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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신앙공부의 기쁨과 즐거움: 일상의 성인들(옆집의 성인들)

1356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0-01-05

[신앙공부의 기쁨과 즐거움] 일상의 성인들(옆집의 성인들)

 

 

모든 신앙인은 거룩함(성덕, 완덕)으로 불림을 받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그러저러한 평범한 존재로 안주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거룩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십니다.”(‘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1항)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은 모든 신앙인의 소명입니다. 모든 신앙인은 거룩한 사람, 성덕의 사람, 완덕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거룩해진다는 것, 성화된다는 것, 완덕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같은 의미를 나타냅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거룩해진다는 것(성화된다는 것, 완덕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하느님을 닮는다는 것이고 예수 그리스도를 닮는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이 ‘거룩함’이라는 말, ‘성덕’이라는 말, ‘완덕’이라는 말이 갖는 무게 때문에 이 말의 참 의미를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룩함이라는 것은 무언가 특별한 경지를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평범한 일상의 신앙인들과는 관계없는 것으로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영웅적 덕행의 징표들, 목숨을 바친 순교,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다른 이를 위하여 끊임없이 자기 삶을 내어주는 사례들”(5항)을 보여주는, 복자나 성인들만 거룩한 사람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뛰어난 성인들과 순교자들만 거룩함으로 부르시고, 그들에게만 거룩함의 은총을 베푸시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께서는 거룩하고 충실한 하느님 백성들 가운데에 성덕을 풍성하게 베풀어 주십니다.”(6항) 하느님의 백성인 우리 신앙인 모두가 거룩함으로 불림을 받았고 또 거룩함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일상의 거룩함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모든 신앙인들이 일상의 삶의 자리에서 드러내는 거룩함에 대해 참 아름답게 선포하고 있습니다. “인내하는 하느님 백성 안에서 드러나는 성덕이 보기 좋습니다. 무한한 사랑으로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 가정을 부양하고자 열심히 일하는 수많은 남녀, 병자들, 한시도 미소를 잃지 않은 노(老) 수도자가 있습니다. 날마다 한 결 같이 앞으로 나아가는 그들에게서, 저는 투쟁 교회의 성덕을 봅니다. 이는 우리 옆집 이웃 안에서 발견되는 성덕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우리 한가운데에 살아가면서 하느님의 현존을 반영합니다.”(7항)

 

우리 대부분의 신앙인들은 그저 평범하고 소박한 일상을 살아갑니다. 우리들 일상의 삶은 무슨 대단한 영웅적 투쟁의 장이 아니라 어찌 보면 사소하고 작은 투쟁의 장일뿐입니다. 우리의 생은 예기치 않게 다가오는 어려움과 고통들을 견뎌내고 버텨내는 인내를 필요로 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살아가는 자리에서 감당해야 할 책임의 무게들이 가끔 버겁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 가끔은 이웃을 향한 작은 헌신의 몸짓들이 요청되기도 합니다. 자기 생의 운명을 견뎌내는 인내의 행위 속에, 자기 생의 무게를 감당해내는 책임 있는 태도 속에, 세상과 이웃을 향한 작은 헌신의 모습 속에 일상의 거룩함이 담겨져 있습니다.

 

신앙인이 일상의 삶 속에서 드러내는 거룩함은, 결국 자기 생의 여정에서 자기에게 다가오는 모든 것들에 대해 ‘신앙의 방식’으로 응대하는 일입니다. 자기에게 다가오는 사람과 사건과 사고와 일들에 대해 ‘예수님의 방식’으로 응대하는 것입니다. 즉, 예수님의 시선과 관점으로, 예수님의 마음으로, 예수님의 태도로 응대하는 것입니다.

 

 

저마다 자기 길에서, 저마다 자기 방식으로

 

사람은 저마다 자기 생의 운명이 있습니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방식으로 자기 생을 살아냅니다. 제멋대로 살아간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람은 저마다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이 있고, 자신이 선택해야 할 자신의 방식이 있습니다. 사람의 삶은 획일성이 아니라 다양성입니다. 사람들이 그려내는 삶의 무늬는 다채롭습니다. 누구나 다 영웅의 삶을 살 수는 없습니다. 누구나 다 스펙터클한 삶을 살 수는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밋밋한 생을 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굴곡진 삶을 살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파란만장한 삶을 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단조로운 삶을 살기도 합니다.

 

사람은 저마다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때론 그 길이 주어지고 강요된 길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또 때론 자기 스스로 선택하고 개척한 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부정과 탈출의 방식이든, 긍정과 수용의 방식이든, 사람은 누구나 다 저마다의 길을 찾고 그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신자들이 저마다 자기의 길을 식별하고, 하느님께서 각 사람에게 안배해 주신 개인적 은사인 자신의 최고 장점을 발휘하는 일입니다.”(11항) 모든 신앙인은 자기만의 성덕의 길을 찾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거룩해져야(성화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녀를 둔 부모의 길을 걸어가는 신앙인이라면, 자녀를 사랑으로 돌보는 일이 거룩함의 길입니다. 아마도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 그 자체가 진정 거룩한 일일 것입니다. 교황님께서 표현한, “무한한 사랑으로 자녀들을 키우는 부모들”의 성덕이 바로 그것입니다. 또 한편으로, “가정을 부양하고자 열심히 일하는 수많은 남녀”의 성덕이라는 표현은, 가족을 위한 노력과 헌신이 곧 거룩함의 모습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어느 소설가는 이것을 “밥벌이의 거룩함”이라고 표현합니다.

 

이처럼 거룩함(성덕)을 표현하고 실천하는 방식은 무슨 특별한 것이라기보다는 그저 자기의 길에서 신앙의 방식으로 살아내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하느님 은총의 이끄심에 따라 우리는 수많은 작은 몸짓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신 그 성덕의 모습을 갖추어 나가고 있습니다.”(18항) 라고 고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거룩함이란 자기 삶의 자리에서 예수님을 닮으려고 노력하는 일입니다

 

“성덕의 척도는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서 다다르시는 경지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성령에 힘입어 우리는 우리 전 생애에 걸쳐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아야 합니다.”(21항) 성인(聖人, 거룩한 사람)이란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 예수 그리스도를 반영하고 재현하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공경하는 교회의 성인들은 자기 삶의 자리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닮으려고 애써 노력했던 사람들입니다. 성인의 삶 전부가 완벽하고 완전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성인들의 삶 안에도 숱한 실수와 실패가 있을 수 있습니다.(22항) 단지 성인들은 그분들의 삶의 전체적 지향이 예수 그리스도를 향했을 뿐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일상은 영웅적 덕행과 영웅적 순교와 영웅적 헌신을 요청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일상의 덕행과 일상의 순교와 일상의 헌신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일상의 자리에서 성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자기 삶의 자리에서 자기 자신의 방식으로 예수님을 닮은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신앙의 모범을 통한 자녀교육에 헌신하고 가족을 위한 자기희생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 시대의 부모들이 거룩한 사람입니다. 육체노동자로 살아가든, 선생과 공무원으로 살아가든, 사회 운동가로 살아가든, 그 사람의 직업적 모습이 무엇이든 간에 자기 생의 자리에서 자기의 방식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닮으려고 온힘을 다해 애써 노력하는 사람들이 이 시대의 일상의 성인입니다. 자기 삶의 자리에서 온 생각으로, 온 마음으로, 온 몸으로 예수님을 닮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거룩한 사람입니다.

 

* ‘신앙공부의 기쁨과 즐거움’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문헌들을 통해 신앙과 신앙인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 볼 것입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0년 1월호, 정희완 사도요한 신부(안동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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