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7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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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ㅣ세계 교회사

[한국] 인천대목구 및 인천교구 설정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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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3-16 ㅣ No.1352

[빛과 소금] 인천대목구 및 인천교구 설정 과정

 

 

처음 글을 읽을 때 익숙하지 않은 단어가 보이면 어금니 사이에 낀 상추 조각처럼 자꾸 신경이 쓰입니다. 특히 교회 역사에 관한 글을 읽다 보면 눈에 걸려서 내려가지 않는 단어들이 상당히 많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감목대리구, 대목구, 교구라는 말인데, 인생을 살아가면서 몰라도 상관없는 단어이고, 주님의 성체를 모시는 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단어이지만, 알면 이쑤시개 하나가 생긴 것 같은 개운함을 얻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속해 있는 교구는 인천교구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인천교구라고 불리지 않았습니다. 오늘 시간은 어떤 과정을 거쳐 인천교구라고 불리게 되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벌써 다음 장으로 넘기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요. 한번 천천히 읽어보신다면 작지만 큰 지식을 얻어 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처음 교구로 불리게 된 과정의 시작은 ‘감목대리구’입니다. 대목구장은 한 지역의 선교 활동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그 지역의 여러 본당을 묶고 그곳을 ‘감목대리구’라고 명합니다. 그리고 감목대리구를 사목할 사제를 임명하는데 그를 ‘감목대리구장’이라고 합니다.

 

서울대목구에 속한 인천 지역은 6.25 한국전쟁 이후 밀려드는 사람들을 감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서울대목구장인 노기남 주교는 인천 지역을 담당해 줄 외국 선교회를 찾다가 청주대목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메리놀 외방 선교회(이하 메리놀회)에게 인천 지역 선교를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메리놀회는 ‘이미 청주대목구를 맡고 있으니 인천 지역은 다른 수도회에서 맡는 게 좋겠다.’라는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그 후 노기남 대주교는 여러 방면으로 선교회를 찾았으나 찾지 못하고 다시 메리놀회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었던 메리놀회는 인천 지역 선교를 담당하기로 합니다. 이에 노기남 대주교는 1958년 9월 1일 월요일 인천 지역을 인천 감목대리구로 설정하였고. 같은 해 10월 황해도 감목대리구에 소속된 인천과 부천 그리고 38선 이남의 도서 지방을 메리놀 외방 선교회가 담당한다고 공표를 했습니다.

 

1958년 12월 초순 페티프런(R. Petipren), 버크(J. Bruke), 설리반(H. Sulivan) 신부의 부임을 시작으로 많은 메리놀 회원들이 새 전교지인 인천에 도착하였습니다. 1959년 11월 16일 자로 기본스 신부(J. Gibbons)가 인천지구 감목대리로 임명되었습니다. 메리놀회가 인천지역을 담당하며 선교에 있어서나 지역민들의 복지에 있어서 급속도로 성장하게 됩니다.

 

교구라는 단어로 향해 나가기 위해 하나의 단어를 더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대목구’라는 단어입니다. 대목구의 뜻은 정식으로 주교와 사제로 구성된 조직이 있지 않은 선교지를 교황님을 대신할 주교, 즉 ‘대목’과 사제들로 구성된 곳입니다. 그러기에 정식 명칭은 교황대리감목구(敎皇代理監牧區)라 하고 교황님께 임명받아 이곳에서 사목하는 주교를 ‘대목구장’이라 합니다.

 

메리놀회에 의해 인천감목대리구의 성장을 지켜본 교황청은 1961년 6월 6일 인천 감목대리구를 대목구로 승격시켰습니다. 이어 6월 21일 청주대목구의 부감목으로 활동 중이었던 윌리엄 존 맥나흐튼 신부에게 주교라는 명의를 부여하여 ‘초대 대목구장’으로 서임(敍任)하였습니다.

 

이후 교황청과 요한23세 교황은 한국교회가 주교를 중심으로 사제단이 형성되어 발전해 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1962년 3월 10일 자 교황 교서 「복음의 비옥한 씨」를 발표하여 각 대목구를 교구로 승격시켰습니다. 이어 각 교구의 설정 및 주교 착좌식도 거행되었는데, 1962년 7월 1일 답동 주교좌 본당에서 인천대목구에서 인천교구로 변경되며 정식 교계제도가 있는 교구로의 발전을 시작했습니다.

 

[2021년 3월 14일 사순 제4주일 인천주보 3면, 이용현 베드로 신부(인천교회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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