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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동유럽 신앙 역사 순례: 1000년 수도원 품은 오스트리아

1868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10-29

[동유럽 신앙 역사를 순례하다] (3) 1000년 수도원 품은 오스트리아


중세의 화려함과 수도원 영성 공존… 종교 문화의 요람되다

 

 

- 1000년 세월 동안 학문과 지성의 요람으로 오늘날까지 수도원 영성을 전해오고 있는 성 베네딕도회 멜크수도원 전경.

 

 

초가을 기운이 감돌던 9월 25일 아름다운 예술의 도시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극장에서 흘러나오는 연주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 사이로 관광객을 태운 마차들의 말발굽 소리가 중세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올 때쯤. 북적북적한 빈 도심에서 높이 140m 첨탑의 위용을 드러낸 오스트리아 교회의 중심 빈대교구 슈테판대성당 앞에 다다르자 고개가 절로 꺾인다.

 

그리스도교 초기부터 신앙이 전파돼 오늘에 이르는 오스트리아 교회는 현재 세계적인 신학자요, 저술가로도 유명한 빈대교구장 크리스토프 쇤보른 추기경과 2012년 전 세계에 보급된 청년 교리서 「유캣(YOUCAT)」(오스트리아 주교회의 발간)으로도 잘 알려진 나라다.

 

문화와 예술, 믿음으로 보편교회에 기여하며 현대 신앙의 위기에 맞서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 오스트리아 교회는 1000년 역사의 수도원들을 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수 세기 동안 나라의 흥망성쇠를 함께하고, 오늘날 새로운 방식으로 영성을 전하고 있는 ‘성 베네딕도회 멜크수도원’과 ‘성 아우구스티노회 노이부르크수도원’이다.

 

- 10만여 권의 장서를 소장하고 있는 멜크수도원 도서관 모습. 다양한 분야 서적과 1200년된 필사본 등 방대한 서적이 있으며, 열람도 가능하다.

 

 

영성과 학문의 천 년 전당, 멜크수도원

 

도나우 강을 따라 서쪽으로 약 80㎞ 떨어진 작은 마을 멜크.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자연경관 사이로 커다란 요새와 같은 웅장함을 자랑하는 멜크수도원이 순례객들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수도원 입구부터 반대편까지 거리가 300m가 넘고, 일곱 개의 중앙 정원을 갖춘 멜크수도원은 궁전으로 착각할 만큼 화려하다. 그도 그럴 것이 멜크수도원은 본래 성(城)이었다. 오스트리아를 세운 바벤베르크 왕가의 레오폴드 2세가 1089년 자신의 성을 베네딕도회에 기증하면서 설립됐다.

 

‘Absit glorirari nisi in crvce’(나는 십자가 외에는 아무것도 자랑하고 싶지 않습니다). 수도원 꼭대기 금빛 십자가 아래 라틴어로 적힌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이곳이 수도원임을 잘 알려주고 있다.

 

멜크수도원은 오스트리아 신학 발전과 영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신성로마제국 시절,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의 아낌없는 재정 지원으로 전성기를 누렸고, 15세기에는 독일어권 수도자들의 수도생활 회복 운동의 중심지였다.

 

‘기도하고 일하라’는 베네딕도회 영성 아래 수도자들은 거대한 수도원을 신앙과 문화의 요람으로 발전시켰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들을 배출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거대한 초상화가 걸린 긴 복도를 지나면 멜크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발코니에 다다른다. 바로 옆 출입문 뒤로 10만여 권의 서적과 고문서를 소장하고 있는 도서관이 모습을 드러낸다. 법률ㆍ의학ㆍ철학ㆍ신학 서적과 1200년 된 필사본 등 방대한 장서가 꽂힌 서가를 관람할 수 있다.

 

1000년 전 나라를 지킨 성이었던 이곳은 오늘날 ‘그리스도교 영성의 요새’가 됐다. 신자ㆍ비신자 영신수련 피정 프로그램, 본당 사목, 끊이지 않는 문화 예술 공연과 순례로 연간 500만 명의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수도원이 운영하는 명문 사립 중고등학교에는 학생 900여 명이 수학 중이며, 입학 희망자들은 늘 정원을 초과한다. 수도원은 루마니아, 코소보,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 학교와 유치원도 운영 중이다. 사제는 30명 정도지만, 학교와 박물관 등에서 일하는 이들이 350명에 이른다.

 

성 아우구스티노회 노이부르크수도원이 소장하고 있는 베르둔 제단. 중세 시대 제작된 가장 오래된 금세공 청동 에나멜 패널이다.

 

 

시대와 발맞춰 나아가는 노이부르크수도원

 

빈 도심 인근에 자리한 ‘성 아우구스티노회 노이부르크수도원’은 오스트리아의 수호성인 레오폴드 3세가 1114년 아내 아녜스와 함께 설립했다. 레오폴드 3세는 당시 이곳을 거대한 왕실 궁전으로 쓰려 했지만, 계획이 변경돼 1133년 아우구스티노회에 기증했다. 그 탓에 본래 계획의 4분의 1 크기로 지어졌다. 합스부르크 왕가를 상징하는 왕관 돔을 쓴 수도원은 왕족이 쓰려던 화려한 공간과 소박한 수도원 공간을 함께 갖추고 있다.

 

아우구스티노회는 하느님 탐구와 설교 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한 수도회다. 이곳 노이부르크수도원 또한 대중 전례 운동과 성서사도직 단체를 조직해 운영하며 중세 때부터 과학과 신학연구소 역할을 했다. 1900년대 내내 수도원은 피우스 파르쉬 수사가 펼친 전례 개혁 운동으로 교회 발전에 기여한다. 파르쉬 수사는 ‘노이부르크 수도원 성서사도직’을 설립해 보급형 성경과 입문서를 출판해 실용적인 전례 자료를 전파하는 데 공헌했다.

 

수도원은 중세 시대 제작된 금세공으로는 가장 오래된 보물인 ‘베르둔 제단’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대공의 관’, 성 레오폴드 3세의 유물을 비롯해 장서 3만여 권을 소장한 도서관 등 1000년 역사를 품고 있다.

 

오늘날 수도원은 ‘믿음, 와인, 문화’라는 기치 아래 영성 전파에 힘쓰고 있다. 수도원은 세계 지역 교회 26개 본당 사목을 맡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900년 된 와인 양조장과 포도밭 운영으로 세계적인 와인도 생산하고 있다. 종교 문화와 예술 발전을 위해 수도원은 각종 예술품을 수집 및 전시 중이며, 이에 수도원의 큰 공간을 박물관으로 조성해놨다. 성미술 작품 4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매년 ‘성 레오폴드 평화상’을 공모해 시상하는 등 1000년 수도원은 시대에 발맞춘 변화와 노력으로 영성 전파에 노력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10월 27일,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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