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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려면

629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05-11

[레지오 영성]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려면

 

 

‘느릿느릿한 소걸음이 천리를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우보천리(牛步千里)’라는 이 고사성어가 레지오 마리애를 정의하는데 꼭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소는 말처럼 빨리 달리지는 못하지만 그러나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천리 너머에 도착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이처럼 레지오에서 하는 일을 보면 소걸음 걷듯 느릿느릿 나아가기에 겉으로 보기에 큰 변화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레지오가 아무 승산도 없는 일을 한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목경험상 저는 레지오 활동이 왕성한 본당은 뭔가 달라도 다른 기운이 풍겨진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레지오 단원들은 한 주일에 한 번씩 모여 묵주기도를 바치고, 지난 한 주간 동안 했던 크고 작은 활동들을 보고하고, 또 다음 한 주간 단원들이 해야 할 일을 단장으로부터 할당받는 지극히 단순하기 짝이 없는 회합이 반복되지만 이 일은 엄청난 결과를 낸다는 말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뚜벅뚜벅 한 걸음씩 내 딛는 소걸음이 어느새 천리를 갈 수 있지 않습니까? ‘우보천리(牛步千里)’ 이 말은 레지오에 대한 저의 신념입니다.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서두르지 않고 뚜벅뚜벅 내딛다 보면 천리를 가게 될 것입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멀리 가려면 함께 가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우리 레지오 단원들은 빨리 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후다닥 일을 해 치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죽을 때까지 함께 기도하고 움직일 수 있는 순간까지 활동을 하는 성모님의 군대라면 단원들과 보조를 맞추어서 느릿느릿하지만 그래도 뚜벅뚜벅 걸어갈 때 어느새 본당이 바뀌고 세상이 바뀌게 될 것입니다. 단원들의 작은 정성이 마침내 이 땅을 성모님의 뜻으로 가득 차게 만들 것입니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 여러분! 

 

저는 초창기 레지오 단원들의 모습을 생각해 봅니다. 밥 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아이를 키우고 가정을 돌보고, 또 직장에서 매일매일 근무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적인 삶을 마치고 직장에서 바로 성당으로 가서 기도하고 활동을 하던 레지오의 선배들 말입니다. 1921년 어느 날 저녁 정해진 시간에 몇 안 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앉았습니다. 그 회합의 모습은 오늘날 세계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레지오 회합과 똑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들이 둘러앉은 탁자 위에는 간단하게 제대가 차려져 있었고, 가운데에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상’이 놓여있었습니다. 성모상은 흰 보 위에 모셔져 있었고, 꽃을 꽂은 두 개의 꽃병과 촛불이 켜진 두 개의 촛대가 양쪽에 놓여 있었습니다. 이들이 맨 처음 취한 행동은 무릎을 꿇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함께 모여 기도하는 일이 제일 먼저 이루어졌습니다. 신앙심 깊은 이 젊은이들은 머리를 숙여 성령께 기도를 바친 다음, 낮 동안 고달프게 일한 손에 묵주를 들고 가장 소박한 이 신심기도를 바쳤습니다. 기도가 끝났을 때 그들은 자리에 앉아서 성모님의 주관 아래 어떻게 하면 하느님을 가장 기쁘게 해드릴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서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보는 바와 같은 모습의 레지오 마리애가 태어난 첫 모습입니다.

 

그렇습니다. 성모님의 주관 아래 어떻게 하면 하느님을 가장 기쁘게 해드릴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한 주간 한 주간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 레지오 단원들의 참 모습입니다. 사실 레지오의 목적은 “단원들의 성화를 통하여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데 있다.”고 교본에서 명시하고 있는 것처럼, 단원들은 성모님과 교회의 사업에 기도와 활동으로 거룩하게 됩니다. 그로써 하느님께 큰 영광을 드리게 됩니다.

 

우리 교회 안에는 우리 신앙의 모델인 수많은 성인‧성녀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일상의 작은 일들에 충실하여 성인이 된 것입니다. 아무도 따라할 수 없는 큰일을 이루어서가 아니라 지극히 작은 일에 정성을 기울여 하루하루를 성실히 산 결과가 신자들의 귀감이 되는 성인이 된 것입니다. 우리들도 성인들의 모범을 따라, 일상생활 가운데 행하게 되는 지극히 작은 활동들을 통해서 “하늘에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8)는 주님의 말씀을 이루고 마침내 하느님께 큰 영광을 드리게 될 것입니다.

 

저는 레지오야말로 현대교회 특별히 한국교회를 지탱하는 큰 기둥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레지오는 평신도가 주축이 되어 사제와 함께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2년만 지나면 레지오가 세상에 태어난 지 100주년이 됩니다. 이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레지오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개최되기 이전에 이미 공의회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레지오가 확산될수록 교회는 점점 현대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제대로 나아가게 될 것이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지향하는 그 일을 완수하게 될 것입니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 여러분! 

 

여러분들이 행하는 한 주간의 기도와 활동만을 따로 떼어서 생각하면 미미하기 짝이 없어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작디작은 일들도 오랜 세월 동안 쌓이면 큰 산이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 된다는 말입니다. 본당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일등 공신인 레지오 단원 여러분들의 기도와 활동에 하느님의 큰 축복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아멘!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9년 5월호, 조명래 안드레아 신부(마산교구 진주 봉곡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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