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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녹) 2026년 10월 22일 (목)연중 제29주간 목요일나는 평화를 주러 온 것이 아니라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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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연중 제29 주간 금요일

192581 조재형 [umbrella] 스크랩 03:46

저는 일찍 자는 습관이 있어서 밤하늘의 별을 볼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 대신 일찍 일어나기에 새벽하늘의 별과 달을 종종 봅니다.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께 자리를 내어드렸듯이, 새벽의 별과 달은 곧 떠오르는 태양에 자리를 내어줍니다. 아침 산책길에는 오리와 토끼를 만나고, 이름 모를 꽃들의 인사도 받습니다. 매일 이런 소박한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산책하면서 강의를 듣는 것도 저에게는 큰 기쁨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인간이 느끼는 다섯 가지 쾌락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달릴 때의 쾌락, 음식을 먹을 때의 쾌락, 음악을 들을 때의 쾌락, 인정받을 때의 쾌락, 그리고 사랑할 때의 쾌락입니다.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몸이 가벼워지고 상쾌해지는 때가 있다고 합니다. 저는 달리기보다 걷기를 좋아하지만, 산책을 마치고 나면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배고플 때 먹는 음식은 우리에게 기쁨을 줍니다. 좋은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때로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위로를 받습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을 때도 기쁩니다. 예수님께서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을 때 베드로는 얼마나 기뻤겠습니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 가장 깊고 오래가는 기쁨은 사랑할 때 얻는 기쁨입니다. 부모와 자녀의 사랑, 부부의 사랑, 친구의 우정, 이웃을 향한 따뜻한 마음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이러한 쾌락은 생존을 위한 진화의 과정에서 인간에게 주어진 보상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달리는 기쁨이 있었기에 위험을 피하고 먹이를 구할 수 있었으며, 먹는 기쁨이 있었기에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음악의 기쁨은 태중에서 들었던 어머니의 심장 소리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인간이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사람은 공동체 안에서 보호받고 성장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을 부르셔서 공동체를 이루셨고, 초대교회 역시 함께 기도하고 빵을 나누며 살았습니다. 연이 연줄에 연결되어 있을 때 더 높고 자유롭게 날 수 있듯이, 인간도 가족과 이웃과 공동체에 연결될 때 참된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라고 해서 모두 선한 것은 아닙니다. 음식은 생명을 살리지만, 탐식은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우리를 성장시키지만, 지나치면 교만과 허영으로 흐를 수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을 소유하거나 억압할 수도 있습니다. 돈도 삶에 필요하지만, 돈이 목적이 되면 사람을 수단으로 여기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식별’이 필요합니다. 무엇이 잠시 나를 즐겁게 하는가만을 묻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나와 이웃을 살리고 하느님께 가까이 이끄는지를 물어야 합니다. 기쁨과 쾌락을 무조건 멀리하는 것이 신앙이 아니라, 그것을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사용하고 더 깊은 기쁨으로 나아가는 것이 신앙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구름과 바람을 보고 날씨는 분별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의 뜻은 알아보지 못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의 변화에는 민감하면서도 하느님의 뜻에는 무관심한 우리의 모습을 일깨워 주십니다. 신앙인의 식별 기준은 예수님입니다. 나침반의 바늘이 언제나 같은 방향을 가리키듯이,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가 걸어가야 할 방향을 알려줍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만큼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외모를 가꾸는 만큼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어야 합니다. 재산을 늘리려고 노력하는 만큼 가난한 이들과 나누며 하늘에 보화를 쌓아야 합니다. 세상의 흐름을 읽는 만큼 말씀과 기도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아야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오늘 이렇게 권고합니다. “여러분이 받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 주십시오.” 참된 식별의 열매는 겸손과 온유와 인내와 사랑입니다. 우리가 선택한 것이 사람을 갈라놓고 마음을 교만하게 만든다면 하느님에게서 온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서로를 이해하게 하고, 상처 입은 이를 품어 주며, 평화의 끈으로 일치를 이루게 한다면 하느님의 뜻에 가까운 선택입니다. 믿음은 삶의 방향을 보여주고, 희망은 시련 속에서도 걷게 하며, 사랑은 그 길을 끝까지 완성합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주어진 소박한 기쁨에 감사하면서, 모든 선택의 순간마다 예수님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누가 주님의 산에 오를 수 있으랴 누가 그 거룩한 곳에 설 수 있으랴 손이 깨끗하고 마음이 결백한 이, 헛된 것에 정신을 팔지 않는 이라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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