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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녹) 2020년 10월 31일 (토)연중 제30주간 토요일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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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겸손한 도구(워비곤 호수 효과)

697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0-07-07

[레지오와 마음읽기] 겸손한 도구(워비곤 호수 효과)

 

 

조선시대 도공 우삼돌은 질그릇만을 구워 팔다가 좋은 작품을 만들어 보고자 고향인 홍천을 떠나 궁중에 그릇을 진상하던 경기도 광주분원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피나는 노력 끝에 자신이 만든 그릇이 궁중에 진상되어 왕의 칭찬을 듣게 되면서 비록 도공이었지만 유명세를 떨치게 된다. 이에 스승은 그를 ‘명옥’이라고 이름 지어 주어 우명옥이 되었다. 하지만 우명옥은 자신도 모르게 교만해지기도 했고 동료들의 유혹으로 기생집을 드나들며 주색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동료들과의 뱃놀이에서 폭풍우를 만나게 되고 구사일생으로 자신만 살아남게 된다.

 

그 후 그동안의 삶을 참회하는 마음으로 신기한 술잔을 만드는데 이름하여 계영배(戒盈杯)이다. 계영배는 잔의 7부 이상 따르면 술이 모두 밑바닥으로 흘러내려 마시지 못하게 되는, 넘침을 경계하게 하는 술잔이었다. 이후 이 잔은 그 당시 무역상인 임상옥에게 전해졌고, 임상옥은 이 잔을 늘 곁에 두며 과욕을 주의하여 거상이 되었다고 한다. 사자성어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떠올리게 하는 강원도 홍천의 전설이다.

 

‘워비곤 호수 효과’는 자신의 능력을 평균보다 과대하게 평가하는 경향을 말한다. 워비곤이란 근심(Woe)이 사라진(Be Gone) 곳이란 뜻으로, 미국 라디오 드라마에 나오는 가상 마을이다. 이 마을 사람들은 스스로 평균보다 잘 생기고 힘도 세고 똑똑하다고 믿으며 자신을 과신하는데, 이런 마을 사람들의 태도에 빗대어 우리 안에 있는 자기 과신 경향을 표현한 것이다.

 

이는 심리학자 톰 길로비치가 그의 저서 ‘인간, 그 속기 쉬운 동물’에서 ‘워비곤 호수 효과’라고 하였고 누구에게나 있는 보편적 현상이라고 주장하였다. 실제로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미국의 경우 직장인 80%가 스스로를 평균 ‘이상’이라 생각하고 자신을 평균 ‘이하’로 평가한 사람은 단지 1%에 불과하였다고 한다. 한국에선 한 구직 사이트에서 구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신이 평균보다 우수한 인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70%에 달했고, 이 중 약 80%는 자신의 능력에 비해 연봉이 낮다고 불평했다.

 

이렇게 우리들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지나친 행운을 기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국부론의 저자 아담 스미스는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이익을 볼 가능성은 과대평가하고, 손해를 볼 가능성은 과소평가한다”는 것으로 표현했다.

 

 

자신의 능력을 평균보다 과대하게 평가하는 경향 ‘워비곤 호수 효과’

 

워비곤 호수 효과는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자동차로 폭주하는 것, 오랫동안 고시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나 은퇴 후 잘 아는 영역이라 생각하고 투자하여 실패하는 것 등이다. 자기 과신은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하여 자기 능력의 과대평가로 이어지게 하고, 결국 엉터리로 미래 예측을 할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한두 번의 성공으로 자기 효능감이 높아져 그 문제 해결법에 확신이 들면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의 선택은 늘 옳을 것이라는 낙관성이 자리 잡는다. 이는 결국 어려움을 과소평가하고 긍정적 정보만을 받아들여 현실적 위험 요소에 대한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하게 한다.

 

K형제는 자신이 단장으로 있던 꾸리아에 대한 뼈아픈 기억이 있다고 한다. 그가 처음 Cu. 단장이 되었을 때 열과 성의를 다하였다. 그가 3년의 임기를 마칠 때쯤에는 성인 Pr.이 두 개나 늘었고 소년 Pr.도 창단되었다. 자연히 Cu. 단장으로 재 선출되었지만 공교롭게도 갑자기 병이 나서 단장직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었다. 3년 정도 지나 건강을 회복한 후 다시 Cu. 단장이 되었고, K형제는 꾸리아가 전적으로 자신의 손에 달렸다고 생각하고 과거의 경험을 되살려 Cu.를 운영하였다.

 

하지만 이때는 레지오 운영이 예전 같지 않았다. Cu. 간부들과의 화합도 매끄럽지 않았고, 단원들의 행사나 봉사 참여 및 출석률도 조금씩 낮아지는 등 다소 침체되는 분위기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일시적 현상이라 여겼다. 결국 그가 Cu. 단장직을 그만둬야 하는 3년 임기 말에 소년 Pr.과 몇 개의 성인 Pr.이 존속 위기에 놓였다. 그는 뒤늦게 이를 수습하고자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한다.

 

그는 말한다. “저는 성모님을 말로만 믿었고 사실은 저를 더 믿었던 듯합니다. 돌아보면 과거 Cu.의 성공적인 운영도 레지오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신부님 덕이 컸는데 제가 그것을 몰랐더라고요. 부끄럽게도 저는 제 경력과 지식만을 믿으며 다른 간부들의 말을 듣지 않았음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어떤 일을 할 때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은 중요하다. 그것이 동기로 작용하여 적극적인 행동의 추진력이 되어 성취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은 자기 과신의 위험으로 우리를 내몰 수 있어 조심해야한다. 피조물인 우리가 지니는 한계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이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을 낮추되 비굴하지 않고 자신을 정당하게 평가하는 인식과 그 태도’를 겸손이라고 한다.(가톨릭 대사전 참조) 이는 자기 처지 이상으로 높이는 오만함도, 그 이하로 낮추는 비굴함도 아니다.

 

 

성실한 보고야말로 조직체의 규율과 준수 사항을 기꺼이 따르는 일

 

또한 성 아우구스티노는 “인간이여, 그대가 인간임을 알지어다. 그대의 온전한 겸손은 자신을 아는 것이로다.”라고 했고, 교본에도 ‘자신이 하느님 앞에 어떤 존재인가를 인정하고 솔직히 받아들이는 것만이 참된 겸손의 본질’(51쪽)이라고 하니, 겸손은 자신의 모습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균형 잡힌 시각으로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다.

 

레지오 단원인 우리들에게 겸손은 필수 덕목이다. 그 이유는 ‘성모님의 겸손을 본받음은 레지오 활동의 뿌리이며 수단’(교본 49쪽)이고, ‘레지오 단원은 ‘살아 있는 기적의 패’로서 성모님이 이 세상에 은총을 내리시는 데 사용하시는 겸손한 도구’(교본 518~519쪽)이기 때문이다. 하여 우리는 개인의 경험이나 지식에 의존하여 활동을 하는 것을 넘어 레지오라는 조직에 기대어 활동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레지오의 장치가 바로 ‘주간 활동보고’이다.

 

활동보고는 선행을 스스로 내세우는 것이나 겸손의 덕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생각이 들면 그것은 Pr.의 세심한 지도를 벗어나려는 위험한 욕구일 수 있으므로 경계해야 한다. 교본에 알맹이 없는 보고는 겸손을 가장한 교만이고, 성실한 보고야말로 조직체의 규율과 준수 사항을 기꺼이 따르는 일이라고 한 것을 명심해야 한다.(교본 188쪽 참조) 나아가 성실한 보고를 통하여 받은 동료단원들의 격려나 객관적 평가는 나를 제대로 보는데 도움이 됨을 잊지 말자. 우리 모두는 훌륭할 수는 있어도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겸손의 덕은 고귀하고 굳세어, 이 덕을 구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볼 수 없는 기품과 힘을 가져다 준다.’(교본 50쪽)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0년 7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행복디자인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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