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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녹) 2026년 10월 9일 (금)연중 제27주간 금요일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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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함승수 신부님 [연중 제27주간 목요일]

192354 박영희 [cornelia2] 스크랩 2026-10-08

[연중 제27주간 목요일] 루카 11,5-13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꾸준히, 그리고 끝까지 기도하라는 뜻으로,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이 말씀에 정작 중요한 ‘목적어’가 빠져있다보니, 우리가 하느님께 열심히 기도하기만 하면 그분께서 우리가 원하는대로 다 이루어주신다는 뜻으로 오해할 수 있지요. 그러나 우리가 간절한 마음으로 청하고 찾고 두드려도 하느님께서 우리 기도를 외면하시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런 체험들이 쌓이다보면 열심히 기도하라는 예수님 말씀을 온전히 신뢰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열심히 기도해봐야 어차피 내가 원하는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굳이 그런 수고를 하지 않으려고 드는 겁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고자 하시는 기도의 정수(精髓)는 무엇일까요? 첫째, 꾸준히 기도하라는 것은 내가 원하는대로 해달라고 하느님께 떼쓰고 졸라대라는 뜻이 아닙니다. 사랑과 자비가 넘치는 하느님을 신뢰하고 그분께 의탁하라는 뜻이지요. ‘나’라는 존재가 자아를 온전히 실현하고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만드시는 분은 오직 하느님 뿐이며, 그분께서 나에게 주시는 것이 나에게 꼭 필요하고 가장 좋은 것이라 믿는 겁니다. 그러면 욕심이 이끄는대로 그분께 아무거나 청하지 않게 됩니다. 내가 하느님께 청하는 것이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게 맞는지, 내가 그분께 청하는 것이 나의 구원과 참된 행복에 정말 ‘유익’한 게 맞는지 성찰하게 되지요. 나의 눈에 맛있는 달걀로 보이는 것이 하느님 보시기에 ‘전갈’일 수 있습니다. 나의 눈에 유익한 생선으로 보이는 것이 하느님 보시기에 ‘뱀’일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실망하거나 서운해하지 않고 하느님께 꾸준히 청할 수 있지요.

 

둘째, 기도는 내가 원하는 걸 얻어내려고 하느님께 조르고 떼쓰는 일이 아니라, 이미 나에게 주신 ‘좋은’ 것을 제대로 알아보고 받아들이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가지 덕목을 지녀야하지요. 그 첫번째 덕목인 ‘지혜’는 하느님의 눈으로 삶과 세상을 바라보며 나에게 꼭 필요한 것과 부차적인 것을, 나에게 참으로 유익한 것과 해로운 것을 식별하는 힘입니다. 그 식별은 인간의 이성과 논리로는 할 수 없으며 하느님 뜻에 철저히 순명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됩니다. 두번째 덕목인 ‘인내’는 내가 기대하는 ‘시간’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보시고 정하시는 ‘때’를 기다리는 마음입니다. 그 마음은 시계를 쳐다보며 조바심을 내서는 길러지지 않으며 하느님께서 나를 그 누구보다 잘 아신다는 믿음, 그런 분이 정하시는 때가 나에게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는 믿음으로 길러지지요. 우리가 이런 마음가짐으로 하느님께 의탁하며 꾸준히 기도하면, 하느님은 성령을 보내시어 우리를 가장 좋은 길로 이끌어주실 것입니다. 그 성령과 함께 내가 사는 자리를 ‘하느님 나라’로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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