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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꾸준하고 뚜렷하게 쌓아 나가도록(그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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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3-23 ㅣ No.740

[레지오와 마음읽기] 꾸준하고 뚜렷하게 쌓아 나가도록(그릿)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하는 ‘토끼와 거북이’는 성실함과 꾸준함을 강조하는 이솝우화이지만, 가끔씩 다른 시각으로 이야기되어지곤 한다. 자는 토끼를 깨우지 않은 거북이에 대한 비난이 있는가 하면, 자는 토끼를 거북이가 깨워 함께 결승점에 들어가는 동화도 있다. 또 어떤 것은 애초에 토끼는 달리기를, 거북이는 수영을 잘하니 산길만의 경주는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처럼 이 이야기가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긴 하지만 재능이 많은 토끼는 교만해져 경기에서 질 확률이 높은 반면, 투지가 있는 거북이는 노력으로 이길 수 있을 거라는 교훈은 변함이 없는 듯하다.

 

미국의 심리학과 교수인 안젤라 더크워스는 어릴 때부터 천재 소리를 들으면서 자랐다. 하버드대학 수석 졸업 후 백악관 인턴, 세계적 기업인 매킨지의 고액 연봉 컨설턴트였지만 교사가 천직이라 여겨 박봉의 중학교 수학교사가 된다. 학생들을 가르치던 그녀는 수학성적이 IQ나 수학적 재능이 아니라는 것에 주목하여,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재능 이상의 무엇이 있음을 깨닫고 그것을 찾고자 심리학 공부를 하기에 이른다. 10년이 넘는 연구를 통해 그녀는 성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을 찾아내게 된다.

 

그녀가 처음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찾아내기 위해 조사한 대상은 미국의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의 신입생들이었다. 이들은 최고의 학업성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인재들이지만, 그들 중에는 학기 시작 전 악명 높은 기초군사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매년 5%정도나 되었다.

 

그녀는 많은 조사를 통해 중도에 포기하는 자와 끝까지 남는 자의 결정적 차이를 알아냈다. 그것은 체력점수도 수능성적(SAT)도 리더십 점수도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이 세운 목표를 위해 꾸준히 노력할 수 있는 능력’의 유무였다. 이를 그녀는 ‘그릿(Grit)’이라 명명했다.

 

 

자신이 세운 목표를 위해 꾸준히 노력할 수 있는 능력, ‘그릿’

 

그릿은 ‘열정과 결합된 끈기’라고 그녀는 말한다. 열정에도 끈기가 필요하고 재능도 끈기가 있어야 성취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그녀에 의하면 그릿은 길러질 수 있는 특성이며 그릿을 키우기 위해서는 네 가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첫째로 자신이 하는 일에 의미를 발견하여 일을 즐기는 관심, 둘째로 시간을 들여서 집중적으로 끈기 있게 반복하는 연습, 셋째로 자신만이 아닌 타인에게도 유익하기를 바라는 목적의식, 넷째는 위기에도 잃지 않는 희망이 그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녀 자신은 물론 그녀의 아버지도 결코 그녀가 천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이론 또한 성취는 천재성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2013년에 일명 ‘천재들의 상’이라고 불리는 맥아더상을 받았다. 그리고 그녀의 책 ‘그릿’은 전 세계 32개국에서 동시 출간되어 ‘아마존’과 ‘뉴욕타임스’에서 25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군대에서 영세를 받았지만 제대 후 신앙생활을 하지 않았던 S형제는 교직을 은퇴한 뒤 성당에 나오게 되었다. 그것은 자신의 영세 동기 한 명이, 은퇴할 때까지 가끔씩 이긴 하나 꾸준히 연락을 주면서 자신이 세례 받은 것을 상기시켜 준 덕분이라고 한다. S형제는 그 영세 동기가 레지오 단원으로 자신을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기도해주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고마운 마음에 레지오 단원이 되었다.

 

마침 그가 입단한 Pr.은 본당에서 아주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처음 주회에 참석한 그는 깜짝 놀랐다고 한다. 서로 활동 방법을 의논하는 모습이 마치 학습 방법을 배우는 시간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 후에도 사업보고를 준비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사업보고가 일 년 동안의 활동 결산으로 대상자들을 꾸준히 돌볼 수 있게 하는 장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S형제는 말한다. “제 교직 경험으로 볼 때 아이들 성적이 향상되지 않는 것은 학습 방법에 요령이 없거나 꾸준한 노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두 가지 다 없는 경우도 있지요. 그런데 레지오에서는 활동보고와 사업보고로 이 두 가지가 다 가능하게 되어 있음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러니 레지오만 열심히 해도 좋은 신자라는 열매를 얻겠더라고요. 저는 레지오야말로 제대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체계적인 단체라고 생각합니다.”

 

 

레지오는 제대로 운영된다면 ‘그릿’을 키울 수 있는 최적의 장치

 

교본에 “레지오는 단원들이 크리스천의 완덕을 꾸준하고 뚜렷하게 쌓아 나가도록 바탕을 마련해 준다.”(109쪽)며 “줄기찬 노력만이 참된 성공을 보장하며, 그것은 이기고 말겠다는 굳센 의지로부터 시작된다.”(교본 33쪽)고도 한다. 그러니 레지오에 몸담아 꾸준히 활동하는 것은 가장 확실하게 완덕을 향하여 가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안젤라 더크워스가 말한 그릿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이 우리들의 단원 생활과 맞닿아 있다는 것으로 확실해진다. 그것들은 우리들이 레지오 단원으로서 이미 하고 있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입단하여 주회합과 활동에 성실히 참여하는 것은 사랑의 공동체 건설이라는 의미로 일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매주 활동보고는 선교 방법을 지속적으로 익히는 시간이며, 우리들의 목표는 모든 영혼을 주님께로 모셔가는 것이니 이기적인 목적이 아니다. 게다가 뱀의 머리를 밟으신 성모님을 사령관으로 모시고 작전을 펼치니 어떤 어려운 상황도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이 있다. 결국 우리들은 레지오라는 장치 속에서 모든 분야의 성공 요건인 그릿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한평생 사도직 활동을 꾸준히 지속하는 것 자체가 바로 영웅적 행위”(교본 32쪽)라는 말을 명심하여 단원생활을 성실하게 할 것이다. 그것은 우리들의 끈기와 열정을 보여주는 행위이며 그릿이 자라 성공을 가져올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레지오는 100년의 역사 속에서 이미 검증된 단체이다. 그러니 제대로 운영되기만 한다면 그릿을 키울 수 있는 최적의 장치이다. 여기에 우리들이 “성덕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신 성모님”(교본 307쪽 참고)을 본받아 성실하게 규칙대로 운영되는 레지오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 해야 함은 두말 할 것도 없다.

 

“레지오는, 비록 속도가 느리더라도, 열심한 신자로서의 생활과 가톨릭적 이상을 사람들 안에 꾸준히 퍼뜨리는 데 참된 승리가 있다.”(교본 434쪽)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1년 3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행복대자인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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