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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녹) 2026년 6월 28일 (일)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십자가를 지지 않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너희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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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연중 제12주간 금요일]

190300 박영희 [cornelia2] 스크랩 2026-06-26

[연중 제12주간 금요일] 마태 8,1-4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주님의 ‘능력’과 ‘뜻’ 사이에 보이는 큰 간극에 대해 묵상하게 됩니다. 부족한 우리의 이성과 지식으로는 도무지 그 간극을 메우기가 어렵지요. 주님께서 당신 입으로 직접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아버지 하느님께서도 그러하시듯, 주님께서도 당신이 하고자 하시면 무엇이든지 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분을 두고 ‘전능’하시다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왜 고통과 슬픔이, 부족하고 아쉬운 것들이 이리도 많을까요? 수많은 신앙인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열심히 기도하고 있고, 주님께서도 분명히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다 아신다고, 그러니 그분께 청하라고 하셨는데도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주님의 능력과 뜻 사이의 간극을 만드는 건 주님이 아니라 바로 우리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능력을 갖고 계신 주님이 반드시 우리가 당신께 청하는 것들을 들어주셔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기도의 의미가 ‘소원성취’에 있다고 여기는 겁니다. 그런 우리의 고집이 주님의 뜻으로부터 멀어져 그분과 우리 사이에 간극을 만드는 것이지요. 그러나 기도에서 중요한 것은 그런 게 아니라, 기도를 통해 주님과 우리의 관계가 얼마나 가까워지는가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그저 내 소원을 이뤄주는 ‘도깨비 방망이’정도로 여기면 그분과 우리 사이에 인격적 친교가 맺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건 주님께서 바라시는 뜻이 아닙니다. 주님은 우리 마음이 당신 마음에, 우리 뜻이 당신 뜻에 합쳐져 우리가 당신과 참된 일치를 이루기를, 그 일치를 통해 당신께서 누리시는 참된 영광과 행복을 함께 누리기를 바라십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나병환자는 이런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 다가가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다른 병자들은 주님을 만나면 자기 병을 좀 고쳐달라고 ‘청원’을 하기에 바빴지만, 그는 주님을 만나 자기 ‘믿음’을 고백한 것입니다. 즉, 주님께는 ‘하고자 하는’ 뜻과 ‘하실 수 있는’ 능력이 갈라짐 없이 완전히 하나를 이루고 있음을 믿는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한낱 피조물에 불과한 자신은 원하는 그대로 이룰 능력이 없으니, 그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자신이 바라는 뜻이 주님께서 바라시는 뜻과 일치되기를 고대하는 것 뿐임을 겸허한 자세로 고백하는 겁니다.

 

이는 마치 운전자가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내비게이션이 인도하는대로 충실히 따라가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 복음 속 나병환자는 그저 자기 병이 낫기만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사는 게 힘들고 괴롭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장 내 눈 앞에 있는 일시적 위로를 찾으려 들지 않고, 자기 뜻이 주님 뜻과 합쳐져 신앙의 길을 충실히 걸을 수 있기를, 그렇게 하느님 나라라는 최종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랐지요. 우리도 이 나병환자의 모습을 닮아야겠습니다. 주님께 내가 원하는 것들을 이것저것 요구할 생각만 하지 말고, 주님께서 바라시는 뜻이 무엇인지 헤아리며 그분의 뜻에 내 뜻을 일치시키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데에 한 눈 팔지 말고 주님께서 이끄시는 그곳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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