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홍)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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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5주간 토요일 복음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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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연 [fisherpeter] 쪽지 캡슐

2021-05-08 ㅣ No.146661

 

16세기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사화가 일어났습니다. 대표적인 사화가 무오사화, 갑자사화, 기묘사화, 을사사화입니다. 학교 다닐 때 역사 시간에 배운 내용이라 대충은 알고 계실 겁니다. 오늘날에도 정치권을 보면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자기들의 노선에 따라 정책을 추진하려고 하기 때문에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보다 당리당략을 최우선으로 하고 그다음으로 국민을 생각하곤 합니다. 조선시대에 일어난 사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시대에라도 권력과 정치를 하는 데 있어서는 분명한 노선을 견지해야만 자신의 권력기반을 제대로 구축할 수가 있습니다. 양쪽 진영을 놓고서 중간에서 어부지리 같은 반사이익만 얻으려고 하면 양 진영 모두에게도 배척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이런 원리는 신앙 안에서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말씀에도 나옵니다. 차면 차고 뜨거우면 뜨거워야 합니다. 미지근한 것은 좋지 못합니다. 전쟁사를 봐도 그렇습니다. 적군과 아군이 분명해야 전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이 그렇지 못할 때보다 더 높습니다. 중간 노선을 취하면 적군과 아군 모두의 적이 될 수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도 이런 결단이 필요할 것입니다. 두부 짜르듯이 현실적으로는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분명한 기준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세상에 무게 중심을 두고 살지 아니면 세상보다는 영혼의 세계를 더 무게 중심을 둘지 말입니다. 세상에서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면 좋겠지만 신앙 안에서는 그게 말처럼 그리 쉽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우리는 하느님으로부터 이미 핀셋으로 딱 찝어서 뽑힌 그리스도인입니다. 만왕의 왕으로부터 성은을 입은 사람입니다. 옛날에 궁녀들은 임금으로부터 성은을 입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는 사극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궁녀들이 궁에 들어갈 때는 그걸 누구나 꿈을 꿉니다. 성은을 입지 못할지라도 그냥 궁녀의 삶으로서만 평생을 만족하고 살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하기에 많은 시기와 보이지 않는 음모가 항상 있어 왔던 것입니다. 한 번 성은을 입었다고 해서 왕비의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가 있는 게 아닙니다. 숙종 때 장희빈처럼 비참한 삶으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역사에서 지켜봤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로부터 선택을 받은 사람이지만 우리의 이 선택이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영원히 자리를 유지할 수가 있는 게 아닐 겁니다. 복음에서는 세상이 우리를 미워한다고 합니다. 이때 세상은 단지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여기서 말하는 세상은 단순한 세상도 포함하겠지만, 우리의 신앙 여정에 수많은 고난과 핍박, 박해 같은 게 해당될 것입니다. 이건 그리스도인이 된 이상은 어쩔 수 없이 당연히 감수해야만 하는 십자가일 것입니다. 달리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십자가를 질 수 있는 하늘 나라의 정예의 용사가 될 동량재가 되어라는 하느님의 준엄한 명령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걸 잘 수행할 때 하늘 나라에서 하늘 나라의 유업을 잘 물려받아서 에수님과 함께 공동상속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이 되라고 세상에서 저희를 미리 뽑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 길을 가는 데에 어떤 난관이 있어도 조금은 더 잘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가질 수 있을 겁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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