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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ㅣ교회음악

유쾌한 클래식: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 중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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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8-31 ㅣ No.2894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15)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 중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주님, 어찌하여 이런 고통을 주십니까

 

 

프리마 돈나(Prima donna) 오페라라는 명칭이 있다. 남자 주인공들보다 여자 주인공에 의해서 오페라가 이끌어지는, 여자 주인공이 가장 중요한 오페라를 뜻한다. 대표적인 오페라로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푸치니의 ‘나비 부인’(adama Butterfly), 푸치니의 ‘토스카’(Tosca)가 대표적인 프리마 돈나 오페라다. 이 중에서도 ‘토스카’는 성악가가 시대를 풍미하는 최고 명성의 성악가역을 부를 수 있는 오페라로 소프라노들에게는 ‘꿈의 오페라’다.

 

1800년 나폴레옹이 기세등등하게 유럽을 차지하고 오스트리아를 거쳐 이탈리아 마렌고까지 쳐들어와 대전투를 펼치고 있었다. 이렇게 실제 전투에서도 나폴레옹 군대가 이기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유럽의 젊은 지성인과 베토벤을 비롯한 예술가들이 공화정을 내세우는 나폴레옹을 열광적으로 지지했다. 왕당파는 이런 반역적인 인사들을 색출하고 있었는데 마침 공화파인 정치범 안젤로티가 탈옥하자 이를 숨겨준 혐의로 카바라도시가 잡혀 고문을 받게 된다. 카바라도시는 로마 산탄드레아 델라 발레 성당의 벽화를 그리던 화가로, 로마를 대표하는 명소프라노인 플로리아 토스카의 애인이기도 했다.

 

그 시각 승전 축하 음악회에서 멋진 노래를 부른 토스카는 경시청 총경감 스카르피아로부터 파르네제 궁전 내 자신의 집무실에서 보자는 전갈을 받는다. 스카르피아의 부하들에 의해 집무실로 안내된 토스카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애인인 카바라도시가 스카르피아의 부하들에 의해 옆 방에서 고문을 받고 괴로워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스카르피아는 카바라도시가 안젤로티를 숨겨준 곳을 알려주지 않으면 고문을 더욱 세게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카바라도시는 토스카에게 절대로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지만 안젤로티가 어디에 숨어있는지를 아는 토스카는 갈등한다.

 

연인에게 가해지는 처절한 고문에 안젤로티가 숨어있는 곳은 별장 우물 안이라는 것을 발설하고 마는 토스카. 스카르피아의 부하들은 안젤로티를 잡으러 가고 이제 카바라도시는 불경죄로 산탄젤로의 감옥으로 이송되어 처형을 앞두게 된다. 토스카와 단둘이 남은 스카르피아는 자신의 욕정을 드러내며 카바라도시의 목숨과 거래를 하자고 한다. 토스카가 “얼마면 되겠느냐?”고 하자 스카르피아는 “아, 난 미인들에게는 돈을 받지 않아”라며 토스카의 육체를 요구한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어이없는 일을 당하게 된 토스카는 애인의 목숨을 구해야 하면서도 자신의 몸도 지켜야 하는 진퇴양난에 빠진다. 괴로워하는 토스카는 하느님께 기도를 올린다.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며 결코 한 번도 남을 해친 적이 없었습니다. 불행한 사람을 보면 아무도 모르게 슬며시 도왔습니다. 순수한 믿음으로 언제나 저는 성인들 앞에 정성을 다해 기도를 올렸습니다. 순수한 믿음으로 제대에 꽃을 바쳤습니다. 주님, 왜 무슨 까닭에 이런 고통을 저에게 주십니까? 어찌해서 저를 내버려 두십니까? 성모 마리아님을 위해 보석도 다 바치고 또 하늘 높이 거룩한 노래를 항상 바쳤건만, 고통당할 때 어찌하여 하느님은 나 홀로 이렇게 내버려 두신단 말입니까”

 

토스카는 이 노래를 마친 뒤 범에 물려가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살 수 있다는 말처럼 예지를 발휘한다. 카바라도시와 외국으로 갈 수 있는 통행허가증을 받아든 후 토스카는 스카르피아를 칼로 살해하고 만다. 그러나 스카르피아가 미리 세워둔 계략에 연인 카바라도시는 사형장의 총탄에 죽음을 맞이하고, 스카르피아를 살해한 죄로 쫓기던 토스카는 “스카르피아 누가 잘했는지 하느님 앞에서 심판받자!”고 하며 성벽 아래로 몸을 던진다. 오페라는 비극적으로 주인공들이 모두 죽은 채 끝나게 된다.

 

※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오페라 ‘토스카’의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LR3lSrqlww

 

[가톨릭평화신문, 2021년 8월 29일, 장일범(발렌티노, 음악평론가, 서울사이버대 성악과 겸임교수,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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