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간절하고 진실하고 항구한 기도 “기도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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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392 선우경 [forgod] 스크랩 2025-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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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9.연중 제27주간 목요일(제579돌 한글날)
말라3,13-20ㄴ 루카11,5-13
간절하고 진실하고 항구한 기도
“기도와 삶”
“행복하여라,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사람!”(시편40;5ㄱㄴ,시편1;2)
오늘은 5대 국경일중 하나인 한글날입니다. 1446년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했으니 제579돌이 됩니다. 한글을 창제한 까닭을 밝힌 성군(聖君 ) 세종대왕의 말씀이 감동입니다.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와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이런 까닭으로 어린 백성이 이르고자 할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노라. 내가 이를 위해 가엾이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노니 사람마다 하여금 쉽게 익혀 날마다 쓰는 것이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다.”
이런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 하느님의 마음이요 세종대왕 역시 기도의 사람이었음을 봅니다. 한글날 가사도 좋고 노래도 참 우렁차고 힘이 샘솟습니다. 한번 불러보시기 바랍니다. 국경일 노래중 정인보 선생이 아닌 한글학자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최현배 선생이 작사한 노래 1절만 소개합니다.
“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 나라
긴 역사 오랜 전통 지녀온 겨레
거룩한 세종대왕 한글 펴시니
새 세상 밝혀주는 해가 돋았네
한글은 우리 자라 문화의 터전
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시간되면 한글 사랑과 애국심이 철철 넘쳐흐르는 3절까지 꼭 불러 보시기 바랍니다. 가사 2.3절에 나오는 "한글은 우리 자랑 민주의 근본", "한글은 우리 자랑 생활의 무기"라는 말마디도 감동입니다. 기도가 답입니다. 기도밖에 길이 없습니다. 기도는 사랑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는 저절로 하느님께 기도하게 됩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지음받은 인간입니다. 그러니 기도하는 인간은 인간의 정의입니다. 기도하라 직립인간에 어디서나 눈들면 하늘입니다. 기도없이 사람이 되는 길은 없습니다.
“하늘 보면
마음은
훨훨날아
흰구름되네”
기도할 때 푸른 하늘에 흰구름처럼 자유롭고 행복한 삶입니다. 기도와 삶은 함께 갑니다. 기도하는 대로 살고 사는대로 기도합니다. 기도가 삶의 꼴을 결정합니다. 하느님과 생명과 사랑의 소통이 기도입니다. 기도없는 삶은 공허하고 삶이 없는 기도는 맹목이 될 수 있습니다.
나중에 남는 얼굴도 둘중 하나입니다. 기도한 얼굴인가 기도하지 않은 얼굴인가. 제가 평생 기도하는 수도자로 살지만 늘 한없이 부족함을 느낍니다. 사랑에서처럼 기도에서도 늘 초보자처럼 생각됩니다.
주님은 나중에 천국입장시 당신을 닮았는지 닮지 않았는지 얼굴을 검사할 것입니다. 주님을 사랑하여 기도할 때 날로 주님을 닮아가면서 참나의 얼굴이 됩니다. 기도와 삶처럼 기도와 말도 함께 갑니다. 기도에서 참말이 나옵니다. 옛 현자의 말씀도 기도의 필요성을 말해줍니다.
“한 번 쏟아진 물을 주워 담을 수 없듯이, 한 번 입에서 나온 말은 돌이킬 수 없다.”<다산>
“흰 옥구슬의 흠은 갈아 없앨수 있지만, 말의 흠은 없앨수 없다.”<시경>
침묵의 기도에서 참말이, 생명의 말이 나옵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기도입니다. 기도 역시 훈련이요 습관화가 절실합니다. 기도의 복음이라 할 수 있는 루카복음은 어제 주님의 기도에 이어 오늘은 ‘기도의 자세’에 대해 좋은 가르침을 줍니다. 바로 예수님은 ‘친구의 청을 들어주는 사람의 비유’를 통해 기도는 간절하고 항구해야 함을 가르쳐줍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사람이 벗이라는 이유 때문에 일어나서 빵을 주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가 줄곧 졸라 대면 마침내 일어나서 그에게 필요한 만큼 다 줄 것이다.”
결코 포기하지 않고 참으로 겸손히 간절하고 항구한 마음으로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을 청하라는 것이요 하느님은 반드시 들어주신다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말씀 역시 올바른 기도와 믿음, 삶의 자세를 가르쳐 줍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부단히 “청하고, 찾고, 두드리고...”, 그대로 좌절이나 포기가 없는, 끝없이 도전하는 지칠줄 모르는, 참으로 영적탄력이 좋은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의 자세, 믿음의 자세, 삶의 자세를 말해줍니다. 참으로 좋으시고 인자하신 하느님 아버지에 대한 절대적 신뢰가 있기에 이런 지칠줄 모르는 한결같은 기도가 가능한 것입니다. 이어지는 예수님의 말씀도 우리에게 용기백배 힘을 줍니다.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성령이야 말로 만병통치약입니다. 성령은 ‘좋은 것’, ‘하느님의 은혜 그 자체’입니다. 정말 청해야 할 바 성령 하나뿐입니다. 성령안에 좋은 것 모두가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마음에, 하느님 뜻에 일치하여 살게 하는 성령이요 성령에 따른, 성령충만한 삶이야말로 참으로 자유롭고 부요하고 행복한 삶이겠습니다.
“효소가 답이다” 하여 웃었는데 “성령의 효소가 답”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간절히, 항구히 청해야 할 바 성령의 선물입니다. 오늘 구약성경의 마지막 말라기서 다음 말씀은 더욱 기도에 힘쓸 것을 가르쳐줍니다.
“보라, 화덕처럼 불붙는 날이 온다. 거만한 자들과 악을 저지르는 자들은, 모두 검불이 되리니, 다가오는 그날이 그들을 불살라 버리리라. 그날은 그들에게 뿌리도 가지도 남겨 두지 않으리라. 그러나 나의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의로움의 태양이 날개에 치유를 싣고 떠오르리라.”
이런 그날에 앞서 겸손히 회개하라 주어진 하루하루 선물의 날들임을 깨달아, 심기일전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간절하고 항구히 기도하고 하느님의 이름을 경외하며 의로움의 태양인 예수님을 바라보며 살라는 것입니다. 말라기 예언은 그대로 루카복음의 예수님을 통해 실현됨을 봅니다.
“높은 곳에서 새벽이 우리에게 밝아와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은 자들을 비추시고, 우리의 발을 평화의 길로 인도하시리라.”(루카1,78-79)
그렇습니다. 정의의 태양, 빛이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우리의 삶에 치유와 온전함을 가져다 주셨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치유의 구원을 주시고, 간절하고 항구히 기도하게 하시며, 정의의 태양, 빛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을 삶의 중심에 모시고, 시냇가에 심은 나무처럼 살게 하십니다.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같아,
제때에 열매 맺고, 잎이 아니 시들어,
하는 일마다 모두 잘 되리라.”(시편1;3).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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