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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늘이라는 성소(聖所) / 윤홍선

191160 윤홍선 [hsyoonrda] 스크랩 2026-08-12

오늘이라는 성소(聖所)  /  윤홍선

 

아아, 아침의 창을 뚫고 솟아오르는
저 눈부신 햇살의 거대한 불꽃을 보라!
주님께서 밤새 내 앞마당에 놓고 간
지극히 찬란하고, 지극히 아득한
오늘이라는 이름의 신성(神聖)한
선물이어!

 

아무런 이름도 대가도 묻지 않으시며,
만물의 주인이신 주님께서 거저 내어주신 이 찬란한 선물!
태초의 광야처럼 내 눈앞에 아득히 펼쳐지는
저 청정하고 거룩하며 조용한 시간들이여.

 

풀잎 끝마다 맺혀 옥처럼 반짝이는 이슬방울 속에도,
산맥을 넘고 바다를 건너온 바람의 그 깊은 숨결 속에도,
아, 세상이 미처 다 들려주지 못한
빛나는 기쁨의 성가(聖歌)가
저토록 드높게 피어나지 않느냐!

 

보라, 저 아득한 바다의 조용한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며 이 세상 모든 어둠과 앙금을 씻어내고 나면,
깨끗이 다시 드러나는 저 백사장.

 

그를 닮은 오늘 하루가
내 영혼의 발밑에 다시금 고요히 펼쳐진다.

 

나는 그 눈부신 빈 여백 위에
내 가슴을 적시는 순결한 발자국 하나마다,
하늘을 향한 감사의 기도 하나씩을 고요히 내려놓으며 걸어보리라.

 

오늘이라는 이 거룩한 하루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영원 속에서 오직 한 번 스쳐 가는 찬란한 축복임을 알기에—

 

세상의 앙금 하나 묻지 않은 맑고 깨끗한 강물처럼
찰나마다 빛을 내며 내 영혼 앞을 흘러가는
이 순결한 시간의 여울을 단 한 뼘도 무심히 흘려보내지 않으리라.

 

작은 햇살 한 조각의 번뜩임에도,
작은 바람 한 줄기의 어루만짐에도,
내 가슴의 문을 온전히 열고
오늘이라는 저 드높고 고귀한 성소(聖所)를 향해

나는 가만히, 그러나 담대하게 걸어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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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라는성소#묵상시#기도시#가톨릭신앙#성소#기도#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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