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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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9 박영희 [cornelia2] 스크랩 202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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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1주간 월요일] 마태 5,38-42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누군가가 내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히면 마음 속에 ‘복수심’이 싹틉니다. 그리고 그 복수심은 내가 받은 피해와 상처 이상으로 되갚아줘야만 직성이 풀리지요. 이처럼 선을 넘는 앙갚음이 개인이 아니라 집단, 더 나아가 민족과 국가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면 곧 ‘전쟁’이 됩니다. 그리고 일단 전쟁이 벌어지면 승리한 쪽은 ‘후환’을 남기지 않기 위해 적국을 완전히 ‘말살’하려고 했습니다. 자신들에게 더 무서운 복수의 칼날이 날아올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무절제한 폭력이 계속되면 결국 모두가 멸망하고 말 것이기에 어떤 식으로든 브레이크를 걸어야만 했습니다. 그런 지향으로 마구잡이식 복수를 막고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나온 것이 바로 인류 최초의 성문법인 ‘함무라비 법전’입니다. 그 중에서도 ‘동태복수법’이라고 불리는 ‘탈리온법’이 가장 유명한데, ‘목숨은 목숨으로,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손은 손으로, 상처는 상처로, 타박상은 타박상으로 갚아라’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예수님 다시 유다 사회에서도 그 법이 널리 통용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복수의 한계를 제한하는 정도로는 참된 정의와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하십니다. 사람은 한 번 분노에 사로잡히면 눈에 뵈는 게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예 복수할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고 하십니다. 여기서 ‘맞서다’라고 번역된 그리스어 단어는 원래 개인적으로든 혹은 법적으로든 ‘일일이 맞대응’하는 것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 말씀은 악인이 저지르는 악에 똑같은 방식으로 맞대응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물리적 사회적 정신적 폭력을 똑같은 폭력으로 되갚지 말라는 뜻입니다. 악에 악으로 맞대응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 악에 물들어버리기 때문입니다.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는다고 해서 내가 받은 상처가 치유되거나 내가 입은 피해가 회복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상황이 점점 더 악회될 뿐이지요.
그러므로 악을 완전히 소멸시킬 수 있는 올바른 방법으로 제대로 대응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그 방법을 알려주십니다. 불은 똑같은 불로는 끌 수 없고 물로 꺼야 하듯, 악은 악으로 없앨 수 없고 용서와 자비라는 더 큰 선을 행함으로써만 소멸시킬 수 있지요. 또한 상대방의 악행으로 인해 내가 입은 상처는 그에게도 똑같은 상처를 입힌다고 해서 치유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 마음 속 상처에 죄책감과 자괴감이라는 생채기를 남겨 상태를 더 악화시킬 뿐입니다. 그렇기에 나 자신과 우리 모두를 위해서라도 내 마음과 삶을 큰 사랑과 자비로 채워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채워가다보면 어느 새 악은 우리 가운데에서 설 자리를 잃고 사라질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 모두가 참된 평화와 행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고 모욕한 이들을 위해 기도하셨던 예수님의 마음으로, 우리도 원수를 위해 기도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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