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승수 신 부님 [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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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25 박영희 [cornelia2] 스크랩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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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3주간 금요일] 루카 6,39-42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열심한 바리사이로써 철저히 율법을 따르던 사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믿고 따르는 교회 공동체를 박해하는 일에 앞장섰던 사람이었습니다. 자기가 하느님의 뜻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데, 자기가 믿는 야훼 하느님은 그런 분이 아닌데, 예수와 그 추종자들이 하느님의 뜻을 왜곡하며 훼손하고 있다고 여겼기에, 자기 손으로 그런 잘못들을 바로잡겠다고 나선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 길을 가던 중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고, 육신의 눈이 멀어버리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구약의 질서와 율법 체계 안에서 스스로 그 누구보다 잘 본다고 자부하던 사울은 이 체험을 통해 자신이 영적으로 눈 먼 사람이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 깨달음을 바탕으로 회심하여 주님의 눈으로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사도 바오로’로 거듭나게 되지요. 제 힘만 믿고, 보아도 보지 못하는 ‘눈 먼 이’로 살던 그가 마침내 그토록 바라던 구원을 제 눈으로 직접 보는 ‘지복직관’의 은총을 누리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보아도 보지 못하는 상태로 사는 건 비단 바리사이나 율법학자같은 종교 지도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지요.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제자라고 해도 자신이 ‘눈 먼 이’임을 깨닫지 못한다면, 자신의 부족함과 허물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러면서 마치 자신이 대단한 걸 보는 척 ‘위선’을 떤다면 언제든 ‘사람잡는 선무당’이 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를 찾아내 지적할 생각 말고, 제 눈에 들보가 박혀있지는 않은지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라고 하십니다. 들보처럼 커다란 독선과 고집이 영적인 시야를 꽉 막고 있는 채로는 다른 사람 마음 안에 있는 티끌만큼 작은 잘못을 제대로 알아볼 리가 없지요. 혹여 알아본다 하더라도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려고’ 들다가는 괜히 상대에게 반감을 사게 되어, 그를 위한다는 좋은 명목으로 시작한 일이 서로에게 큰 상처만 남기게 될 겁니다.
우리가 주님을 충실히 따르는 제자가 되기 위해 해야할 중요한 일은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를 빼내보겠다고 ‘오지랖’을 부리는 게 아니라, 그 티가 박힌 형제의 눈을 거울 삼아 자기 자신을 성찰하는 것입니다. 그 성찰을 통해 발견한 잘못을 바로잡고 부족함을 채우다보면 내 눈에 박힌 커다란 죄의 들보가 빠질 것이고, 그러면 형제가 맑아진 내 눈을 거울 삼아 자기 눈에 박힌 티를 발견하고 직접 빼낼 수 있을테니까요. 타인을 지적하고 바꾸려는 마음을 버리고 우리의 마음을 사랑과 자비가 넘치시는 하느님의 마음에 합하면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집니다. 남의 마음에 묻은 티에 집착했던 때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참된 평화가 우리 마음 속에 가득 들어찰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그 참 평화를 누리기 위해 주님 말씀으로 마음의 눈을 깨끗이 씻어내는 이는 참으로 행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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