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 (수)
(백) 부활 제4주간 수요일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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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3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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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3-07 ㅣ No.145098

한국에서 교포사목으로 오신 신부님을 만났습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10개월 정도 늦게 미국에 도착했습니다. 조금 먼저 온 선배로서 환영하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영화대사 중에 살아있네라는 말이 기억납니다. 신부님은 눈빛이 살아 있었습니다. 마치 물을 만나 물고기 같았습니다. 거침이 없었고, 걱정도 없었습니다. 혼자서 요리도 잘 하고, 본당을 소개하면서 앞으로의 계획도 이야기하였습니다. 신부님과 대화를 하면서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신부님은 예전에 호주에서 5년 동안 현지인들을 위한 사목을 하였다고 합니다. 영어에 어려움이 없었고, 외국 생활에서의 적응에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예전에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준비된 교포사목 신부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부님과 신부님께서 함께 하실 공동체를 위해서 기도하였습니다. 저도 16년 전에 캐나다에서 3년 지냈었습니다. 그 경험이 미국에서의 생활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캐나다의 제도와 문화는 미국과 많이 닮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교포사목 신부님들은 준비가 덜 되었어도 주교님의 인사이동에 따라서 외국으로 떠나게 됩니다. 파리 외방선교회 신부님들도 조선에 대한 지식이 없었지만 먼 길을 기꺼이 떠나올 수 있었습니다. 외모가 달랐고, 언어가 달랐지만 신부님들은 열정적으로 사목하였고, 순교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자비하심에 모든 것을 맡겼기 때문입니다. 비록 말이 서툴러도, 문화의 차이가 있어도, 음식이 맞지 않아도 대부분의 교포사목 신부님들은 잘 적응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파리외방 전교회 신부님들이 그랬듯이, 하느님의 자비하심에 맡기는 것입니다. 토비야가 맡겨진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천사 라파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협조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겸손입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경청하면 엉킨 매듭이 하나둘 풀리기 마련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늘 겸손을 강조하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려고 왔다고 하셨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직접 씻어 주셨습니다. 겸손한 사람이 십자가의 무게를 견길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갈등과 분란은 교만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시는 표징을 믿지 않았습니다. ‘교만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겉모습만 보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삼 년 육 개월 동안 하늘이 닫혀 온 땅에 큰 기근이 들었던 엘리야 때에, 이스라엘에 과부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엘리야는 그들 가운데 아무에게도 파견되지 않고, 시돈 지방 사렙타의 과부에게만 파견되었다. 또 엘리사 예언자 시대에 이스라엘에는 나병 환자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아무도 깨끗해지지 않고, 시리아 사람 나아만만 깨끗해졌다.” 선행을 베풀었던 사렙타의 과부는 기근 중에서도 먹을 것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겸손했던 시리아 사람 나아만은 나병이 깨끗하게 나았습니다.

 

사순시기입니다. 신앙의 길도 멀고 험난한 것이 아닙니다. 오늘 하루 감사드리며, 기뻐하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이 신앙의 길입니다. 그 길을 충실하게 걷다보면 하느님을 만나고, 예수님을 느끼며, 세상이 주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감동과 기쁨을 얻을 것입니다. 믿음의 눈으로, 사랑의 눈으로, 희망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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