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승수 신부님 [연중 제23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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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35 박영희 [cornelia2] 스크랩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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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3주간 월요일] 루카 6,6-11 “손을 뻗어라.”
오른 손이 오그라드는 희귀병으로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없었던 한 사람, 한 가정이 예수님으로부터 치유의 은총을 입어 새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그와 함께 사는 ‘이웃’이라면 당연히 함께 기뻐해야 할 일이고, 그런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지요. 그런데 그 사실을 오히려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상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틈만나면 예수님을 옭아매려고 노리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입니다. 그들은 안식일 규정에 담겨있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생각하지 않고, 조문에 담긴 내용 그 자체, 글자 하나 하나에 연연하고 집착하는 이들입니다. 그렇게 쪼잔한 마음으로 살아서인지, 어느 새 그들의 마음 전체가 쪼그라들어 버렸습니다. 예수님께서 알려주신 하느님의 큰 뜻은 품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그런 큰 뜻을 품은 예수님을 시기, 질투하여 제거하려고 들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잔뜩 오그라든 마음을 펴주고자 하십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안식일법의 근본정신에, 그 법을 주신 하느님의 뜻에 합당한지를 그들에게 물으십니다. 마음이 움츠러든 사람은 소극적이 되어, 자신이 하면 안되는 것을 하면 어쩌나하는 걱정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그 자리에서 꼼짝 않고 서 있지요. 문제는 본인들만 그러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들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하도록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는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살 수 없고 그분 나라에 들어갈 수도 없기에, 예수님은 그들이 두려움과 나태함, 안일함으로 인해 오그라든 마음을 활짝 펴기를 바라십니다.
“손을 뻗어라.” 이는 손이 오그라든 병자에게만이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두려움과 걱정으로 오그라든 손을 하느님을 향해 뻗으라는 것입니다. 탐욕과 집착으로 오그라든 손을 이웃을 향해 뻗으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순명과 의탁으로 하느님을 향해, 자비와 사랑으로 이웃을 향해 손을 뻗으며 살다보면, 잔뜩 오그라들었던 마음이 자연스럽게 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넓어진 내 마음 자리에 하느님을 모시고 그분께서 베풀어주시는 은총과 복을 맘껏 누리며 기쁘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들 중에는 아직도 오그라든 마음으로 신앙생활 하는 이들이 참 많습니다. 십계명만 어기지 않으면 된다 여기며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는 나몰라라합니다. 주일미사만 빠지지 않으면 된다 여기며 하느님과 그분 뜻을 위해 아주 작은 것도 양보하거나 희생하려 들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이들이 작은 실수나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보면 ‘어떻게 성당 다닌다는 사람이 저럴 수가 있느냐’며 비난하고 단죄합니다. 이제는 그러지 말고 하느님과 이웃을 향해 사랑으로 마음을 활짝 펴면 좋겠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신앙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안하는게 아니라,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만 신경쓰면 해야 할 일을 놓치게 되지만, 해야 할 일들을 열심히 하다보면 하지 말아야 할 건 할래야 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이 하느님 뜻에 참으로 합당하게 사는 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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