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가톨릭 교리

사회교리 해설: 환경 생각하는 마음, 일상 실천으로 연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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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9-10 ㅣ No.2880

[이주형 신부의 사회교리 해설] “환경 생각하는 마음, 일상 실천으로 연결돼야”

 

 

안젤라 : 단장님, 올여름에도 피서지들이 행락객들이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고 해요. 유투브와 TV에서 봤는데 너무 한 것 같아요.

 

마리아 :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이 참 중요하지요. 게다가 요즘은 오염이나 파괴 수준이 아니라 환경재앙, 기후재난이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매년 반복되는 일인데, 사실 저도 참 부끄러워요,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할 일이에요.

 

안젤라 : 맞아요. 실은 저도 너무 많이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심지어 쓰레기 분리수거도 제대로 못 한 거 같아요. 저 역시 부끄러워요.

 

 

알아보기 – 양심도 휴가갔나요?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어느새 가을의 문턱에 접어들었습니다. 코로나로 바뀌고 변한 것들도 분명 있지만 여전히 우리의 민낯을 드러내는 일들도 있으니 바로 피서지의 쓰레기 사태입니다. 올여름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즐거운 휴가를 만끽하러 간 것까지는 좋은데, 휴가지마다 행락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자연환경이 훼손되고 지역 주민들이 불편과 고통을 겪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버려진 양심’, ‘양심도 휴가를 갔나요?’라는 제목으로 SNS와 뉴스에서 이런 일들을 여름철 의례행사처럼 다루지만 쉽게 근절되지 않아 더 아쉽습니다. 불가피하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 여흥을 위해 놀고 쉬러 가서 우리의 양심을 버리고 온 일들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분명 크게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라 여겨집니다.

 

 

심화하기 – 환경에 대한 우리의 의식은?

 

단순히 휴가철에 피서지만이 문제일까요? 더 심각한 것은 환경에 대한 우리의 인식입니다. 어떤 주교님께서 몇 년 전 본당에서 미사를 집전하시다 강론 중에 환경을 생각해서 일회용기의 사용을 자제하자고 말씀하셨는데, 미사 후 마련된 식사 자리에 가보니 전부 다 일회용기로 테이블에 준비가 돼서 당황스러웠다는 일화를 들려주셨습니다. 환경오염을 막고 생태계와 자연을 보호해야 하고 그래서 일회용기와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자고 어디서나 이야기하지만 어느새 우리의 삶은 그런 가르침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진 것일까요? 넘쳐나는 일회용기와 플라스틱, 비닐과 수많은 폐기물은 왜 그리도 많이 생겨나는 것입니까? 절실히 필요해서, 혹은 어쩔 수 없어서라기보다 분명 좀 더 편하기 위해서 우리는 일회용품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이는 과도한 소비, 편의와 재미만을 추구하는 세상의 세태에 우리도 편승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사회교리의 가르침 – 자연은 돌보고 보살펴야할 대상

 

가톨릭교회는 사회교리를 통해 자연환경과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간추린사회교리 10장 전체) 거듭 천명하고 이를 위한 우리 모두의 동참과 실천을 강조합니다. 그 핵심은 우리의 욕심 때문에 자연과 동식물을 착취해서는 안되고, 오히려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돌보고 보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창세기에서 전하는 인간이 하느님을 닮아 세상 만물을 지배하고 다스리라는 가르침은 우리의 욕심을 우선시하고 정당화하는 내용이 결코 아닙니다.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이니 우리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잘못된 인간중심주의입니다. 오히려 자연과 생태계, 모든 생명과 피조물을 위해 겸손하게 봉사와 존중을 실천하고 이를 위한 올바른 책임과 의무를 먼저 생각하자는 것이 참된 인간중심주의입니다.

 

높은 산과 푸른 바다

숲과 나무, 파도와 물살

이런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생명과 창조의 신비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 몰려옵니다.

그래서 가톨릭교회의 영성은

자연은 하느님을 관상하게 하는

위대한 스승이라고 일컬어 왔습니다.

이런 자연을 우리의 후손들에게도

물려주고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순교자 성월이기도 한 9월은 생태 환경을 위한 특별한 기념일을 갖습니다. 1일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정하신 ‘피조물들의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이며, 9월25일은 UN이 정한 ‘기후행동의 날’입니다. 양일 모두 자연과 동식물을 존중하고 보호하며 나아가 그들과 우리가 공존하길 염원하고, 우리 공동의 집인 지구가 온전히 보호되길 지향하며 기도와 행동을 실천하는 의미를 전합니다.

 

 

레지오의 가르침 –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림

 

레지오의 가르침에 직접적으로 환경보호를 언급하는 대목은 없지만 가톨릭교회가 공식적으로 강조하는 환경보호는 분명 매우 자명한 신앙인의 의무이며, 따라서 레지오 단원에게도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입니다. 레지오 교본을 보다가 4장 레지오의 봉사에서, “레지오는 세상을 본받지 말고 거룩한 산 제물이 되어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려야한다고 쓰인 것을 봤습니다.”(로마 12,1-2) 기도하며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같이 환경을 위한 우리의 성숙한 태도와 실천 또한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일입니다.

 

불필요한 쇼핑과 과도한 소비주의를 지양하고, 신중히 구매하고 절약하며, 고쳐 쓰고, 나눠 쓰고, 불가피한 폐기물의 발생을 최소화하고, 분리수거와 재활용을 위해 세심히 노력하는 것은 자연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들입니다. 또한 이런 실천은 단순히 의지와 행동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편리함, 쾌락과 재미, 안락함을 선택하기보다 세상과 이웃을 위해 봉사하려는 거룩한 마음, 불편하더라도 검소와 절제를 실천하는 인내와 덕, 세상의 잘못된 것에도 불구하고 올바름을 식별하고 이야기하고 선택하며 행동하는 용기, 이기심이 아니라 이타적 마음을 가지려는 노력, 그 모든 것을 하느님께 의탁하는 오롯한 신앙의 행동들로 인해 가능한 것들입니다. 환경과 자연, 동식물들을 위해주고 그들을 존중해주고, 기도해주는 우리가 되길 소망합니다,

 

성경 메시지와 교회의 교도권은 인간과 환경의 관계에서 발견되는 문제점들을 평가하는 데에 본질적인 준거가 된다. 이러한 문제점들의 근본 원인은, 모든 인간 활동의 두드러진 특징이 되어야 하는 도덕적 고찰을 무시하고 사물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배를 주장하는 인간의 오만함에서 찾아볼 수 있다.<간추린사회교리 461항>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1년 9월호, 이주형 세례자요한 신부(서울대교구 성서못자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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