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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영성의 바탕 (1) 하느님께 대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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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4-19 ㅣ No.1967

[신앙선조들의 발자취]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영성의 바탕 (1) 하느님께 대한 사랑

 

 

최양업 토마스 신부는 1846년 4월 26일 스승 르그레즈와 신부에게 보낸 편지에서 하느님께 대한 깊은 사랑과 일치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우리는 이 모든 쓰라림을 하느님을 위해서 참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위로시요, 우리의 희망이시며, 우리의 원의시니, 우리는 그분 안에서 살고 죽습니다.” 그는 또한 같은 편지에서 그의 “유일한 동료 김대건과도 헤어져서 혼자 방 안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며 오직 하느님과 함께 있기가 소원”이라고 썼다. 이러한 내용은 그가 이미 신학생 시절부터 하느님과 긴밀한 일치의 삶을 살고 있었음을 잘 드러내 준다.

 

최양업 신부는 하느님의 섭리에 대한 특별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러한 사실은 그가 1847년 메스트르 신부와 함께 프랑스 군함들을 이용하여 시도했던 조선 입국이 실패로 끝난 다음에 쓴 편지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희망을 잃지 않고 아직도 낙담하지 않으며 여전히 하느님의 자비를 바라고 하느님의 전능하시고 지극히 선하신 섭리에 온전히 의지하고 있습니다. 저도 하느님 안에서 항상 영원히 희망을 가질 것이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일하려고 저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의 손에 맡겼으니 그분을 언제나 믿을 것입니다.”

 

최양업 신부는 1860년 경상도 한 교우촌을 방문하던 중 박해자들에게 포위되어 매우 위급한 상황을 맞이한 적이 있었다. 그는 이때 순교를 각오하면서 스승 신부들에게 마지막 편지를 썼는데, 이 편지에는 겸손되이 하느님의 자비를 간구하는 기도가 담겨 있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의 자비를 잊지 마소서. 우리 눈이 모두 당신의 자비에 쏠려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희망이 당신의 자비 안에 있습니다. 전능하시고 인자하신 하느님, 우리의 잘못과 죄과를 기억하지 마시고, 우리의 죄악대로 우리를 벌하지 마소서! 우리는 죄를 지었고 너무나 많은 불의를 행하였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만일 우리의 불의를 헤아리신다면 누가 감히 견딜 수 있겠습니까? 그런즉 우리를 용서하시고 당신의 옛 자비를 기억하시어, 우리와 당신의 모든 성인들의 기도를 어여삐 들어 허락하소서.’

 

또한 최양업 신부는 서한에서 하느님을 부를 때 ‘아버지’(Pater)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며 자기 자신이 하느님의 충실한 아들이 되길 바라며 아버지 하느님을 천국에서도 뵙게 되기를 바란다고 썼다. 이러한 기록들은 그가 하느님을 자신의 삶과 관련이 없는 추상적인 분으로서가 아니라 자신과 아주 가까운 분으로 여겼음을 의미한다. 그는 이렇게 하느님을 자신과 가까운 분으로 인식함으로써 인격적으로 하느님과 긴밀한 일치를 이루며 그분을 사랑하였다.

 

참조

조규식, 「최양업 신부의 영성」, 『교회사연구』 14, 한국교회사 연구소, 1999.

여진천, 「최양업 신부의 삶과 영성」, 천주교 서울대교구 순교자 현양회, 2006.

양업교회사연구소, 「최양업 토마스 신부의 서한집」, 2018.

 

[2021년 4월 18일 부활 제3주일 의정부주보 3면, 의정부교구 교회사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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