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묵상ㅣ체험
- 양승국 신부님_때로 지혜롭게, 그러나 때로 순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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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39 최원석 [wsjesus] 스크랩 202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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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자연 피정, 벌써 닷새째입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대초원을 마음껏 산책하고 있습니다.
게르 캠프 바로 앞에 큰 습지가 형성되어 있고, 그 주위로 말과 소, 양과 염소가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이 너무 좋아, 자동으로 발길이 그리로 향했습니다.
멀리서 바라본 광경이 마치 천국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그런데 초원 속으로 들어가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면서, 제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즉시 알게 되었습니다.
사방 온 천지가 그들이 먹고 배출한 부산물이었습니다.
몽골 오기 전에 누군가 하셨던 말씀을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몽골의 밤하늘은 별천지, 대초원은 똥천지^^
조심조심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면서, 그래 이게 우리네 인생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아름답고 낭만적이고 감동적입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서 내려다보면, 질퍽질퍽하고 견디기 힘든 냄새가 진동하는 것입니다.
수도생활, 사제생활, 봉헌생활, 역시 멀리서 바라보는 게 좋습니다.
가까이 들어가서 바라보면 즉시 다가오는 것이 실망이요 배신감입니다.
사제나 수도자들의 인간적 나약함이나 결핍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결혼이라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 형제자매님들 너무나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나와 다른 한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인다는 것이 얼마나 큰 도전이고 과제라는 것을.
성가정, 깨가 쏟아지는 잉꼬부부의 탄생 그 이면에 얼마나 많은 희생과 헌신, 양보와 자기 죽음이 필요한 것인지를.
오늘 예수님에서는 사도들을 파견하시며 아주 의미심장한 한 말씀을 남기고 계십니다.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그러므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복음 선포 과정에서 그리고 인간관계 안에서 때로 뱀처럼 슬기롭게, 때로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처신하라고 하십니다.
한 마디로 모든 행동거지에서 보다 성숙해지고 지혜로워지라는 말씀입니다.
그냥 좋은 사람으로만 남고 싶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냥 양보하고 물러나고 희생하는 존재가 되고 싶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예수님도 아닌데 세상 모든 사람을 구원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결코 바람직한 신앙인의 태도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은 밀과 가라지가 뒤섞여 있습니다.
선인과 악인이 우리 주변에 공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선과 악을 식별하려는 노력을 거듭해야 합니다.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인간의 의지인지, 무엇이 사탄의 유혹인지 구별하려는 노력이 요구됩니다.
이 세상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그래서 때로 지혜롭게, 그러나 때로 순박하게, 때로 부드럽게, 그러나 때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게 처신하는 균형과 조화가 필요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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