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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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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성당에 처음입니다만19: 포도주에 물을 왜 섞나요

2251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07-14

[성당에 처음입니다만] (19) 포도주에 물을 왜 섞나요


포도주와 물처럼 일치되는 신성과 인성

 

 

포도주에 물을 섞는 것은 성작 안의 포도주와 물은 분리될 수 없듯이 인간도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떨어져 나갈 수 없다는 뜻을 지닌다.

 

 

나처음 : 신자들이 미사 중에 제물을 바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요. 대다수 종교에서는 성직자나 제사장이 모든 예식을 주례하는데 가톨릭은 일반 신자들도 그 예식에 능동적으로 동참하고 있어 그 모습이 참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신자들이 신부님께 바치는 황금색 그릇과 병에 담긴 제물이 무엇인지 궁금해요.

 

조언해 : 신부님, 저도 미사 때마다 궁금한 게 있는데요. 봉헌 예물로 받은 포도주와 물을 왜 섞는지 그 뜻을 모르겠어요. 알려주세요.

 

라파엘 신부 : 먼저, 처음이가 궁금해하는 것부터 알려줄게. 황금색 그릇과 병에 담긴 제물은 ‘빵과 포도주’란다.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 음식으로 빵과 포도주를 드셨기 때문에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빵과 포도주를 사용한단다. 

 

미사 중 빵과 포도주를 바치는 예식을 ‘봉헌’이라고 해.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 때 “많은 사람을 위하여” 그리고 “계약의 피”로서 당신의 생명을 바치실 것이라고 말씀하셨기에 봉헌이라고 표현한단다.

 

그리고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여러분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입니다”(1코린 11,26)라는 바오로 사도 말씀처럼 신자들은 미사 중 영성체를 통해 주님의 봉헌에 동참하는 것이란다. 

 

이처럼 ‘빵과 포도주’는 예수님을 표상하는 것이지. 그래서 미사의 제물은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시지. 신자 대표가 단순히 빵과 포도주를 제물로 바치는 게 아니라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제물로 바치는 거란다. 이 얼마나 거룩한 봉헌이니. 

 

가톨릭교회에서는 성찬례 제물로 쓰는 빵으로 누룩이나 다른 물질이 들어 있지 않은 순수하게 밀로 만든 신선한 빵을 사용해.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 때에 누룩이 없는 순수 밀로 만든 빵을 사용하셨기 때문이야. 포도주 역시 다른 물질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포도로 만든 천연 포도주를 사용해야 해. 백포도주이든 적포도주든 상관없고 순수 ‘포도로 빚은 것’(루카 22,18)이면 문제없어. 

 

성찬례 제물로 쓰일 빵과 포도주는 항상 온전한 상태로 보존되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해. 포도주가 시어지지 않도록 하고, 빵은 상하거나 쪼개기 어려울 정도로 굳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해. 

 

이제 언해가 궁금해 한 걸 풀이해 줄 차례구나. 사제는 성작에 포도주를 따른 다음 물 몇 방울을 섞는단다. 이렇게 하는 것은 유다인의 관습에서 비롯된 거야. 유다인들은 술에 취하지 않기 위해 물을 섞어 포도주의 농도를 희석해 즐겨 마셨단다. 따라서 유다인이신 예수님께서도 마지막 만찬 때 그렇게 마셨겠지. 이러한 유다인 풍습이 교회 전례 안에 그대로 들어온 것이지. 

 

하지만 중세에 들어오면서 포도주에 물을 섞는 것에 여러 의미를 덧붙여 설명하기 시작했지. 먼저, “군사 하나가 창으로 그분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러자 곧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요한 19,34)는 성경 말씀을 인용해 포도주와 물을 섞는 것은 ‘교회와 성사’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단다. 또, 포도주와 물은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그것을 섞는 것은 ‘하느님의 본성’(2베드 1,4)에 인간이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지. 마지막으로 성작 안의 포도주와 물이 분리될 수 없듯이 인간도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떨어져 나갈 수 없다는 뜻도 있단다. 

 

오늘날 교회에서는 포도주에 물을 섞는 것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일치, 그리고 사랑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단다. 이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나누는 영성체의 의미와 똑같단다. 하나의 성체 안에 모두 하나가 되는 일치를 드러내고 하나의 성체를 나누어 먹는 형제들의 사랑이 표현되는 것이지.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7월 14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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