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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레지오 영성의 혁신과 미래

620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03-05

[레지오 영성] 레지오 영성의 혁신과 미래

 

 

중학생 시절 소년 쁘레시디움에 몸담았던 것이 레지오 마리애에 대한 경험의 전부인 제가 선교사목국장 발령을 받아 부산 바다의 별 레지아의 당연직 담당사제가 되었습니다. 그런 제가 레지오 영성에 관한 원고청탁을 받고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학생이 성인들을 가르치는 것과 다를 바 없게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신앙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외부인의 시선으로 이제까지 레지오의 모습을 솔직히 바라볼 기회라고 여기며 용기를 내었습니다.

 

사제로서 12년 넘게 유럽교회와 미국교회에서 살아왔던 제가 레지오에 관해 가졌던 가장 큰 의아함은 대표적인 평신도 사도직 단체인 레지오가 오히려 오랜 역사를 가진 그들 교회에서는 별로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성직주의와 조직의 지나친 경직성에서 나름 그 이유를 찾아보았습니다. 신자 개개인의 개인주의와 자율성이 강화되어 온 서양 교회에서는 활동지시의 최상단에 있는 성직자에 대한 반발심, 너무나 잘 짜인 체계와 틀에 대한 거부감이 작용했다고 봅니다. 이런 세계적인 흐름에 비추어보면 한국 레지오의 모습은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과히 천주교를 외국선교사 없이 평신도에 의해 자생적으로 발생시킨 세계 유일한 한국의 교회 면모와 비길 만합니다.

 

그렇다고 한국의 레지오가 순탄한 길만을 걸어온 것은 아니며 오늘날도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초창기 레지오 운영에 있어서 발생했던 여러 내부적 문제들에 대하여 다양한 자정 노력을 해오며 자리를 잡아갔고, 1990년대 초 한국 교회에 소공동체의 중요성이 처음 불기 시작하던 그 시절, 레지오가 중요하니 소공동체가 더 중요하니 하면서 많은 혼돈의 시기를 보냈던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 즉 신자증가 추세 감소, 냉담교우 증가, 젊은이들의 교회 이탈로 인한 신자들의 노령화 등은 레지오가 직면한 어려움과 맥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던 레지오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발 벗고 나서야 할 때라고 여겨집니다. 이는 오늘날 레지오가 직면하고 있는 내·외부적 어려움의 원인을 잘 이해하고 레지오 영성의 혁신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깨닫는 데서 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훌륭한 단원은 당연히 훌륭한 신앙인이어야 

 

힘겨운 발걸음을 내디디고 있는 한국 교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동력원으로 레지오가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레지오 안에서 제기되었던 몇몇 문제점들에 대한 반성이 필요합니다. 내부적 문제들은 훌륭한 단원과 훌륭한 신앙인을 동일시하는 착각에서 비롯된 것들이라고 여겨집니다. 미사에 빠져도 회합에 빠지지 않으면, 성경은 몰라도 교본을 꿰차고 있으면, 우리 레지오 단원들만 잘 챙기면 훌륭한 단원이 될 수 있습니다만 모범적인 신앙인이 될 수는 없습니다.

 

외부적 요인과 관련하여, 한국 사회에서 레지오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특별히 융성할 수 있었던 데에는 어머니에 대한 극진한 존경과 사랑이라는, 그리고 명령과 복종, 일사불란함이란 군대 문화에 익숙한 한국인들의 정서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통적 가족의 의미가 퇴색되어가고, 누군가의 명령이나 지시에 복종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현대인들의 정서적 변화는 레지오 활동과 신 단원 모집 등에 어려움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단순히 인정에 호소하거나 강한 규율이 많은 활동을 강제할 수 있다는 과거의 사고방식을 현대인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미래의 레지오가 노병들의 집합소가 아니라 한국 교회를 구한 영웅이 되기 위해서 보다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왜 레지오를 하는가? 그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더욱더 훌륭한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하느님을 더 많이 사랑하고 이웃을 더 잘 사랑하는 것이 레지오 단원들의 목적입니다. 레지오라는 틀은 우리가 그 길을 함께 잘 걸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 훌륭한 도구일 것입니다. 훌륭한 단원은 당연히 훌륭한 신앙인이어야 합니다. 나아가 훌륭한 신앙인은 시대의 변화를 탓할 것이 아니라 그 흐름의 영향으로 인해 흔들리는 이웃들의 고민을 이해하면서 그들도 공감할 수 있는 신앙의 길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2014년 한국을 방문하셨던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교회는 기억과 희망을 지켜주는 관리자입니다. 과거에 대한 증인의 기억은 현재의 새로운 증언이 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됩니다.”라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한국 교회를 성장시켰던 과거 레지오 단원들의 증언이 오늘날 현재의 새로운 증언이 될 수 있을 때 한국 교회의 미래에 대한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훌륭한 신앙의 모범이란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마음이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셨던’ 성모님의 마음을 우리 각자의 마음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신앙생활일 것입니다. 모든 레지오 단원들이 레지오라는 도구를 잘 활용하여 하느님의 놀라운 일들로 가득한 기억으로 채워나갈 때, 참신앙의 지혜와 경험을 미래에 전달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우리의 증언이 현대인들에게 함께 걷고 싶은 열망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고, 한국 교회와 레지오의 희망찬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9년 3월호, 이장환 마르티노(부산교구 선교사목국장, 부산 Re. 담당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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