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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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성경 인물들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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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1-24 ㅣ No.1746

[빛과 소금] 성경 인물들의 기도

 

 

여러분, 성경 속의 인물들은 어떻게 기도했을까요? ‘하느님과의 관계 맺음’을 기도라고 보았을 때, 성경 속 인물들은 하느님과 어떻게 관계를 맺었을까요? 『가톨릭교회교리서』 2568-2649항은 이들의 기도 생활에 대해 전해 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아브라함과 모세, 예수님과 성모님에 대해서만 간략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아브라함

 

구약성경에서 기도가 계시된 것은 아브라함부터입니다. 아브라함의 특징은, ‘말이 없는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란을 떠나라는 말씀에 “주님께서 이르신 대로”(창세 12,4) 곧바로 순종합니다. 그는 말없이 행동합니다(마리아의 남편 요셉처럼). 또한 그는 하느님의 성실성을 과연 믿어야 하느냐는 믿음의 시련과 외아들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치라는 눈물겨운 정화의 시간도 겪지만, 그러한 시간을 통해서 점차 하느님을 알아가고 그분과 ‘닮아’ 갔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브라함이 소돔을 위해 비는 장면에서는 훗날 예수님의 모습이, 그가 자기 아들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치는 장면에서는 성자를 세상을 위한 제물로 보내며 겪은 성부 하느님의 눈물 어린 고뇌의 모습이 비칩니다.

 

 

2. 모세

 

하느님이 모세를 불타는 떨기 가운데에서 부르시어 점차 그와 관계를 맺어가는 이야기는 기도의 흐름을 대표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만남은 점차 친밀해져 “주님께서는 마치 사람이 자기 친구에게 말하듯, 모세와 얼굴을 마주하여 말씀”(탈출 33,11)하셨다고 합니다. 이렇게 마주 보며 하나 되게 하는 기도가 바로 ‘관상기도’입니다. 모세는 이 관상 기도를 평생 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모세가 온갖 시련과 혼돈 중에도 자신의 백성을 주님 뜻대로 올바로 이끌 수 있었던 이유에는 이렇듯 주님과의 내밀한 사랑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공생활이 숨은 나자렛 생활에 기초했던 것처럼, ‘사생활’이 ‘공생활’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성경에는 잘 나오지 않는 모세의 ‘사생활’(내밀한 기도생활)이 있었기에 그의 ‘공생활’도 있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공생활도, 주님과의 사생활에서 힘을 받아야 지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예수 그리스도

 

예수님은 참 하느님이셨지만 ‘참 사람’이셨기에, 예수님도 우리와 똑같이 기도를 알아 가시고 배워나가셨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곰곰이’ 간직하고 생각하는 묵상 기도를 배우셨고, 회당과 성전에서는 소리 기도도 배우셨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기도에는 기존의 기도에는 없는 새로운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자녀의 기도’였습니다. 예수님은 이 기도를 평생, 자주, 고독 속에서 은밀히 행하셨습니다. 특히 ‘십자가’ 위에서는 이 기도가 비로소 큰 소리로 터져 나왔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루카 23,34)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마르 15,34)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루카 23,46)

 

 

4. 동정 마리아

 

나자렛과(루카 1,38 참조) 카나에서(요한 2,5 참조)하신 성모님의 육성을 통해 우리는 성모님 인생의 유일한 지향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성모님은, 하느님의 종(“Fiat 이루어지소서.”)으로 살기를, 자기 아들의 ‘첫 번째 신자’로 살기를 원하신 것입니다. 성모님의 이 추종(追從)은 끝을 모르고, 두려움과 죽음의 장소인 ‘십자가 밑’에서까지도 이어졌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그러면 우리는 기도를 간략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기도는 우리를 하느님과 닮아 가게 하고, 일치하게 하며, 자녀가 되게 하고, 따르게 합니다.

 

[2022년 1월 23일 연중 제3주일(하느님의 말씀 주일) 인천주보 3면, 송기철 이사악 신부(인천가톨릭대 신학대학 영성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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