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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녹) 2026년 7월 27일 (월)연중 제17주간 월요일겨자씨는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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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연중 제17주간 월요일

190817 조재형 [umbrella] 스크랩 2026-07-26

최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아름다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가 초석을 놓았던 바르셀로나의 성가정 성당이, 첫 삽을 뜬 지 144년 만에 마침내 완공되었다는 소식입니다. 하늘 향해 웅장하게 솟아오른 그 성당을 바라보며, 저는 문득 고요한 물가에서 날아오르는 새 한 마리를 떠올렸습니다. 새가 힘차게 날아오를 때, 물가에는 작지만 멈추지 않는 파문이 일어납니다. 가우디가 던진 신앙의 돌 하나가 144년의 세월을 타고 흘러 인류 역사에 거대한 영적 전율의 파문을 일으킨 것입니다. 이 경이로운 건축물의 완공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이 땅, 한국 천주교회의 영적 성전을 생각합니다. 돌을 깎아 만든 가우디의 성당이 144년이 걸렸다면, 우리 한국 교회는 약 240년 전, 신앙의 선조들이 흘린 붉은 피와 살을 깎아 만든 살아있는 성전이기 때문입니다.

 

그 영적 파문의 중심에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신앙의 거인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정하상 바오로 성인이 있습니다. 가우디 성당의 수많은 석공이 자신의 대에 성당이 완성되는 것을 보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평생 돌을 깎았듯이, 우리의 선조들 역시 당장 이 땅에 신앙의 자유가 오지 않을지라도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신뢰하며 자신을 주춧돌로 바쳤습니다. 조선 조정의 박해 속에서도 교회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정하상 바오로 성인을 기억합니다. 성인은 재상에게 올리는 글인 상재상서(上宰上書)’를 통해 당당하게 외쳤습니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도 각각 그 성품이 있으니, 하물며 천지 만물의 주인이신 하느님을 공경하는 것이 어찌 죄가 된단 말입니까 저희는 살아도 천주님의 종이요, 죽어도 천주님의 종입니다." 성인은 칼날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신앙의 논리로 이 땅에 교회가 존재해야 할 당위성을 벽돌처럼 견고하게 쌓아 올렸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한국인 최초의 사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당신의 거룩한 피로 제단을 축성하셨습니다. 새가 날아오르듯 하느님 품으로 가기 직전, 옥에 갇힌 채 신자들에게 남기신 마지막 옥중서한의 절절한 고백은 오늘날 우리 마음의 물가에 거대한 파문으로 밀려옵니다. "교우들 성정(性情)을 보아하니 참으로 안타깝고 가련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머리카락 하나라도 헛되이 떨어뜨리지 않으십니다. 주님의 인자하심을 믿고 마음을 다해 그분의 안위를 바라십시오. 살아서나 죽어서나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김대건 신부님이 천국으로 날아오르실 때 흘리신 그 순교의 피는 고요하던 조선 땅에 지워지지 않는 영적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그 한 방울의 피가 번지고 번져,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이어가게 하는 굳건한 기틀이 되었습니다. 선조들의 살과 피가 밀알이 되어 썩어갔기에, 오늘날 우리는 이 아름다운 성전에서 자유롭게 미사를 봉헌하고 신앙을 고백하는 은총을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가우디의 성당은 끝내 완공되었습니다. 그리고 선조들이 피로 뿌린 한국 교회의 씨앗 역시 눈부신 결실을 보았습니다. 구약성경 욥기의 말씀은 우리의 시작과 지금의 모습을 가장 완벽하게 대변해 줍니다. "너의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네 끝은 창대하리라." 처음에는 국경을 넘나들던 정하상 바오로의 외로운 발걸음이었고, 한 명의 젊은 사제 김대건 안드레아의 거룩한 외침이었습니다. 참으로 미미하고 위태로워 보였던 시작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섭리와 선조들의 지치지 않는 순례는 오늘날 수백만 신앙인의 거대한 숲, 거룩한 하느님의 성전을 이루어 냈습니다. 이제 그 파문은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선조들이 피로 지어 올린 이 거룩한 교회의 기틀 위에서, 이제는 우리가 삶의 자리에서 사랑과 헌신의 벽돌을 쌓아 올려야 할 때입니다. 우리의 삶 또한 세상 속에 하느님의 아름다운 파문을 일으키는 작은 날개 짓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하늘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뿌렸다.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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