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근 신부님-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마태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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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030 최원석 [wsjesus] 스크랩 2025-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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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말씀(8/9) : 연중 제18주간 토요일
* 독서 : 신명 6, 4-13
* 복음 : 마태 17, 14ㄴ-20
14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무릎을 꿇고 15 말하였다. “주님, 제 아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간질병에 걸려 몹시 고생하고 있습니다. 자주 불 속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또 자주 물속으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16 그래서 주님의 제자들에게 데려가 보았지만 그들은 고치지 못하였습니다.” 17 그러자 예수님께서 “아, 믿음이 없고 비뚤어진 세대야! 내가 언제까지 너희와 함께 있어야 하느냐? 내가 언제까지 너희를 참아 주어야 한다는 말이냐? 아이를 이리 데려오너라.” 하고 이르셨다. 18 그런 다음 예수님께서 호통을 치시자 아이에게서 마귀가 나갔다. 바로 그 시간에 아이가 나았다.
19 그때에 제자들이 따로 예수님께 다가와, “어찌하여 저희는 그 마귀를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하고 물었다. 20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 <오늘의 강론>
예수님께서 산에서 ‘영광스런 모습으로 변모’하신 후, 산을 내려오시어 군중에게 가자,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무릎을 꿇고 말하였습니다.
“주님, 제 아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간질병에 걸려 몹시 고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제자들에게 데려가 보았지만 그들은 고치지 못하였습니다.”(마태 17,15-16)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믿음이 없고 비뚤어진 세대”를 개탄하시면서, “내가 언제까지 너희와 함께 있어야 하느냐? 내가 언제까지 너희를 참아주어야 한다는 말이냐?”(마태 17,17)라고 하십니다. “언제까지”라는 표현은 당신 수난의 시간에 대한 급박감을 드러내줍니다.
특별히 여기서는 ‘비뚤어졌다’는 말과 ‘믿는다.’는 말이 대조를 이루는데, ‘비뚤어졌다’는 것은 <신명기> 32장 5절에서 모세가 말해주듯이, 주님을 향하지 않아 비뚤어 우상숭배에 빠짐을 말합니다. 곧 주님께 속하기보다 우상을 소유하고 자신이 주인이 되고자 함을 말해줍니다. 반면에 ‘믿는다.’는 것은 자신의 무능과 한계를 인정하기에 전능하신 분을 주님으로 받아들임을 뜻합니다.
그러니 ‘비뚤어졌다’는 것은 주님을 믿으려 하지 않음이요, 그 결과 병을 치유하지 못하는 무능력임을 말해주는 반면, ‘믿는다.’는 것은 주님을 받아들임이요, 그 결과 병을 치유하고 마귀를 쫓아내고 “못할 일은 하나도 없는”(마태 17,20) 전능임을 말해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어찌하여 저희는 그 영을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마태 17,19) 하고 묻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마태 17,20)
그렇습니다. 믿음이 약한 탓입니다. 믿음이 작아서가 아니라, 약해서입니다. 곧 믿음의 지향이 흐트러진 것입니다. 지향이 올바르면, 곧 오롯이 주님을 향하여 있으면, 아무리 작은 믿음이라도 굳세어지고 강해질 것입니다. 그러면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마태 17,20).
그런데 우리는 주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믿어버리는 바람에 주님을 향한 믿음이 약해져 버립니다. 결국, 우리는 무능한 자신을 믿으면 무능해질 것이고, 전능하신 그분을 믿으면 전능해질 것입니다.
사실, 토마스 아퀴나스는 ‘믿음’이란 “초월성이 진짜임을 인정하는(assentire) 능력”, 곧 ‘삶의 이면에 실재하는 우리가 경험하는 그 어떤 것보다 더 실재하는 더 성스러운 차원을 인정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정’은 지성의 굴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 속에서 어렴풋이 느끼는 비경험적인 실재들을 인정하고 기뻐하는 능력이라고 말합니다. 곧 믿음에는 기쁨이 동반됩니다. 그러니 우리가 지금 믿음을 지니고 있다면, 기쁨 속에 있을 것입니다. 아멘.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마태 17,20)
주님!
제 기도가 이루어지기를 바라기보다
당신 뜻에 합당하게 하소서.
당신을 통해 제 뜻을 이루기보다
당신 뜻을 알아듣게 하소서.
무슨 일을 하든지 당신과 함께 하고, 먼저 기도하게 하소서!
힘을 주시는 당신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하소서.
모든 것 안에서, 당신 뜻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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