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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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2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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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3-01 ㅣ No.144936

가톨릭평화신문에 미카엘의 순례일기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지난 27일에는 아이스크림과 노사제의 투박한 고백이 있었습니다. 서품 42년을 기념하면서 동창 신부님들이 성지순례를 다녀왔다고 합니다. 작은 섬에 성모승천 성당과 종탑이 있었다고 합니다. 종에 매달린 줄을 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종탑이었습니다. 종탑에서 기다리던 신부님이 친구 신부님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고 합니다. 신부님의 소원은 평생 가난하게 살아온, 겸손하게 살아온 동창 신부에게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사주는 것이었습니다. 70이 넘은 노 사제들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청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바라는 것을 행하는 것이 소원이라면 하느님께서는 잘 들어 주실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은 남에게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십시오.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입니다.(마태 7,12)”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성지순례를 다닐 기회가 있었습니다. 처음 갔던 때는 1995년입니다. 교구의 배려로 동창신부들과 이집트, 이스라엘 순례를 다녀왔습니다. 부끄럽지만 성지순례의 의미를 제대로 몰랐습니다. 마치 여행객처럼 순례를 하였습니다. 기도하고, 묵상하기보다는 신부님들과 친교를 나누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복음화 학교의 지도신부를 하면서 교우들과 함께 성지순례를 갔습니다. 교우들은 미리 성서를 읽었고, 기도하였습니다. 성지순례를 통해서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발자취를 따라가려하였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십자가의 길을 할 때입니다. 서로가 십자가를 지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넘어지심을 묵상하면서 예수님을 배반했던 모습을 떠올리고 울었습니다. 5처와 6처를 묵상하면서 키레네 사람 시몬처럼 십자가를 함께 지고 가고자 다짐했습니다. 베로니카 성녀처럼 주님 얼굴에 흐르는 땀과 피를 닦아드리고자 다짐했습니다. 성지순례는 순례자로 갔다가, 거룩한 사람이 되어 돌아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말씀은 교회의 지도자, 특히 성직자들이 늘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과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의 말은 들으십시오. 그러나 그들의 행동은 본 받지 마십시오. 그들은 말은 하면서 실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생색내기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짐을 다른 이에게 맡기기 때문입니다. 사제복이 특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첫 번째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생각합니다. 감옥에서도 교우들을 생각하며 위로하였습니다. 다시는 보지 못할 어머니를 생각하며 친구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께 어머니를 부탁한다는 편지를 읽으면서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하느님을 찬미하며 기꺼이 목숨을 바쳐 순교하였습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참된 목자의 길을 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여러분 가운데서 가장 높은 사람은 여러분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입니다.”라는 말을 삶으로 실천하였습니다. 세상의 나이로는 26살 밖에 되지 않았고, 사제생활은 1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한국의 수선탁덕(首先鐸德)’이 되었습니다.

 

오늘의 독서는 늘 부족한 제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말씀입니다. “오너라. 우리 시비를 가려보자. 너희의 죄가 진홍빛 같아도 눈같이 희어지고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같이 되리라. 너희가 기꺼이 순종하면 이 땅의 좋은 소출을 먹게 되리라.”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시니 비록 나의 죄가 진홍같이 붉어도 눈과 같이 희게 해 주신다고 하십니다. 비록 나의 죄가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처럼 희게 해 주신다고 하십니다. 주님의 자비하심에 의탁하며 걸어온 길을 돌아봅니다.

 

올바른 길을 걷는 이는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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