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홍)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수도 ㅣ 봉헌생활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미리내천주성삼성직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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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3-29 ㅣ No.686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미리내천주성삼성직수도회 (상)


성모성심으로 천주성삼께 영광을

 

 

- 미리내천주성삼성직수도회 설립자 고(故) 정행만(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미리내천주성삼성직수도회 제공.

 

 

미리내천주성삼성직수도회(총장 이관배 스테파노 신부)는 고(故) 정행만(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가 1991년 ‘성모성심을 통해 천주성삼께 영광’을 모토로 설립했다.

 

이에 수도회 회원들은 ‘항상 천주성삼의 현존을 인식하는 삶’을 목표로 삼는다. 수도회 회헌(3항)에 명시된 것처럼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요한 14,23)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기억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실천하는 삶이다.

 

1917년 경북 칠곡에서 태어난 정행만 신부는 1929년 성 유스티노 신학교에 입학해 사제의 길을 준비한다. 정 신부는 1936년 예수성심 신심 전파자 마태오 크롤리 신부의 강론에 감화를 받았다. 이후 매일 묵주기도를 봉헌하며 성모신심을, 매주 목요일 성시간 기도를 봉헌하며 예수성심 신심을 길러왔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정 신부는 1942년 사제품을 받을 때 자신을 천주성삼께 조건 없이 봉헌하는 특별한 신심도 보이게 된다. 이후 그는 프란치스코 제3회에 입회하는 등 사제로서의 완덕의 삶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다.

 

정 신부는 1950년 2월 당시 대구대목구장 고(故) 최덕홍 주교의 허락 하에 경상북도 상주에서 수도회 설립을 준비했다. 그러나 6·25 한국전쟁 발발로 지연됐다. 이듬해 상주에서 지원자를 받고 설립 준비를 재개했으나 심장병을 앓게 돼 중단했다.

 

1962년 대구 동촌본당 주임으로 발령받은 정 신부는 대구 불로동 과수원에 터를 잡고 수도회 창립을 다시 준비했다. 그러나 2년 후 건강 악화로 상주에서 휴양을 해야 했다. 이 기간에도 지원자들이 와서 ‘정 신부 식구’라는 이름으로 공동체 생활을 했다. 이후 1976년 경기도 안성 미리내본당 주임신부로 발령받은 정 신부는, 당시 수원교구장 고(故) 김남수(안젤로) 주교 책임 아래 수사 지원자들과 함께 성당 사제관에서 지내며 수도회 창립을 준비했다.

 

1978년에는 첫 서원자를 배출하고 피정의 집 ‘대건 회관’을 증축해 수도원으로 봉헌했다. 이듬해에는 재정 자립을 위한 교회용품 제작 공방 ‘요셉 성물 공예사’를 열었다.

 

수도회는 1987년 수사 신부 2명을 비롯해 총 30명의 유기서원자를 배출하고 9월 교황청에 회헌 인준을 신청했다. 1990년에는 창립자 정 신부를 비롯한 총 19명의 회원들이 종신서원했다. 수도회는 1991년 1월 교황청으로부터 회헌과 설립 인가를 받았다. 2개월 뒤에는 김남수 주교가 ‘천주성삼 성직 수도회’라는 명칭으로 설립 인가교령을 반포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2년 3월 27일, 이재훈 기자]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미리내천주성삼성직수도회 (중)


선교 · 의료 등 여러 사도직에 종사

 

 

- 미리내천주성삼성직수도회 성당에 있는 천주성삼(성부, 성자, 성령)과 성모 마리아를 표현한 스테인드글라스. 미리내천주성삼성직수도회 제공.

 

 

“회원들은 복음에 제시되고 회헌에 명시된 그리스도를 따름을 생활의 최상 규칙으로 삼는다.”

 

미리내천주성삼성직수도회 회헌에는 그 영성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언제나 회원들 안에 머무르시는 천주성삼의 현존을 인식하고 그 신심을 온 세상에 전하는 것, 이것이 수도회 영성의 핵심이다.

 

수도회는 천주성삼과의 긴밀하고 항구적인 일치와 이를 모든 그리스인들에게 가르치려는 확고한 의지를 수도회만의 표지로 삼았다. 이에 회원들은 항상 천주성삼의 모상으로 하나 돼, 거룩한 가족을 이루도록 노력한다. 또 구속사업을 통해 삼위일체인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고, 하느님께서 존경을 받으시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

 

수도회 회원들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천상 어머니와 완덕 생활의 모범으로 공경한다. 또 성 요셉에 대해서도 교회의 보호자이며 동정자들의 수호자, 성덕과 봉사와 침묵에 뛰어난 모범으로서 특별한 신심을 보인다.

 

수도회는 특히 한국교회의 첫 사제이자 순교자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를 특별한 수호자로 모신다. 그가 이 땅에서 보여준 희생정신과 전교 열정을 본받기 위해서다.

 

관상과 활동을 함께 하는 수도회 회원들은 예수성심에서 길어낸 사랑의 불을 사도직 활동을 통해 전한다. 모든 생활에서 하느님의 뜻을 행하고 하느님께 영광의 찬미를 드리기 위해서다. 또 장상 허락 하에 회원들은 고독과 침묵 중에 끊임없이 기도하고 보속하며 하느님께 일치하는 관상 생활을 지망할 수 있다.

 

수도회는 매주 목요일 밤 9시에 “너희는 나와 함께 한 시간도 이렇게 깨어 있을 수 없더란 말이냐?”(마태 26,40)라고 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을 기억하고 그리스도의 고통을 함께 체험하는 성시간을 봉헌한다. 이 성시간에는 우리의 죄로 고통 받으신 그리스도에게 조금이라도 갚아드린다는 ‘배상’의 마음을 담는다. 성시간에는 묵주를 든 양손을 하늘을 향해 뻗은 채 기도하는 묵주기도가 이어진다.

 

수도회의 천주성삼 영성은 회원들에게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는 말씀에 따라 여러 사도직에 종사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그리스도의 몸을 건설하도록 봉사하는 일에 성도들을 준비시키는 목자처럼’(에페 4,11-12 참조) 회원들이 수도회의 여러 양성 사업을 천주성삼께서 그들에게 맡긴 성무와 애덕으로 여기도록 이끌고 있다. 회원들도 그 뜻에 따라 선교와 자선 의료 활동을 비롯한 여러 사도직 사업에 나서고 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2년 4월 3일, 이재훈 기자]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미리내천주성삼성직수도회 (하)


온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우리집’(Woori Jib) 보육원 야외홀에서 수도회 회원들과 말레이시아 현지 신자들이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미리내천주성삼성직수도회 제공.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미리내천주성삼성직수도회의 천주성삼 영성은 회원들이 여러 양성 사업에 힘을 기울이도록 이끌었다. 교회 사명의 본질적 차원으로 교육 사업을 펼친 수도회는 의료, 복지 등 애덕사업 외에 해외선교에도 힘을 쏟았다.

 

수도회는 교육 사업을 위해 1992년과 1999년 각각 경기도 화성시와 인천 강화군에 사제 양성을 위한 신학원을 세웠다. 현재는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왕림 신학원만 운영 중이다. 1999년에는 경기도 안성 미리내성지 내에 피정시설 ‘묵상의 집’을 설립했다.

 

회헌에 따라 회원들은 소외된 지역이나 농촌의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애덕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1993년 고(故) 파현우(라이문도) 신부가 서울 신림동에 설립한 결손가정 남자 아이들의 자립을 위한 소규모 그룹홈 ‘예수 그리스도의 집’을 이어 받은 것도 그 일환이다. 1995년에는 경기도 이천에 형제농원을 설립, 배 과수원을 운영 중이다.

 

수도회는 의료 사도직을 통해 전인적 치료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봉사를 구현하고, 복음을 선포하길 원했다. 이에 2003년 대구 수성구 신매동에 천주성삼병원을 개원했다. 2008년에는 노인요양시설 기능 보강을 위해 병원 인근에 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노인요양시설인 천주성삼요양원도 설립했다. 병원에서는 회원들이 의료진, 직원들과 함께 지역 내 독거어르신과 불우이웃 등에 음식 및 의복 지원, 무료 진료를 펼치고 있다. 또 지역 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 사업을 펼치는 등 봉사와 사랑을 실천하며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해외선교에도 힘을 쏟았다. 2006년에는 이스라엘 베들레헴에 이스라엘 분원을 설립했다. 이스라엘 분원은 설립 당시 예루살렘총대교구의 요청에 따라 현지 청소년 사목에 협력과 지원을 펼쳤다. 환경적 제약으로 어려움에 처한 팔레스타인 신자 자녀들을 위한 물질적·교육적 지원도 병행했다. 또 예루살렘을 찾는 한국인 순례자들을 대상으로 성지 안내를 하며 순례자들의 신앙심 고취에도 관심을 뒀다.

 

2009년에는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우리집’(Woori Jib)이라는 보육원을 설립하고 청소년 교육과 현지인·한인 대상 사목, 현지 성소 개발에 나서고 있다. 또 말레이시아 정글 내 공소를 방문하고 원주민을 지원하는 정글 선교 등을 펼치고 있다. 이 외에도 미국 오클라호마, 캐나다 몬트리올 한인 성당에서도 사목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2년 4월 10일,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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