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중 제18주간 토요일, 성 도미니코 사제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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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75 박영희 [cornelia2] 스크랩 202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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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8주간 토요일, 성 도미니코 사제 기념] 마태 17,14ㄴ-20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중요한 성취와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동안 꾸준히 땀방울을 흘리는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지요. 전능하신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한 마디 말씀으로, 원하시는 즉시 이루실 수 있지만, 우리는 하느님이 아니기에 그런 식으로는 이룰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우리들 각자에게 ‘무한한 가능성’이라는 씨앗을 심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씨앗은 ‘내가 포기하지 않고 당신 뜻에 따라 최선을 다한다면 하느님께서 그 일을 이루도록 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 안에서 싹을 틔우고 자라게 되지요. 그러니 우리 마음 속에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지녀야 합니다. 마음 속에 참된 믿음을 지니고 있는 사람은 그저 가만히만 있지 않고 먼저 움직입니다. 자신이 살을 뺄 수 있다고 참으로 믿는 사람은 먼저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시작할 것입니다. 자신이 산을 옮길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먼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삽과 곡괭이를 준비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이 간질병에 걸린 아이를 치유하지 못한 것은 마음 속에 참된 믿음을 지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자신들에게 마귀를 쫓아내고 병을 치유할 ‘권한’을 주셨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었지만, 자신이 그런 일을 실제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것입니다. ‘내가 정말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하는 모든 행위의 주체가 주님이라는 점을 망각하고 그분께서 나를 통해 당신의 일을 하시리라는 것을 온전히 믿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처럼 믿음이 온전치 못하니 그 믿음을 드러내는 행동도 어정쩡했을 것이고, 그런 행위로는 마귀를 쫓아낼 수 있을 리가 없겠지요.
예수님과 3년이라는 긴 시간을 동고동락한 제자들이라면, 그분으로부터 하느님 나라에 대한 가르침을 받고 그분께서 일으키시는 수많은 기적들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목격한 그들이라면, 그런 모습을 보여서는 안되었습니다. 그 누구보다 분명하고 확고한 믿음을 지녀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하는 제자들을 예수님은 비난하지 않으십니다. ‘내가 언제까지 너희를 참아주어야 하느냐’고 말씀하시지만 이는 비난이나 질책이 아니라, 앞으로 제자들이 마주해야 할 상황에 대한 걱정과 탄식에 가깝지요. 주님은 하느님 아버지처럼 우리를 끝까지 참아주시고 기다려주시는 분입니다. 그분께서 그렇게 하실 수 있는 것은 하느님 아버지를 온전히 믿고 또 우리를 믿어주시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믿는 이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하느님과 우리를 참으로 믿으시는 주님께는 기다림이, 아버지께서 당신 뜻을 어떻게 이루어가실지를 또한 우리가 당신의 믿음에 어떻게 응답해 나아갈지를 기대하며 바라보시는 희망의 시간인 겁니다. 그러나 참으로 믿지 못하는 우리의 조급함은 기다림을 너무나 어렵게 만듭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원하는 시간 안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한계를 스스로에게 지우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원대한 뜻과 계획을 내가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좁고 딱딱한 틀 안에 억지로 욱여넣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그 틀 안에 있어야 안심하고 그것을 조금이라도 넘어서면 불안해하니, 우리 삶에 가득한 불확실성 안에서 참된 믿음이 자랄 틈이 없지요. 그러나 우리는 믿어야 합니다. 시간에 쫓기거나 결과에 연연하는 인간적인 셈법을 내려놓고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며 하느님의 섭리에 따라 자연스레 흘러가야 합니다. 그러면 하느님의 권능에 힘입어 우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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