대해 이렇게 확인할 수 있다.

 

“한국외방선교회 회원들은 설립자의 권고와 모범에 따라 기도와 단순한 생활 가운데에서 오로지 하느님의 영광과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위해서, 그리고 모든 이들의 구원을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며 기쁘게 주님의 선교 사명에 투신한다.”

 

‘감사와 보은’은 최 주교가 한국외방선교회를 설립한 동기이기에, 이 선교회가 지향하는 모든 활동의 근본적인 원동력인 동시에 목적이다. 스스로 복음의 씨앗을 받아들인 한국교회는 무수한 순교 선열들의 신앙을 밑거름으로 하여 여러 이웃 교회들로부터 도움을 받으며 하느님의 은총 속에 성장했다.

 

따라서 최 주교는 ‘감사와 보은’을 실천하는 것이 신자들의 마땅한 도리라고 한결같이 생각했다. 최 주교는 ‘너희는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고 명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응답해 한국 땅에서 복음의 가치를 심고 신앙을 증거한 이웃 교회와 여러 선교회 수도회의 형제적 사랑과 도움에 감사하며 그 은혜에 보은하는 길은, 어려운 이웃 교회들에 한국인 선교사를 파견하는 일이라고 여겼다.

 

한국외방선교회 회원들은 한국 순교자들을 주보성인으로 모시며, 순교를 불사한 그분들의 복음적 열성을 본받아 온 몸과 마음, 목숨을 다하여 선교 활동에 매진한다. 또한 창립자의 삶을 본받아 모든 선교사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 의탁하며 교회를 통한 하느님 구원 사업의 도구가 돼 순교자적 자세로 최선을 다한다.

 

정결, 청빈 그리고 순명의 복음삼덕을 몸소 철저히 실천했던 최 주교는 생애를 마감하는 순간까지 자신의 심혈을 기울였던 해외선교의 풍성한 열매를 위하여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따라서 한국외방선교회 회원들은 창립자의 표양을 따라 기도와 봉사, 그리고 검박한 삶을 통해 ‘모든 이에게 모든 것’(1고린 9,22)이 된 선교사의 사표, 사도 바오로의 모범을 본받는다.

 

그리하여 세계 어느 곳에서나 육화하고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사랑과 일치의 세계를 구현함으로써 하느님과 하느님 나라의 영광을 드러내기를 갈망한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2년 2월 20일, 민경화 기자]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한국외방선교회 (하)


62명 선교사제 8개국서 활동 중

 

 

- 모잠비크에 파견된 홍준선(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가 현지 본당에서 세례를 받은 아이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외방선교회 제공.

 

 

1981년 11월 김동기(미카엘) 신부를 포함한 4명의 선교사를 파푸아뉴기니 마당대교구에 파견하며 한국외방선교회의 선교 여정이 시작됐다.

 

이후 선교 지역을 넓혀나가 현재는 파푸아뉴기니와 대만, 중국, 캄보디아, 모잠비크, 필리핀, 멕시코, 미국 등 8개 국가에서 62명의 선교사제가 활동하고 있다. 파푸아뉴기니에서 활동하고 있는 11명의 선교사제는 교통과 통신 수단, 사회적 제반 여건이 미비한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본당 사목뿐 아니라 대민 지원 활동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대만에 선교사를 파견하는데 주력했다. 대만 가톨릭 교세의 위축과 만성적인 성소자 부족, 그리고 사제의 고령화 현상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젊은 선교사제들이 필요했기 때문에 당시 대만의 신주교구장 리우시엔탕 주교는 한국외방선교회에 선교사제 파견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1990년 3월 신주교구에 3명의 선교사제를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9명의 선교사제가 본당 사목뿐 아니라 교정 사목과 원주민 사목에도 관여해 신자 공동체의 자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대륙까지 선교 활동 영역을 확장하며 ‘감사와 보은’을 보다 많은 나라에서 실천하게 됐다.

 

2001년 세운 캄보디아지부에서는 8개 나라 중 가장 많은 선교사제가 활동하고 있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14명의 선교사제들은 최근 코로나19로 생활이 어려워진 이들을 위해 본당 사목뿐 아니라 긴급 식량 지원과 어린이와 청소년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아울러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기술 교육을 제공하는 코미소(KOMISO) 직업학교, 무료로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코미소 클리닉도 세웠다.

 

2011년 말 한국외방선교회는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대교구와의 사전 접촉을 통해 선교사 파견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2012년 11월 2명의 선교사제를 파견하게 됐다. 이후에도 많은 수는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회원을 파견해 앵커리지대교구를 돕고 알래스카 선교를 구체화하는데 도움을 주려 노력해 왔다.

 

앵커리지와 그 외곽인 와실라를 중심으로 선교를 시작, 본당 사목은 물론이고 공소와 양로원 방문, 가톨릭 학교 교목, 교도소 사목 등을 통해 알래스카의 복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각 지역의 다른 교파와도 연계해 빈곤, 청소년 가출, 알코올 중독, 가정폭력 등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 공동체와 공조를 이끌어내는 한편 교회일치운동에도 기여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2년 2월 27일, 민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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