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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녹) 2026년 11월 6일 (금)연중 제31주간 금요일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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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김건테 신부님_조욱현 신부님 묵상

192893 최원석 [wsjesus] 스크랩 09:22

김건태 신부님_대담함과 영리함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길에 예수님은 때로는 바리사이들에게, 때로는 군중에게, 때로는 당신 제자들에게 말씀하시나, 오늘은 제자들을 대상으로 하시며, 주님의 집사로서 짊어져야 할 책무에 관한 가르침을 건네주십니다.

 

복음에 등장하는 집사는 자기의 세상이 갑자기 마감되어감을 직감합니다. 판결의 날이 다가와, 지위와 명성을 모두 상실할 위기와 함께 물질적인 생존 보장이 위험에 놓이게 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집사 일을 그만둘 때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주어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위기에 처한 집사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생존을 보장하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빠르게 그리고 대담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의식합니다. 그리고서는 주인에게 빚진 사람 둘을 불러 채무 일부를 탕감해 주고서는, 훗날 그 혜택을 보고자 합니다. 집사의 약삭빠른 행동을 보고서,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라고 합니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입니다.”

 

오늘 비유 이야기의 집사는 처음부터 불의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는 사람입니다. 부자 주인이 들은 소문, 곧 ‘자기의 재산을 낭비한다는 말’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가 제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후 그가 보인 행동, 결코 의롭다고 말할 수 없는 행동 역시 이 소문이 소문이 아니라 사실임을 드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주인이 칭찬하는 대상은 집사의 이 교활하고 오만한 행동이 아니라, 시대의 징표를 읽고 대처할 줄 아는 지혜와 능력일 것입니다. 지금 집사는 마지막 시점, 주인이 셈을 요구할 시간 앞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에게 들려주신 비유 이야기를 통해서, 예수님은 앞날을 보장받기 위해 남아 있는 그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집사의 대담함을 강조하십니다. 집사처럼 제자들은 주님이 다시 오실 것이며 셈을 요구하실 것이라는 사실을 늘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제자들은 주님이 몸소 자신들의 잘못을 탕감해주실 수 있도록, 자신들에게 빚진 사람들만큼은 탕감해주어야 한다는 사실도 배웁니다. 이때 채무자들이 하느님께 빚을 진 사람들이라면, 이웃 형제들을 위해 그 빚을 탕감해 주시도록 하느님께 간청하는 마음도 늘 지니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세상일에서 자기의 물질적 미래를 보장받고자 하는 사람들은 나름의 영리함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 사정이 아니라 하늘 사정일 때는 문제가 전혀 다릅니다. ‘빛의 자녀들’, 곧 빛이신 예수님을 믿고 빛의 나라가 오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은 구원 문제에서 영리함을 구사할 기회와 공간을 찾지 않습니다. 구원은 전적으로 하느님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세상의 자녀들’이 자랑하는 세상 사정에서의 영리함을 본받아, 남아 있는 시간 동안 하늘 사정에 관한 행동을 보이기를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다소 예외적인 비유 말씀을 통하여, 어떤 자세로 주어진 책무에 임해야 하는지를 가르치십니다. 무엇보다 먼저 책무 수행을 마지막 때를 맞이하는 자세로 임하고, 세상 사정에서의 영리함을 잘 활용하여 하늘 사정을 희망하고 관리하는 데 적용할 것을 권고하십니다.

 

 

오늘 하루, 가정이나 사회나 신앙생활에서 내게 주어진 일들에 성실함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가 세상 사정에서 발휘하는 대담함과 영리함을 주님이 원하시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하느님 나라 건설에 일조하는 제자로서의 삶에 부족함이 없는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조욱현 신부님_복음: 루카 16,1-8: 약은 집사 

 
오늘 복음에 나오는 집사는 교활하고 불의한 사람이었다. 그는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면서 횡령하였고, 주인에게 발각되어 해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기발한 수단을 동원한다. 빚진 자들의 채무를 줄여 줌으로써, 장차 자기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안전망을 미리 만들어 놓은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집사의 불의를 칭찬하신 것이 아니라, 그의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를 칭찬하신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자기들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8절) 세상의 사람들은 일시적인 이익과 보장을 위해서도 온갖 꾀와 수단을 다 동원한다. 그렇다면 우리 신앙인들은 영원한 생명을 위해, 얼마나 간절히,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는가? 
 
바오로 사도는 우리 그리스도인을 “하느님의 신비를 맡은 관리인”(1코린 4,1)으로 부른다. 우리가 받은 생명, 은총, 시간, 재능은 모두 주인이신 하느님께로부터 잠시 위임받은 것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말한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재물을 맡기신 것은 그 재물이 우리의 주인이 아니라, 우리의 종이 되게 하려 하심이다.”(Sermo 390) 우리가 맡은 것을 잘 관리하고, 그것을 통해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할 때, 우리는 하느님의 뜻에 충실한 집사가 된다. 
 
이 비유에서 주님은 다가올 일을 내다보는 지혜를 배우라고 하신다. 집사는 해고 이후를 내다보고 준비했다. 마찬가지로 신앙인도 이 세상 삶이 끝난 후에 맞이할 하느님의 나라를 늘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권고한다. “세상일에는 그렇게도 기민하고 영리하면서, 어찌 영원한 생명에 대해서는 그렇게도 게으른가? 영원한 것을 위해 잠시의 것을 사용하라.”(Hom. 19 의역) 우리의 시간과 재능, 재물을 영원한 목적, 곧 사랑과 구원을 위해 사용한다면, 그것은 하늘 창고에 쌓이는 보물이 된다.(마태 6,20 참조) 
 
우리는 언제 주님 앞에 서게 될지 모른다. 그날은 도둑처럼 찾아온다.(1테살 5,2) 그러므로 신앙인의 삶은 늘 지금 여기에서 준비하는 삶이어야 한다. 주어진 순간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섬기는 선택을 할 때, 우리는 이미 구원을 체험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교리서도 이렇게 가르친다. “모든 사람은 자기 삶 동안 하느님 앞에서 자유로이 행한 행위에 따라 심판을 받을 것이다.”(1021항 의역) 따라서 그리스도인에게 중요한 것은 내일의 계산이나 세속적 보장이 아니라, 오늘을 어떻게 충실히 살고 있는가이다. 
 

우리의 삶 전체가 하느님께 맡겨진 집사직임을 기억하자. 불의한 집사가 미래를 준비했던 것처럼, 우리도 영원한 생명을 내다보며 지금 여기서 사랑과 믿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늘 깨어 준비하는 삶이 될 때, 주님께서 오실 그날 우리는 참으로 충실한 집사로서 칭찬을 받을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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