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3일 (화)
(백) 부활 제4주간 화요일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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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2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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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brella] 쪽지 캡슐

2021-03-03 ㅣ No.144986

겨울철 선물로 목이 조금 긴 털신을 얻었습니다. 잘 신고 다니는데 새 신이라 그런지 발목 근처가 쓸리면서 아팠습니다. 신발 끈을 조이면 나아질 것 같아서 조였더니 더 아팠습니다. 이번에는 신발 끈을 느슨하게 해 보았습니다. 발목이 아프지 않았습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래 걸으려면 쉬었다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 한 모금 마시고, 잠시 쉬면 다시 힘이 나고, 걸을 수 있습니다. 고무줄도 너무 잡아당기면 탄성이 약해져서 끊어지기 마련입니다. 음식도 과식하면 탈이 나고, 술도 과음하면 생활에 지장을 줍니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 것은 자연의 이치입니다. 조건 없이 주는 것은 신앙입니다. 사순시기는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 신발 끈을 조이는 시간이 아닙니다. 사순시기는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입니다. 주님과 함께 십자가를 지기 위해서,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기 위해서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미국에서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고 합니다. 성공한 사람, 능력 있는 사람은 주로 과거를 돌아본다고 합니다. 관심은 지구촌이라고 합니다. 충분히 성공했기 때문에 자신이 성공한 이유를 과거에서 찾는다고 합니다. 해외여행의 경험이 많기 때문에 관심도 국제적이라고 합니다. 평범한 중산층의 사람은 주로 미래를 생각한다고 합니다. 관심은 지금 살고 있는 나라였다고 합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더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나라의 정책과 정치에 관심이 있다고 합니다. 정책과 정치가 삶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사람, 아픈 사람은 현재를 생각한다고 합니다. 과거를 생각하기에는 현재의 삶이 고달프고, 미래를 생각하기에는 현실이 막막하기 때문입니다. 관심은 지금 살고 있는 동네라고 합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일자리를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신앙인은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신앙인은 무엇에 관심을 두어야 할까요? 신앙인은 과거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 길이 주님을 따른 길이었는지, 나의 욕심을 채운 길이었는지 보아야 합니다. 신앙인은 현재에 충실해야 합니다. 나의 욕심을 채우는 길이었다면 주님을 따르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신앙인은 미래를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의 고난과 슬픔은 주님의 자비하심을 청하며 희망을 간직해야 합니다. 지금의 성공과 기쁨에 교만하지 않고, 주님의 은총에 감사드려야 합니다. 신앙인은 세상의 재물, 성공, 권력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에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세상이 주는 평화, 세상이 주는 행복, 세상이 주는 성공은 결코 우리를 영원한 생명에로 이끌어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부자와 라자로의 이야기를 해 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평생 가난하게 살았던, 온 몸에 종기가 나서 지나가던 개가 그 상처를 핥았던 라자로일까요? 아니면 세상의 뜻대로 살다가, 세상에서는 편안하게 살다가 하느님의 품으로 가지 못하고 지옥으로 떨어진 부자일까요? 저는 라자로처럼 살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라자로와 같은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는 주님의 가르침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의 복음은 교회의 역할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루가 복음 4장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교회는 가난한 이들, 병든 이들, 외로운 이들, 굶주린 이들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부자는 가난한 이들을 도와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교회는 가난한 이들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오늘 독서는 우리를 영원한 생명에로 이끌어주는 길을 전해줍니다.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다. 그는 물가에 심긴 나무와 같아 제 뿌리를 시냇가에 뻗어 무더위가 닥쳐와도 두려움 없이 그 잎이 푸르고 가문 해에도 걱정 없이 줄곧 열매를 맺는다. 나는 사람마다 제 길에 따라, 제 행실의 결과에 따라 갚는다.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같아, 제때에 열매 맺고, 잎이 아니 시들어, 하는 일마다 모두 잘되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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