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탄생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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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53 박영희 [cornelia2] 스크랩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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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탄생 축일] 마태 1,1-16.18-23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오늘 우리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탄생 축일”을 지냅니다. 오늘 주님의 탄생과 관련된 독서와 복음 말씀을 봉독하는 것은 성경에 성모님의 탄생에 관한 언급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류 구원’이라는 하느님의 큰 그림 안에서는 성모님의 탄생이 그 아드님이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신 하느님께서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 계시기’ 위해 동정 마리아라는 모태를 통해 이 세상에 오셨고, 그분의 ‘육화강생’이라는 큰 뜻은 아주 오래 전, 즉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 시절부터 계획되고 실행되어 비로소 완성에 이르렀다는 점이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 드러나고 있는 겁니다.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뜻이 인류 역사 안에서 쉼 없이 계속되고 있었음을 보여주기 위해, 마태오 복음사가는 예수님의 출생내력, 우리 식으로 말하면 예수님의 ‘족보’를 제시합니다. 그런데 그 역사를 찬찬히 살펴보면 찬란한 영광과 기쁨만 있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통과 시련은 물론이고, 너무나 부끄러워 감추고 싶은 허물과 잘못들까지 온전히 포함되어 있지요. 그리고 이 족보를 통해 우리는 십자가 수난과 죽음을 거쳐야 부활에 이르듯, 죄악과 어둠, 시련과 고통이라는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 비로소 주님께서 우리에게 오신다는 ‘구원의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마음자세로 구원의 과정에 임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우리를 구원하시어 참된 행복으로 이끄시려는 하느님의 뜻이 우리를 통해, 우리 안에서 온전히 이루어지게 할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은 성모님께서 그러신 것처럼 하느님께 철저히 순명하는 것입니다. 성모님은 탄생 이전에도, 그리고 탄생 이후에도 하느님 뜻에 순명하셨습니다. 사람이 잉태되어 탄생하는 것은 하느님의 섭리이고, 부모님의 결정이기에 우리의 의지와 선택이 개입할 여지가 없습니다. 우리는 언제, 어느 부모 밑에서 태어날 지를 결정할 수 없으며 그저 하느님께서 정하신 때가 되면 정하신 곳에 태어날 뿐이지요. 그런 점에서 탄생은 운명처럼 정해진 모든 것을 그저 받아들이는 소극적인 순명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것은 성모님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탄생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지는 온전히 본인의 결정에 달린 일입니다. 즉 하느님의 사랑과 섭리를 받아들이고 따를 것인지, 아니면 그것을 거부하며 내 길을 갈 것인지는 온전히 나의 자유의지에 달린 일인 겁니다. 성모님은 본인의 결연한 의지와 과감한 선택, 그리고 즉각적인 실행으로 하느님 뜻에 순명하셨습니다. 그리고 ‘임마누엘’, 즉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는 하느님의 뜻이 당신 삶을 통해 우리 모두의 삶에 온전히 이루어지게 하셨습니다. 그렇게 탄생 이전에도 탄생 이후에도 오롯한 순명의 삶을 사신 것이지요. 우리도 그런 성모님을 본받아야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우리를 위해 준비하신 좋은 뜻이 우리 삶 속에서 온전히 실현되도록 철저한 ‘아멘’의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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