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레지오 단원의 자세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6-07 ㅣ No.750

[레지오 영성]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레지오 단원의 자세

 

 

우리는 지금 신종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일상생활이 완전히 무너지는 고통의 삶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미사 전례 참석조차도 불안한 마음을 지니게 되었고, 교회 공동체성이 위협을 받고 있고, 한국 천주교회의 제1의 신심단체라 할 수 있는 레지오 마리애 주회조차도 할 수 없고, 하더라도 SNS를 통한 비대면 주회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는 이 위기 상황에서 레지오 마리애 단원으로서 자신의 깊은 내적인 영성을 살펴보고 영적으로 중무장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그리고 레지오 단원으로서 레지오의 정신에 따라 기도하고 활동하고 있는지 깊이 살펴보아야 합니다. 우리를 하느님께 인도해 주시는 성령께 우리 자신을 맡기며 성령의 도우심 안에서 하루빨리 이 어두운 터널에서 빛의 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저는 사랑하는 우리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해봅니다.

 

제일 먼저, 모든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은 레지오 마리애 정신으로 중무장을 해야 합니다. 개인이나 단체나 초심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정화가 필요한 것이고 쇄신과 개혁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 레지오 마리애는 급속한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이를 뒷받침할 만한 질적 성숙 즉 영적인 성숙이 미흡해 기형적인 성장을 했다는 평가가 늘 있었습니다. 과거 선배 단원들의 투철한 레지오 정신과 영성을 본받아 우리 모두 쇄신과 발전을 도모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레지오의 정신이 담겨 있는 레지오 교본을 열심히 읽고 깊이 묵상해서 레지오 정신으로 중무장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성모님의 영성을 나의 영성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행사와 실적 위주의 묵주기도 바치는 것이 참된 성모신심은 아닐 것입니다. 성모님처럼 깊은 내적 영성을 바탕으로 하는 성모님의 영성을 나의 영성으로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우리의 성모님께서는 깊은 영성을 통해 어떠한 시련과 고통도 모두 이겨내셨습니다. 그러면서 성모님의 아들들인 사도들을 온갖 악의 세력으로부터 보호해주시며 사도들을 돌보셨습니다.

 

예수님이 계시지 않는 그 다락방에서 성모님을 중심으로 제자들이 모여서 기도하면서 예수님이 약속하신 오시기로 되어있는 성령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한 번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바로 이 모습이 초대교회의 모습인 것입니다. 언제 잡혀가서 죽을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성모님과 함께 기도하면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는 초대 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사도들처럼 성모님을 중심으로 모여서 우리 마음 안에 성령께서 임하시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 단원들은 성모님처럼 사도들이 세상의 모든 악의 세력의 위협과 공격에서 성령 안에 일치를 이루어 이겨냈듯이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 상황 속에서 신심이 흔들리는 본당 신자들에게 용기를 심어주고, 신심을 심어주는, 열심히 기도하고 봉사하는 레지오 단원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모든 본당 공동체들이 성령의 충만함으로 이 어려운 영적 위기 상황을 이겨내도록 적극 앞장서야 합니다.

 

 

‘우리가 죄인입니다’라는 회개의 마음으로 사회와 연대해야

 

세 번째로, ‘우리가 죄인입니다’라는 회개의 마음으로 편견을 가진 혐오가 아니라,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사회와 연대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끝도 없는 욕심, 모든 자연과 환경을 인간의 편의를 위해 착취하려는 그 욕심이 이 불행을 낳았고,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의 욕심을 버리지 않는 한 이보다 더 큰 고난이 닥칠 수 있음을 두려운 마음으로 깨달아야 합니다.

 

이 사태의 원인이 누구 때문이라며, 무엇 때문이라며 논쟁하거나 희생양을 만들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 사태를 극복하고 아픔과 슬픔을 당한 사람들을 돌보며 그들을 부둥켜안아 일으킬 수 있을지에 전념해야 합니다. 그리고 방역 대책에 모든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와 관계자들의 뜻에 함께하여 우리가 하나의 운명 공동체임을 드러내야 합니다. 그리할 때 우리는 이 신종 코로나19라는 어둠의 터널을 빨리 지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네 번째로, 우리는 늘 감사하는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신앙 때문에 목숨을 요구하는 박해의 시대는 아닙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신앙생활을 해왔습니까? 그리고 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는 미사를 봉헌할 수 있음에 감사드려야 하고, 비대면으로 레지오 모임을 할 수 있음에 감사드려야 합니다. 우리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 옆에는 항상 자비로우신 하느님과 우리를 보호해 주시는 인자하신 성모님이 함께하고 계심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맞서서 이 어려움을 용감하게 헤쳐나가도록 합시다.

 

마지막으로 필리피 교회 공동체에게 보낸 바오로 사도의 편지 말씀을 깊이 묵상해 봅시다.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여러분의 너그러운 마음을 모든 사람이 알 수 있게 하십시오. 주님께서 가까이 오셨습니다.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그러면 사람의 모든 이해를 뛰어넘는 하느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지켜 줄 것입니다.”(필리 4,4-7)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1년 6월호, 이정화 가비노 신부(한국레지오마리애기념관 관장, 광주 Se. 담당사제)]



1,227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