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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녹) 2025년 10월 10일 (금)연중 제27주간 금요일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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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양승국 신부님_저는 저 스스로를 위해 기도하지 않습니다!

185394 최원석 [wsjesus] 스크랩 2025-10-09

 

저는 청원 기도와 관련된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오해의 소지가 많은 말씀이라 신중하고 진지한 해석이 요청됩니다.

예수님 말씀은 언제나 큰 틀에서 읽고 묵상해야 마땅합니다. 한 표현, 한 문장에만 혈안이 될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루카 11, 9-10)

많은 분들이 제게 따지듯 말씀하십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굳은 확신을 갖고, 목숨을 다하여 간청했습니다. 십 년, 이십 년, 평생에 걸쳐 청했지만, 그러나 그 어떤 응답도 받지 못했습니다. 이거 말씀하고 틀리지 않습니까?

특히 너무나 절박한 상황 앞에서, 극도의 가난 앞에서, 극심한 고통 가운데, 간절히 청하고 또 청했지만, 끝내 주님께서는 들어주시지 않았습니다.

젊은 나이에 불치병으로 앓던 아들은 세상을 떠났고, 안전한 귀향을 바랐던 남편은 전사했습니다. 결혼은 파국으로 마무리되었고, 정든 집과 고향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기도하던 백성들은 박해를 당했고 교회는 철저하게 파괴되었습니다.

이토록 무자비한 현실은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는 예수님의 말씀과는 너무나 대치되는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웃들이 겪는 이해할 수 없는 참혹한 현실 앞에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설명할 것입니까?

우리는 주님께 청할 것, 그리고 그분께서 주실 것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는 기도할 때, 우리의 기도가 보다 폭넓고 보편적인 기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한 인간이 이 세상에 와서, 꽃같은 시절이 있었다면, 꽃이 지는 시절도 있는 것입니다. 막 출고된 신차처럼 건강미 철철 넘치는 젊은 시절이 있는가 하면, 노후된 중고차 처럼 여기 저기 아프고 골골할 때도 있는 것입니다.

한없이 부족하고 나약한 한 인간 존재로서, 대자연의 순환주기와 생로병사의 큰 흐름 안에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 결코 호의적이지 않은 현실을 인생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수용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치유의 은사를 선물로 받은 분, 수많은 사람들의 아픔과 고통과 상처를 치유했던 한 영성가의 쩌렁쩌렁한 말씀이 아직도 귀에 생생합니다. “저는 저 스스로를 위해 기도하지 않습니다. 그저 모든 것 주님께 내어 맡깁니다. 저는 평생토록 저 자신의 치유를 위해서는 단 한번도 청한 적이 없습니다.”

결국 우리가 주님께 청할 것, 그리고 그분께서 우리에게 넘치도록 주실 것은 세상에서의 복락이나 승승장구가 아니라 오직‘성령’이십니다. 간절히 청하는 우리에게 주님께서는 성령을 선물로 주십니다. 성령을 선물로 받은 사람은 모든 것을 받은 것입니다.

간절한 기도의 댓가로 성령을 충만히 받은 사람들에게는 놀라운 은총이 뒤따릅니다. 그토록 이해할 수 없었던 비극적인 현실을 이해하게 됩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억울한 사건들도 수용하게 됩니다. 내게 다가오는 모든 것, 고통과 십자가, 죽음마저도 너그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간절히 기도할 때, 주님께서 친히 우리 마음의 문을 여시고, 우리 안에 들어오셔서 정착하십니다. 우리 안에 굳건히 현존하십니다. 주님의 눈으로 세상만사를 바라보게 됩니다.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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