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근 신부님_* 오늘의 말씀(4/2) : 주님 만찬 성 목요일
-
188847 최원석 [wsjesus] 스크랩 2026-04-02
-
* 제1독서 : 탈출 12, 1-8. 11-14
* 제2독서 : 1코린 11, 23-26
* 복음 : 요한 13, 1-15
*<오늘의 강론>
오늘, <성 목요일>은 성체성사 설정의 신비와 의미를 되새기는 날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성체성사 설정 장면이 아닌, 예수님께서 열 두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는 장면을 들었습니다.
사실, 예수님의 이 ‘발 씻김’은 당혹스런 쇼크요, 스캔들이었습니다. 제자들, 특히 베드로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는 스캔들이었습니다. 섬김을 받아야 할 분이 섬기신 까닭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요한 13,8)
이 말씀에는 우리의 구원에 필수적인 그 무엇이, 이 ‘발 씻김’안에 감춰져 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러기에 단지 섬기는 자의 본보기로 보여주신 것만이 아니라, 무언가 또 다른 비밀이 있음을 말해줍니다.
바로 여기에, ‘발 씻김’의 놀라운 신비가 있다. 곧 ‘발 씻김’은 한갓 다른 이들을 위한 봉사 차원인 것이 아니라, 무릇 ‘참된 생명으로 건너가는 파스카’로 제시됩니다. 이 ‘섬김’은 벗을 위해서 자신을 바치는 ‘무한한 사랑의 행위’요, 동시에 ‘죄를 씻어주는 용서와 구원의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파스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반투완 추기경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섬긴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위한 성체가 되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섬김은 자신을 헌신하여 내어주는 ‘성체’가 됩니다. ‘성체’인 이 섬김으로 우리의 죄가 씻겨 지고, 다른 사람의 죄를 씻어주게 됩니다. ‘섬김’은 이렇게 ‘구원의 성체’가 됩니다. 곧 ‘섬김’은 성체성사가 현실 속에 실현되는 구체적인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섬김’을 통해서, 예수님과 함께 구원의 ‘몫’을 함께 하게 됩니다.
결국, 예수님과 함께 구원사업의 ‘몫’을 하기 위해서 ‘먼저 예수님께 섬김을 받아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참으로 그렇습니다. ‘먼저’ 섬김을 받은 자라야 섬길 수가 있습니다. 그래야만 ‘섬김’ 받은 바로 그 ‘섬김’으로 다른 이들을 섬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자기 전달, 자기 양도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리하여, ‘섬김’은 신적인 행위가 됩니다. 예수님을 내어주는 ‘성체’가 됩니다. 그리하여 ‘예수님의 몫’을 나누어 받게 되고, 진정한 파스카가 됩니다.
그래서 성 베르나르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발 씻김의 성사는 단순한 본보기가 아니라 화해성사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이는 ‘발 씻김’으로 우리의 죄가 씻겨 지고, 또한 다른 사람의 죄를 씻어주게 된다는 뜻입니다. 곧 ‘섬김’은 용서의 능력이 됩니다. 그리하여 ‘섬김’은 서로가 서로에게 베푸는 ‘화해성사’가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배신할 베드로와 십자가 아래서 옷마저 벗어버리고 도망쳐버릴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심으로 그들을 미리 용서하셨습니다.
사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발을 씻어주시기 전에 이미 깨끗해져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목욕을 한 이는 온몸이 깨끗하니 발만 씻으면 된다. 너희는 깨끗하다.”(요한 13,10)
이는 당신께서 제자들을 ‘이미 사랑해 오신 증거’입니다. 이제 그렇게 사랑해오던 제자들에게 ‘끝까지’ 사랑을 베푸시는 것입니다. 씻어주실 뿐만 아니라 닦아주시며 돌보십니다. 그래서 ‘발 씻김’은 깨끗함의 완성을 가리키는 예수님의 죽음을 상징해줍니다.
이렇게 우리는 예수님의 ‘발 씻김’으로, ‘당신의 몫’을 건네받은 것입니다. 당신의 생명을 전달하는 이 감격의 성체성사의 몫을 받은 것입니다.
오늘, 이토록 놀랍고 거룩한 성사인 ‘발 씻김’으로 하여, 우리는 마침내 ‘구원의 몫’을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이토록, 우리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몫’을 나누어 가진 거룩한 존재입니다. 아멘.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요한 13,8)
주님!
제 영혼을 씻어주소서.
당신 사랑을 입고 생명의 몫을 얻게 하소서.
섬김 받기보다 먼저 섬기게 하소서.
낮아져 높일 줄 알고 작아져 의탁할 줄을 알게 하소서.
쪼개지고 부서져 내어주고 파스카를 살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