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승국 신부님_가슴치고 부끄러워하는 것, 참으로 좋은 표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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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68 최원석 [wsjesus] 스크랩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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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가 조금 드신 분들 중에, 이야기가 무르익어가면서, 우울해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돌아보니 그 무엇하나 제대로 이룬 게 없다며 크게 자책하십니다. 그때 왜 내가 그랬을까? 가슴 치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토록 부끄럽고 비참한 나를 하느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이런 내게 구원이나 영원한 생명이라는 것이 가당키나 하겠냐며 좌절합니다.
그럴 때 저는 늘 큰 확신갖고 강하게 말씀드립니다. 꼭 그렇게 비관적이고 회의적으로 자신의 지난 인생을 평가하셔야 하느냐고? 내가 나를 존중해주지 않으면 누가 나를 존중해주겠냐고? 내가 내 삶을 호의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데, 누가 내 인생에 후한 점수를 주겠냐고?
지난 인생 돌아보면 누구나 오점이 있고 흑역사가 있는 것이라고. 젊은 시절, 다들 혈기왕성하고 마음만 앞섰기에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것이라고.
그리고 이렇게 가슴치고 부끄러워하는 것, 참으로 좋은 표시라고. 큰 틀에서 바라보면 성장을 거듭한 표시가 분명하다고. 이 세상에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단 한 번도 진지하게 자신을 성찰하지 않고 살다가 세상 뜨는 사람이 부지기수인데 이렇게 가슴 치는 것, 하느님께서 크게 기뻐하실 일이라고.
저도 솔직히 얼마 전까지 제 지난 인생에 대해서 너무 박한 점수를 매겼습니다. 100점 만점에 30점. 그런데 한 작은 만남, 한 작은 계기를 통해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너무나 부족했고, 실수투성이였고, 그래서 아직도 자다가 이불킥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나를 통해 누군가 하느님의 사랑을 알게 되었고, 한번 잘 해보고자 했던 내 진심을 누군가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나 훈훈해졌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참으로 관대하신 분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그것을 잘 알수 있습니다. 열두 해 동안 혈루증을 앓아온 한 여자가 혹시나 하고 예수님 뒤로 다가가, 그분의 옷자락 술에 손을 대었습니다.
우리의 예수님께서는 세상 작고 가련한 여인의 그 작은 터치 한번을 그냥 흘려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찰나 같은 한순간의 접촉을 크게 보십니다. 즉시 돌아서신 그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딸아, 용기를 내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보십시오. 그 여인의 작은 손짓 한번이 죽어가던 여인을 살린 것입니다. 지상에서 새 생명을 얻은 것뿐 아니라, 영원한 구원,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작은 신음 하나, 작은 손짓 하나, 찰나의 눈빛 한번도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고 눈여겨보시고 귀여겨들으시는 분입니다. 우리가 지상 생활하는 동안 지녔던 작은 선한 의지, 작은 사랑의 실천을 기억하셨다가 백배 천배로 갚아주시는 분이십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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