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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심리학이 만난 영화: 행복의 공식, 어바웃 타임

985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12-12

[심리학이 만난 영화] 행복의 공식, 어바웃 타임

 

 

행복의 2단계 공식

 

“두 가지 단계 중 첫 번째는 일단 평범한 삶을 사는 거다. 하루하루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아버지가 폐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간 팀. 아버지는 팀에게 행복의 1단계 공식을 알려 준다.

 

아버지의 1단계 공식처럼 팀은 우선 평범하게 살아 본다. 친한 동료를 함부로 대하는 상사의 행동에는 조용히 침묵을 지킨다. 편의점 직원은 친절하고 상냥하게 인사를 건네지만, 너무 바빠서 무표정하게 돈만 지불하고 뛰쳐나온다. 아름다운 건축물 안에 들어왔지만, 아름다움을 느낄 겨를이 없다. 어렵게 재판에서 이기고도 사람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눌 마음의 여유도 없다. 퇴근길 지하철 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이어폰에서 새어나오는 음악 소리 때문에 짜증이 난다. 팀이 평범하게 살아 본 하루는 정말 힘겨운 날이었다.

 

행복을 위한 아버지의 2단계 공식은 똑같이 하루를 다시 살아 보기. 처음엔 긴장과 걱정 때문에 볼 수 없었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두 번째 살면서 느껴 보라는 것이다.

 

아버지의 2단계 공식처럼 팀은 똑같이 하루를 다시 살아 본다. 무례한 상사 때문에 의기소침한 동료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편의점 직원의 얼굴을 바라보고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를 건넨다. 급하게 뛰어가면서도 건물의 아름다움을 느껴 본다. 함께한 사람들과 승리의 기쁨을 짧지만 확실하게 공유한다. 옆 사람의 이어폰에서 나오는 음악을 소음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가 연주하는 기타 소리라고 생각하면서 마음껏 즐긴다. 팀이 다시 살아 본 똑같은 하루는 아주 멋진 하루였다.

 

 

과거를 되돌릴 수 있다면

 

리차드 커티스 감독의 2013년 작 ‘어바웃 타임’은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성인이 된 팀에게 아버지가 가족의 비밀에 대해 알려 준다. 비밀은 이 집안 남자들에게는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몇 가지 제한이 있기는 했다. 미래로의 시간 여행은 불가능하다. 과거로만 돌아갈 수 있다. 그것도 자신이 경험했던 과거로만 돌아갈 수 있다. 자신이 만나지도 못했던 역사 속의 누군가를 만나러 살아 보지 못했던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자신의 인생 안에서 자신이 실제로 존재했고, 자신이 기억하는 곳으로만 돌아갈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어두운 곳에 가서 눈을 감고 두 주먹을 쥐고 가고 싶은 순간을 생각하면 어느새 그곳으로 가게 된다.

 

과거를 되돌릴 수 있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과거에 했던 잘못된 의사 결정이나 행동을 되돌려서 지금의 자신을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려고 할 것이다. 누군가는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돌아가고, 또 어떤 사람은 자기나 주변 사람들의 불행을 되돌리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선택은 달랐다. 그는 그저 인생을 두 번 경험하는 데 이 능력을 사용했다. 그 이유는 돈을 더 많이 버는 것보다 이 방법이 인생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의 곳곳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아름다움들이 숨어 있다. 어두컴컴한 회색처럼 보이는 고단한 일상에도 작은 찬란함이 빛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이런 소중한 것들의 존재를 눈치 채지 못한 채 후다닥 흘러가고 만다. 그래서 하루하루는 힘겹고 고달픈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누릴 수 있는 행복감을 느껴 보지도 못한 채 인생을 허비한다.

 

그래서 아버지는 똑같은 인생을 한 번 더 살아 보길 원했다. 과거로 돌아가 두 번 살 수 있었던 덕분에 그는 처음에는 느끼지 못했던 인생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었다. 마치 우리가 10년 전에 봤던 책이나 영화를 다시 보면, 그 당시에는 아무 감흥 없이 흘려보냈던 놀라운 장면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처럼. 아버지는 과거로 돌아가 자신이 읽었던 책들을 두 번씩 봤다. 그가 좋아하는 찰스 디킨스의 소설은 세 번씩. 그는 인간이 읽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책을 두 번씩 보면서 첫 번째 읽을 때는 발견하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음 챙김

 

만일 우리에게도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팀의 아버지가 제시한 행복의 공식은 상당히 효과적일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그럴 능력이 없다. 그 누구도 똑같은 인생을 과거로 돌아가 다시 경험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우리 인생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경험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명상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해 인류가 실행해 온 아주 오래된 방법이지만,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가장 최신의 방법이기도 하다. 다양한 종류의 명상법이 공유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마음 챙김’이다. 이는 지금 이 순간의 경험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잣대로 평가하거나 규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경험하고, 이를 자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음 챙김 연습은 우울과 불안을 낮추고, 수면과 대인관계, 그리고 면역 체계를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심지어는 하루에 단 몇 분 동안만이라도 마음 챙김 연습을 하면 집중력이 증가하고 보다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하게 된다는 것을 보고한 연구들도 있다.

 

마음 챙김을 위한 특별한 수련법들이 있지만, 일상생활 중에도 연습할 수 있다. 아버지가 제시한 행복의 2단계 공식이 사실은 마음 챙김의 일상 수련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일상의 작은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끼면서 사는 것이다. 지하철역에서 회사까지 바쁘게 걸어가는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길에 서 있는 은행나무의 노랗게 물든 잎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햇살이 피부에 닿는 것을 느껴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은 여유를 찾고 조금 더 따뜻해진다.

 

 

행복의 새로운 공식

 

“마침내 난 시간 여행에서 마지막 교훈을 얻었다. 아버지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기까지 했다. 이제 난 시간 여행을 하지 않는다. 그저 매일을, 내가 이날을 위해 시간 여행을 한 것처럼, 나의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완전하고 즐겁게 지내려고 노력할 뿐이다.”

 

팀이 만든 새로운 행복의 공식은 최선을 다해서 지금의 아름다움을 체험하는 것이다. 평범하게 한 번 살아 보고, 두 번째에 가서야 여유 있게 인생을 둘러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의 순간을 만끽할 수 있어야 한다. 삶의 작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때 우리 마음은 더 따뜻해지고, 우리의 행복은 더 커진다.

 

* 한 해 동안 ‘심리학이 만난 영화’를 써 주신 전우영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 편집자.

 

* 전우영 - 충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무료 온라인 공개 강좌 서비스인 케이무크(K-MOOC)에서 일반인들을 위해 쉽게 디자인한 ‘심리학 START’를 강의하고 있다. 「나를 움직이는 무의식 프라이밍」, 「내 마음도 몰라주는 당신, 이유는 내 행동에 있다」 등을 펴냈다.

 

[경향잡지, 2019년 12월호, 전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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