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전례ㅣ미사

[미사] 감사의 전례인 미사의 의미 – 감사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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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11-13 ㅣ No.2166

[빛과 소금] ‘감사의 전례’인 미사의 의미 – 감사 기도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당신 이름으로 모인 곳”(마태 18,20)에 함께 계시겠다고 약속하신 그리스도께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교회와 우리의 삶 안에 현존하십니다. 그 가운데서도 성체의 형상 안에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시는 방식은 가장 특별한 것입니다.

 

그런데 성찬례에서 어떻게 제대에 봉헌된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는 것일까요? ‘실체변화’라고 부르는 이 성변화(聖變化)는 무엇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입니까? 미사 거행 전체의 중심이며 정점은 성찬 전례에서 사제가 바치는 감사 기도입니다. 감사 기도는 감사와 축성의 기도입니다. 성찬례 거행의 중심에 놓여 있는 빵과 포도주는 감사 기도에서 심오한 일치를 이루고 있는 두 요소인 ‘그리스도의 말씀’과 ‘성령 청원 기도’를 통해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됩니다.

 

교회는 언제나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에서 빵과 포도주 잔을 들고 하신 말씀에서 그 축성의 힘이 흘러나옴을 믿고 고백하였습니다. 감사 기도에서 사제가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줄 내 몸이다”, “이는 …… 너희와 많은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라고 말하며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도록 빵과 포도주를 축성할 때, 그것은 사제 자신의 말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봉헌물들을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게 하신 것은 인간이 아니라,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 바로 그분이십니다.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사제가 말을 하지만, 그 말의 효력과 은총은 하느님에게서 옵니다. ‘이는 내 몸이다.’ 하시는 그리스도의 말씀이 봉헌물들을 변화시킵니다”(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유다의 배반에 대한 강론」, 1,6).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에피클레시스’(epiclesis)라고 불린 성령 청원 기도입니다. 이 기도는 사제가 하느님 아버지께 성령을 보내주시기를 특별히 간청하는 기도입니다. 감사 기도 안에는 두 번의 성령 청원이 있습니다. 첫 번째 성령 청원은 예물에 대한 축성 기원으로 ‘성찬 제정 말씀’ 전에 있습니다. 여기서 사제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도록 제대에 봉헌된 예물, 곧 빵과 포도주 위에 성령을 보내 주시기를 하느님 아버지께 청하며 다음과 같이 기도합니다.

 

“간구하오니 성령의 힘으로 이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게 하소서”(감사 기도 제2양식).

 

이때 사제는 예물에 두 손을 펴 얹고 기도하는 자세를 취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성령의 임하심을 가시적으로 드러내 보여줍니다.

 

두 번째 성령 청원은 미사에서 영성체하는 우리 모두의 일치를 위한 기원으로 ‘성찬 제정 말씀’ 다음에 위치합니다. 사제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이들의 일치를 위해 간구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간절히 청하오니, 저희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어 성령으로 모두 한 몸을 이루게 하소서”(감사 기도 제2양식).

 

그러므로 미사의 희생 제사에서 성령의 힘으로 변화되는 것은 빵과 포도주만이 아니라 또한 우리 자신이기도 한 것입니다. 미사가 거기에 참례하는 이들의 삶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단지 예식으로만 남게 될 것입니다. 성찬례 거행은 참으로 우리 자신의 변화를 위해서 필요합니다. 성령께서는 우리를 그리스도와 더욱 깊이 결합시킴으로써 이것을 이루십니다.

 

[2021년 11월 14일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인천주보 3면, 김기태 요한 사도 신부(청학동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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