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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미리내 성모 성심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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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5-24 ㅣ No.669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미리내 성모 성심 수녀회 (상)


“성모성심을 통해 천주성삼께 영광”

 

 

- 미리내 성모 성심 수녀회 설립자 정행만 신부. 미리내 성모 성심 수녀회 제공.

 

 

‘성모성심을 통하여 천주성삼께 영광’을 모토로 하는 미리내 성모 성심 수녀회는 고(故) 정행만(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에 의해 1976년 설립된 수녀회다.

 

회원들은 ‘삼위일체 하느님께 지극한 사랑을 드러내신 성모님의 성심을 본받아 갈림 없는 마음(1코린 7,32~35)으로 하느님을 만유 위에 사랑하고, 그 사랑에서 길어낸 사도적 열성으로 인류 구원을 위한 일에 영적 모성으로 헌신함으로써 하느님께 영광을 드린다’(회헌 3조)를 영성으로 삼는다.

 

수녀회의 역사는 경북 상주, 경기도 미리내, 충남 수리치골에서의 활동 등 크게 3기에 걸쳐 살펴볼 수 있다.

 

1917년 경북 신동에서 출생한 정행만 신부는 1929년 성 유스티노 신학교에 입학해 사제성소의 길을 준비한다. 1939년 삭발례 의식을 한 후 그해 여름방학 북해도 트라피스트 남녀 수도원을 방문하고 침묵과 고행 생활에 대한 선망을 가졌다. 이때 일본 센다이교구 소신학교에서 교장 신부로부터 천주성삼 신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큰 감명을 받았다. 1942년 사제품을 받은 정 신부는 서품 당시 성모 마리아께 자신을 봉헌하며 특별한 성모신심을 지니게 된다. 또 재속 프란치스코 3회에 입회하는 등 완덕의 삶을 사는데 지속해서 관심을 가졌다.

 

그는 1950년 2월 당시 대구대목구장 고(故) 최덕홍 주교 허락을 받아 경상북도 상주에서 공동체 생활을 시작하고 수도회를 준비했다. 그러나 6·25전쟁 발발로 지연되고 1951년 상주에서 지원자를 받아 다시 설립 준비를 재개했으나 심장병으로 중단됐다.

 

1962년 대구 동촌본당 주임으로 발령받은 정 신부는 본당 관할 내 불로동 과수원에서 수도회 설립을 다시 시작했고, 폐결핵으로 상주에서 휴양하는 동안 지원자들이 와서 ‘정 신부 식구’라는 이름으로 공동체 생활을 했다. 그리고 1976년 당시 수원교구장 고(故) 김남수 주교 책임 아래 상주에서 첫 입회식을 거행했다. 여기까지를 1기라고 볼 수 있다.

 

2기는 1976년 수녀회 설립과 더불어 미리내에서 펼쳐진다. 수련소를 상주에서 미리내로 이전한 수녀회는 1977년 첫 서원자를 배출하고 그 이듬해 수원교구 본당에 회원을 파견, 본당 사도직을 시작했다. 1983년 교황청으로부터 회헌 인준을 받고 1984년에는 김남수 주교에 의해 ‘수원교구 소속 수녀회’ 설립 교령을 받았다. 수녀회는 1984년 첫 종신 서원자를 배출하고 부산, 이탈리아 로마, 미국 LA에 분원을 설립한다.

 

1997년 5월 충남 수리치골로 본원을 임시 이전하며 수리치골 시대를 시작한 수도회는 2001년 제1차 정기총회 개최, 대구 천주성삼병원 봉헌식과 개원, 대전교구 소속 수녀회 이적, 설립 30주년, 총원·성당 봉헌식, 미얀마·베트남 진출 등 굵직한 기록을 남긴다. 2018년에는 회헌 개정 승인 교령을 받았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1년 5월 23일, 이주연 기자]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미리내 성모 성심 수녀회 (중)


모든 일을 마음에 간직하신 성모님처럼

 

 

- 미리내 성모 성심 수녀회 회원들은 성모님 모범을 따라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이들이다. 사진은 공주 수리치골 소재 수녀회 총원 전경. 리내 성모 성심 수녀회 제공.

 

 

미리내 성모 성심 수녀회 회원들은 성모님 모범을 따라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이들이다. 그런 면에서 ‘성모성심’ 곧 하느님께 대한 성모님의 사랑과 성실함을 공경하고 본받는다.

 

그 성모성심은 ‘티 없으신 성모성심’, ‘불타는 성모성심’, ‘통고의 성모성심’으로 요약된다.

 

회원들은 마리아의 티 없이 깨끗하신 성심을 정결의 모범으로 삼는다.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현존하시도록 깨어 노력하며 하느님 중심 생활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하느님을 증거하는 생활을 한다. 또 모든 일을 마음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기시어(루카 2,19) 하느님 섭리에 의탁하셨던 성모 마리아를 따라, 이해되지 않는 상황과 현실이 주어질 때에도 침묵 속에 곰곰이 되새기며 자신들의 뜻을 예수님 십자가 제사에 더해 봉헌한다.

 

성모 마리아는 항상 이웃을 살피고 배려하는 자애로운 어머니로서 예수님께 봉사하고 협력하셨다.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를 향한 이런 뜨거운 사랑을 본받아 회원들은 세상과 교회 안에서 숨은 희생과 봉사로 영적 모성을 실현한다. 아울러 세상의 구원과 죄인 회개를 위해 애태우시는 성모 마리아와 일치해 교회 평화, 세계 평화, 우리나라 평화, 성직자·수도자의 성화, 죄인들 회개를 위해 일상을 봉헌하고 이를 통해 시대에 필요한 쇄신과 적응을 도모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고통을 겪으실 때에도 성모 마리아는 의연히 십자가 곁에 서 계시며 떠나지 않으셨다.(요한 19,30) 회원들도 공동체 생활과 사도직 활동 안에서 만나는 고통과 불편함을 피하지 않고 겸손하게 하느님 뜻을 찾음으로써 신앙의 길을 증거한다.

 

성모 마리아는 십자가 아래에서 칼에 꿰 찔리는 마음(루카 2,35)으로 인간이 체험할 수 있는 최대치의 고통을 겪으셨다. 회원들도 이 모습처럼 고통받는 이들 아픔에 공감하고 가장 낮은 자리에서 이들과 연대하며 복음적 평화 실현에 헌신한다.

 

수녀회는 하느님께서 특별히 허락하신 은사, 즉 성모성심을 살펴보고 사명을 재삼 확인하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리스도를 따름’이라는 수도 생활의 궁극 목표를 잘 살아내기 위해 매일의 전례 기도와 렉시오 디비나에 중점을 둔 가운데 월 피정과 주년 피정, 재수련 피정과 더불어 다양한 연수와 교육을 통해 영성 생활에 주력한다.

 

수녀회 수호자이신 성모 마리아를 특별히 공경하고 묵주기도를 자주 바치며 성모 마리아 축일에는 그에 맞갖은 신심 행위를 성심껏 준비한다.(회헌 67조) 매주 목요일에는 예수성심을 위로하는 성시간 기도를 바친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1년 5월 30일, 이주연 기자]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미리내 성모 성심 수녀회 (하)


언제 어디서나 교회 필요와 요청에 응답

 

 

- 2017년 제2회 회원의 날을 맞아 함께한 수녀들. 미리내 성모 성심 수녀회 제공.

 

 

“수녀들은 교회의 필요와 요청에 응답하고 도움을 원하는 곳이면 어디라도 찾아가는 사도적 열성을 지닙니다.”(회헌 69) 미리내 성모 성심 수녀회 회원들은 이런 회헌 정신에 따라 본당과 교회기관을 비롯한 의료, 복지, 성지 분야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도직을 수행한다.

 

본당 사도직 경우 1978년 봄 처음으로 수원교구 조암본당에서 활동을 시작한 이후 수원교구 내에서는 반월성본당, 안성 대천동본당 등 여러 본당에 회원들을 파견했다.

특별히 교회가 필요로 하는 곳이면 도시나 농촌을 구별하지 않고 않았고, 무엇보다 사제들에게 봉사하는 것을 사도직 활동의 중요 부분으로 삼았다. 2021년 현재 전국 101개 본당과 1개 공소에서 활동하고 있다.

 

의료 사도직은 초창기 지원자들이 상주의원에서 간호하며 지역 주민에게 도움을 주었던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2003년 대구 수성구 신매동에 천주성삼병원을 개원한 수녀회는 2008년 노인요양시설 기능 보강을 위해 병원 인근에 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노인요양시설 천주성삼요양원을 건립했다. 천주성삼병원은 2010년 미리내 천주 성삼 성직 수도회로 운영권을 넘겼고 설립자 유지에 따라 미리내 천주 성삼 성직 수도회 등 수도 가족들이 함께 협력하며 일하고 있다.

 

설립자는 장애인이나 소외된 이들에게 반드시 도움을 주어야 하고, 수녀들이 그 역할을 성모 마리아의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뜻을 품었다. 수녀회는 이런 정신에 따라 서울 성동종합사회복지관, 성남 수정노인복지관 등 12개 시설을 운영 관리하고 있다.

 

수녀회는 또 어린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하느님을 가르치고 종교교육을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을 위해 13개 본당에 회원들을 파견해 유아교육에 힘썼다. 지금은 사립유치원 22곳, 어린이집 9곳 등 총 31곳에서 소임을 맡고 있다.

 

성지 사도직은 초창기 미리내의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 성지를 개발한 것에서부터 시작을 찾을 수 있다. 회원들은 김대건 신부 묘소 및 경당 주변 조경 정비에 힘썼고, 순례자의 집을 건립했다.

 

수녀회는 미리내에 이어 한국교회 성모신심 발상지인 공주 수리치골 위치를 밝혀내는 작업도 진행하고 수리치골을 성지로 개발했다. 2012년 수녀회가 대전교구로 이적하며 이곳에 총원이 자리를 잡는 한편 2016년 총원 건물이 건립되면서 수리치골은 성모성지로 초석을 다지게 됐다.

 

이외 수녀원 자체 사업으로 제의를 비롯한 전례복 제작 활동을 하고 있으며, 2014년부터 설립자 유지에 따라 해외에 회원들을 파견해 영적 모성을 실현하고 있다. 베트남에 첫 선교사를 파견한 이후 2015년 미얀마에도 진출했고, 캐나다와 미국 LA 본당에서도 회원들이 사목을 돕고 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1년 6월 6일,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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