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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함승수 신부님 [연중 제24주간 토요일]

191989 박영희 [cornelia2] 스크랩 2026-09-19

[연중 제24주간 토요일] 루카 8,4-15 "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

 

 

 

 

오늘 복음은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입니다. 제목에서는 분명히 말씀의 씨앗을 우리 마음 밭에 뿌리시는 주님께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데, 우리는 이상하게도 이 복음을 묵상할 때 마다 자기 ‘마음 밭’이 어떤 상태인지를 돌아보며 반성하기 바쁘지요. 마음 밭 상태가 괜찮다고 판단되면 안심하여 나태해져서 문제고, 마음 밭 상태가 안좋다고 판단되면 자괴감에 빠져 자포자기해서 또 문제입니다. 그렇기에 오늘은 비유의 제목에 맞게 ‘씨 뿌리는 사람’이신 주님께 집중해보고자 합니다.

 

우리 마음 밭에 ‘하느님 말씀’이라는 씨를 뿌리시는 주님의 마음을 관상합니다. 하느님의 말씀 그 자체이신 분께서,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뿌리시지요. 우리는 조건을 따지고 호불호를 가리지만, 그분은 땅을 가리지 않으십니다. 우리 마음 상태가 길바닥이든, 바위든, 가시덤불이든 개의치 않으시고 믿음과 사랑으로 당신 자신을 뿌리십니다. 만왕의 왕이신 분이시니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곳을 고르시고, 충분히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곳을 택하실 권한을 갖고 계시지만, 굳이 그 권한을 행사하지 않으시지요. 그분은 우리 무관심에 짓밟히고 고집에 먹혀도, 우리의 나태함과 게으름 때문에 말라 비틀어지고, 탐욕과 집착 때문에 숨이 콱콱 막혀도 절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끊임없이 떨어지는 빗방울이 어느 순간 단단한 바위를 뚫듯이, 꾸준하게 베푸시는 당신 사랑이 언젠가는 우리의 마음 속 깊이 심겨져 싹을 틔우리라 믿으시며, 어제도 오늘도 또 내일도 계속해서 우리 마음에 오십니다.

 

그러니 예전에 내 마음 상태가 어땠는지 아픈 과거를 헤집으며 스스로를 단죄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내가 어떤 땅인지를 따져보며 왜 이 정도 밖에 안되느냐고 자책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서 보시기 좋게 창조하신 우리는 원래 좋은 땅입니다. 고집과 교만 때문에 마음이 딱딱해졌어도, 이기심과 안일함 때문에 사랑이라는 흙이 부족해도, 탐욕과 집착이라는 가시덤불이 무성하게 자라있어도, 마음을 활짝 열고 주님 말씀을 귀기울여 들으면 그 말씀이 내 마음에 박힐 것입니다. 마음에 품은 그 말씀을 항상 되새기며 삶 속에서 실천하면 싹을 틔우고 자라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그렇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일깨워주시기 위해 예수님은 오늘의 비유를 말씀하시는 겁니다. 주님께서 이처럼 우리를 믿어주시고 사랑해주시며 희망을 주고자 하시는데 우리가 먼저 포기해서는 안되겠지요. 지금의 내 모습이 부족하여 속상해도, 당장의 결과가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아 실망스러워도, 하느님은 결국 우리 안에서 ‘백 배의 열매’를 맺으실 것입니다. 우리는 그점을 굳게 믿고 그분 뜻을 따르기만 하면 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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