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24주간 수요일, 성 고르넬리오 교황과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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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26 박영희 [cornelia2] 스크랩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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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4주간 수요일, 성 고르넬리오 교황과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 기념] 루카 7,31-35 “그러나 지혜가 옳다는 것을 지혜의 모든 자녀가 드러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그리고 당신으로부터, 어떻게 해야 구원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들었으면서도 들은 바를 받아들이지도 따르지도 않고, 완고하게 잘못된 길을 고집하는 이들의 모습을 장터에 앉아 서로를 탓하는 아이들에 빗대어 설명하십니다. 상대편이 흥겹게 피리를 불면 장례식 놀이를 하여 초를 치고, 장례식 놀이를 하면 시끄럽게 피리를 불어 소란을 떠는 건 말 그대로 ‘어깃장’을 놓는 행위입니다. 신앙생활을 한다고 하면서도 하느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바라시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하느님께서 무조건 나에게 맞춰주시기를 바라는 게 그들의 마음이자 우리의 마음입니다. 그러다 자기가 원하고 바라는대로 되지 않으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뜻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일부러 그분 뜻을 거스르며 ‘삐딱선’을 타는 것 또한 그들의 모습이자 우리 모습입니다.
그러면서 스스로의 옹졸함과 완고함은 생각하지 않고 남탓 하기 바쁘지요. 광야라는 척박한 땅에서 극기와 고행으로 하느님을 섬기며 구세주께서 오실 길을 닦았던 세례자 요한에게는 “저자는 마귀가 들렸다”고 비난합니다. 탐욕에 휘둘리지 않고, 하느님의 뜻을 위해서라면 자기 안위조차 초월했던 요한의 삶은,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하며 그분 뜻에 충실하게 살고자 노력했던 이들에게는 본받고 싶은 귀감이자 모범이었지만, 하느님의 뜻보다 제 뜻을 먼저 추구하며 하느님과 상관없는 모습으로 살던 이들에게는 그저 자기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 뿐인 ‘눈엣가시’였던 겁니다. 그래서 요한이라는 ‘오르지 못할 나무’를 근거 없는 비난과 모함으로 베어버리려고 한 것이지요. 그런데 그들만 그럴까요? 성당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하느님 뜻에 충실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이들을 본받기는 커녕, ‘유난떤다’고, ‘재수없다’고 뒷담화 하는 우리도 똑같지 않을까요?
그런데 예수님을 향한 비난은 이보다 더합니다. 보다 자유롭고 편안한 모습으로 사람들 한 가운데로 들어가시어, 먹고 마시는 일상에 함께 하시며 세상에서 소외된 작고 약한 이들을 품으셨던 예수님, 세상에서 손가락질 받으며 배척당하는 ‘죄인’들도 외면하지 않으시고 차별없이 사랑하신 그분의 자비로운 모습을 보고는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라고 비난한 겁니다. 스스로를 의롭다고 여기는 교만한 이들에게는 예수님의 모습이 무절제한 방종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계명에 담긴 정신보다 글자에 치중했던 원칙주의자들에게는 예수님의 마음에 담긴 뜻보다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과 결과가 먼저 보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얼마든지 그럴 수 있지요. 다른 사람이 처한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행동만 보면, 그의 마음 속에 담긴 진심을 헤아리지 않고 눈에 보이는 결과로만 판단하면 ‘어떻게 성당 다닌다는 사람이 그럴 수 있어?’라는 심판의 칼날로 형제 자매를 베어 버리는 겁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지혜가 옳다는 것을 지혜의 모든 자녀가 드러냈다”고. 참된 지혜는 오직 하느님 뿐이십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자녀는 하느님의 정의와 사랑을 머리로 하는 판단이나 말로하는 비난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행동과 삶으로 드러내지요. ‘남탓’하기 전에 ‘내 탓이오’를 먼저 한다면, 비난하기 전에 이해를 먼저 한다면, 배척하기보다 포용할 수 있다면, 우리가 하느님 뜻을 따라 거룩하고 의롭게 살아가는 그분 자녀임이 자연스레 드러날 겁니다.
* 함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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