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26주간 목요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학자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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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227 박영희 [cornelia2] 스크랩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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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6주간 목요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학자 기념] 루카 10,1-12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자신이 아끼고 사랑하는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목자는 어떤 마음일까요? 그렇게 보내지는 양으로써는 목자의 ‘깊은 뜻’이 무엇인지 헤아리기 어려울 뿐더러, 헤아리고 싶지도 않을 것입니다. 당장 눈 앞에 내가 죽고 사는 ‘생사의 문제’가 달려있기에 그럴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나를 굳이 그런 위험한 곳으로 보내시는 예수님이 원망스럽고 밉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가 이리 떼의 ‘먹이’가 되라고 보내시는 게 아니라, 당신을 믿고 따르는 우리가 그들에게 ‘은총’이 되라고 보내시는 것입니다. 이리 떼처럼 탐욕과 본능에 휘둘리며 사는 세상 사람들에게 주님의 말씀을 전함으로써 ‘늑대와 새끼 양이 함께 평화로이 풀을 뜯는’ 하느님 나라가 우리 가운데에 실현되게 하시고자 우리를 그 일꾼으로 보내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예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우리가 세상이라는 이리 떼에게 먹히지 않는 게 중요하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그러기 위해 우리가 지켜야 할 몇 가지 원칙들을 말씀하십니다. 그 첫째 원칙은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않는’ 것입니다. 돈 욕심이 지나치면 잘못된 길에 빠질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씀은 어떻게든 이해해보겠는데, 여행을 떠날 때 기본적으로 챙겨야 할 준비물들마저 지니지 말라고 하시니 걱정이 앞섭니다. 게다가 여러 고을에 복음을 전하려면 많이 걸어야 하고 그만큼 신발도 금방 닳을텐데 여분의 신발까지 지니지 말라고 하시는 건 너무 가혹한 처사로 느껴지지요. 그러나 재물이 우리 마음을 뒤흔들어 하느님을 바라보지 못하게 만드는 건 액수나 종류와 상관 없습니다. 우리가 꼭 필요하다고 여기는 그것이 우리 마음을 하느님이 아닌 다른 것에 강하게 의지하게 만드니 오히려 더 조심해야 하는 겁니다.
둘째 원칙은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인간관계에 집착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세상 사람들로부터 받는 인정과 사랑에 연연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복음을 전하고 신앙생활을 하는 건 하느님과 올바르고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함이지,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여 호의를 얻기 위함이 아니니까요. 내가 사람들의 시선에 연연하면 내가 전하고 살아가는 복음의 ‘품격’이 떨어집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정말 소중하고 귀한 것을 전해준다면, 그것을 받은 이는 보답을 하는 게 당연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일꾼이 품삯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말씀하십니다. 내가 전한 복음은 내 능력으로 이룬 것이 아니라 주님께 대한 믿음으로부터 나온 것이기에, 나는 예수님을 대신하여 보답을 받을 뿐이기에, 그것을 받을 때에도 예수님의 마음으로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내 취향에 안맞는다고 불평하지 말고 주는대로 받으라고 하십니다. 내 기호에 맞춰보겠다고 이집 저집으로 옮겨 다닐 생각 말고 한 곳에 머무르라고 하십니다.
셋째 원칙은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는 하느님의 일을 하는 ‘일꾼’일 뿐 그 일을 이루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나는 주님의 말씀을 말과 행동으로 전할 뿐, 그 말씀의 씨앗이 듣는 이의 마음 속에 심어져 싹을 틔우고 자라게 하시는 분은 주님이십니다. 그러니 내가 기대했던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사람들로부터 감사가 아닌 배척을 당하더라도 서운한 감정을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신발 밑의 먼지를 털듯 다 털어버리라고 하십니다. 그렇게 다 훌훌 털어내고 마음을 새롭게 다져야 다시금 신앙의 길을 걸어갈 힘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 힘으로 이 길을 끝까지 잘 걸어가야겠습니다.
* 함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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