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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법

문답으로 알아보는 시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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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11-01 ㅣ No.541

문답으로 알아보는 시노드


교구 단계 시노드 시작… 어떻게 참여하고 무엇을 나눠야 하나

 

 

신자들이 17일 서울대교구 단계 시노드 개막 미사에 참여해 시노드 여정의 의미를 이해하고, 참여의 뜻을 다짐했다.

 

 

제16차 세계 주교 대의원회의(시노드)가 17일 전 세계 지역 교회에서 일제히 개막했다. 이번 시노드의 주제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 친교, 참여, 사명’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노드 교회는 모든 이가 편안하게 느끼고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광장”이라며 “시노드는 우리에게 경청하는 교회, 친밀함의 교회가 될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각 교구도 이날 시노드 개막 미사를 통해 교구 단계 시노드 여정의 시작을 알렸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하느님 나라를 향해 함께 걸어 나아가고 있는 교회는 그 본성상 시노드적이며, 교구 단계 시노드 체험을 통해 모두가 시노드 교회가 돼야 한다”면서 “여러분 모두는 하느님 백성이며, 그렇기에 우리 자신이 곧 시노드 교회”라고 거듭 강조했다.

 

수원교구장 이용훈(주교회의 의장) 주교는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모두가 예외 없이 교회의 구원 사명에 적극 참여하도록 부름 받으며, 이번 시노드를 통해 이를 선명하게 드러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는 개막 미사에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방식, 곧 친밀감과 자비와 온유한 사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고,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도 “의견을 내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실천 가능하며 타당하고, 하느님의 뜻인지를 식별하면서 기도하는 것이 시노드 정신”이라며 의미를 전했다.

 

우리 모두는 시노드에 초대됐다. 각 교구는 앞으로 펼쳐질 구체적인 교구 단계 시노드 로드맵을 이행하기 직전에 있다. 시노드 정신을 체험하고, 구현하기에 앞서 우리가 알아야 할 기본 사항들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 시노드는 주교단이 참석하는 회의 아닌가?

 

A. 시노드는 모든 하느님의 백성이 함께 모여 성령의 인도에 따라 상호 경청하고, 주님의 뜻 안에서 식별하는 자리이다. ‘함께 걷는 여정’으로 풀이되는 ‘시노드’는 지금까지 교회를 대표하는 목자인 교황과 주교단이 교회 현안을 다루는 제도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번 시노드는 모든 하느님의 백성이 참여하는 시노드의 본래 정신을 구현하게 됐다. 교구 단계 시노드는 내년 4월까지 펼쳐진다.

 

 

Q. 시노달리타스란?

 

A. 시노달리타스는 하느님 백성이 함께 걸어가는 여정에서 발현되는 가톨릭교회 고유의 신비한 질서요, 영적 원리이다. 가톨릭교회에서 세례받은 모든 이가 상호 경청하며, 하느님께서 주신 신앙 감각으로 식별하며 뜻을 모으는 가운데 이뤄지는 교회 활동이다. 시노드 정신은 모두의 참여와 친교, 경청, 식별이라는 통합적인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오랜 역사를 지닌 교회는 성령의 이끄심 아래 참여와 친교, 사명 실천이라는 시노드 정신과 원리에 따라 발전해왔다. 그러므로 교회가 곧 시노드라는 것을 인식하고, 체험하는 것이 이번 시노드의 목적이다.

 

 

Q. 누가, 어떻게 참여해야 하나?

 

A. 시노드에 초대된 주체는 가톨릭교회에서 세례받은 모든 이들이다. 자칫 이 여정에 배제될 수 있는 장애인, 난민, 이주민, 노인, 빈곤 속에 사는 이들, 신앙생활을 거의 또는 전혀 하지 않는 신자, 어린이와 젊은이도 동참하도록 교회는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현재 각 교구는 신자들의 공동체인 본당과 개별 수도회, 신심 단체들이 어떻게 참여하고, 모임을 이끌어나갈지 결정해 조만간 이행할 계획이다.

 

 

Q. 어떤 방식으로 논의가 이뤄지나?

 

A. 이번 시노드가 지역 교회→대륙 교회→ 보편 교회 순으로 이뤄지듯, 지역 교회도 본당, 지구, 지역, 교구 차원으로 구성돼 과정이 진행된다. 교구 조직, 본당, 신심 단체, 수도회, 젊은이 모임 등 다양한 그룹이 주제를 갖고 대화와 경청에 참여할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만남이 어려운 경우, 온라인 토론 모임, 채팅 모임, 전화, 온라인 설문으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Q. 시노드가 합의하는 과정은 아니라는데.

 

A. 시노드에 참여하면 6~7명 단위의 소그룹으로 대화를 나누게 된다. 개인이 신앙생활을 하면서 ‘함께하는 여정’을 체험한 내용, 모두와 나누고자 하는 신앙 이야기를 나눈 뒤 함께 묵상과 기도를 하면, 그것이 곧 공동체 체험으로 승화된다. 그러는 가운데, 교회는 스스로 성령의 뜻에 따르고 있는지, 교회가 앞으로 더욱 성화되고, 쇄신될 방법은 없는지 자연스럽게 도출하고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 시노드의 여정이다. 합의와 결론 도출 방식의 회의와는 과정과 목적이 전혀 다르다.

 

 

Q. 무엇을 나눠야 하나?

 

A. 교황청은 이번 시노드를 위한 핵심 주제 10가지를 제시했다. △ 여정의 동반자 △ 경청 △ 발언 △ 거행 △ 공동 사명을 위한 공동 책임 △ 교회와 사회 안에서의 대화 △ 교회 일치 △ 권위와 참여 △ 식별과 결정 △ 시노달리타스 안에서 이루는 우리의 양성이란 대주제들이다. 구체적으로 ‘지역 교회 안에서 함께 걷는 이들은 누구인가?’, ‘평신도, 특히 여성들과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경청하는가?’ 등 다양한 질문들이 대주제 안에 포함돼있다. 현재 교구들은 각 교구 현실에 맞는 질문들을 대주제 안에서 마련 중이다.

 

 

Q. 시노드에서 강조하는 경청과 식별이란?

 

A. 시노드에서 우선돼야 할 것은 의견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말씀을 듣는 것이다. 특별히 경청은 편견 없이 열린 정신과 마음으로 형제자매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성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이다. 식별은 그리스도 안에 뿌리를 내리고, 성령의 인도에 따라 하느님 영광을 위해 살아가고, 그것을 선택하는 삶의 방식이다. 경청이 시노드 과정의 방법이라면, 식별은 목표이다. 역사적으로 교회는 이 같은 시노드 정신으로 발전해왔다. 옆 사람이 하느님과 함께했던 체험과 이야기를 경청하고, 거기서 주님의 뜻을 함께 식별하는 공동 작업을 거친다면, 교회를 위한 각자의 사명 또한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Q. 주교와 성직자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A. 주교들은 하느님 백성 전체의 시노드 체험을 촉진한다. 재정, 기술, 인력을 포함해 시노드를 위한 자원들이 확보되도록 보장해야 한다. 열린 대화를 증진하고, 자신이 돌보는 백성들을 통해 성령의 말씀을 식별해야 한다. 사제와 부제들도 하느님 백성 전체와 동행하며 시노달리타스의 의미와 의식을 고취시켜야 한다. 나아가 교구 시노드 책임자들과 함께 평신도들이 시노드 체험을 잘하도록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다.

 

 

Q. 시노드에 참여하면서 주의해야 할 점은?

 

A. 시노드는 토론으로 합의를 이끌어내거나 대표를 선출하는 민주주의 회의가 아니다. 이웃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듣고, 하느님 뜻을 찾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시노드이다. 편견과 관념을 버리고, 인내와 용기, 열린 마음으로 각자가 하느님이 주신 신앙 감각을 발휘해 어떻게 아름다운 주님의 공동체를 더욱 일궈갈지 논의해야 한다. 시노드 과정에서 나오는 교회 당면 과제나 합의가 필요한 사안은 시노드 이후 교구와 본당이 목표를 수립해 시노드 여정에서 체험한 방식대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

 

 

Q. 시노드의 최종 목적은 무엇인가?

 

A. 하느님, 그리고 이웃과 친교하는 교회적 참여를 이뤘다면, 앞으로 교회 안팎에서 내가 해야 할 사명을 함께 찾아내는 것이 시노드의 목적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노드 개막 연설에서 “또 하나의 교회를 만들어낼 필요는 없지만 ‘다른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듯이 새로움에 열린 교회, 더 큰 열정으로 성령께 귀 기울여 나아가는 교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시노드를 체험하는 이유다.

 

[가톨릭평화신문, 2021년 10월 31일,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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