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7일 (수)
(백) 부활 제3주간 수요일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본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전례ㅣ교회음악

클래식, 신앙을 노래하다: 슬픔의 성모-stabat mater, 페르골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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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9-19 ㅣ No.2904

[클래식, 신앙을 노래하다] (9) 슬픔의 성모 - stabat mater

 

 

# 페르골레지 (G.B Pergolesi / 1710-1736)

 

13세기 이탈리아의 프란치스코회 수사이자 시인인 ‘야코포네 다 토니’의 ‘슬픔의 성모’라는 시가 있습니다. 십자가 수난을 받으시는 아들 예수님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어머니 마리아의 슬픈 마음을 담은 라틴어로 된 장시인데요. 야코포네 다 토니는 우리가 십자가의 길에서 부르는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하는 성모 통고사로 익숙한 분이기도 합니다.

 

시 ‘슬픔의 성모’를 가사로 하여 성모님을 공경하는 최고의 작품을 남긴 작곡가가 있습니다. 바로 페르골레지(G.B Pergolesi, 1710-1736, 이탈리아)입니다.

 

페르골레지는 26년이라는 짧은 생애를 살다간 작곡가인데요. 살아있는 동안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페르골레지가 남긴 오페라 중 “마님이 된 하녀”라는 작품이 있는데요. 이 작품은 신분제도를 뛰어넘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줄거리로 하고 있습니다. 페르골레지가 죽고 난 후 프랑스에서 이 작품이 연주되고 엄청난 인기를 얻었는데요. 그 이유는 프랑스에서 시민들이 중심이 된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기 바로 직전이었고, 신분을 뛰어넘는 오페라 속의 이야기와 당시 혁명적 사상이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실, 오페라 속의 이야기는 페르골레지의 실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페르골레지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왕족 여성과 사랑에 빠졌고, 결국 여성은 수녀원에 입회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1년 후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요. 이렇게 사랑하는 여인이 죽자 페르골레지도 건강이 매우 악화되었고 수도원에 들어가 요양을 하게 됩니다. 요양하는 동안 나폴리 산타 마리아 성당으로부터 슬픔의 성모(스타바트 마테르) 작곡을 의뢰 받았고 2년 동안 페르골레지는 아주 공을 들여 작품을 완성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탄생한 작품을 초연하고 다음 날 세상을 떠나게 되죠.

 

이 작품은 애절하면서도 비통한 성모님의 심정을 담았는데요. 페르골레지의 마음이 전해져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작품입니다.

 

고통 속에 죽어가는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는 작품인데요. 예수님의 십자가 길을 함께하신 성모님의 고통을 기억하는 고통의 성모마리아 기념일에 잘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비탄에 잠긴 어머니 서 계셨네.

눈물의 십자가 가까이 아드님이 거기 매달려 계실 때에...

자기 백성들의 죄들을 위하여 형벌들과 채찍들에

자신을 내맡기신 예수를 그녀는 보았네.

당신과 함께 진실되이 울게 하소서.

살아있는 동안 십자가에 달리신 그분과 함께 아파하게 하소서.”

 

[2021년 9월 19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이동 춘천주보 2면, 김수연 클라우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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