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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 코로나 사태에 대한 교회의 진단과 이후의 사목방향 모색5: 생태환경

1207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0-06-22

[코로나 사태에 대한 교회의 진단과 이후의 사목방향 모색] (5) 생태환경


“일회용품 덜 쓰는 작은 일상이 피조물 보호하는 고결한 일”

 

 

- 의정부교구 환경농촌사목위원회가 지난해 12월 진행한 대안기술 워크숍에서 ‘로켓스토브’를 만들고 있는 참가자들. 로켓스토브는 연료절감형 고효율 화덕으로, 장작 소모량이 적고 열효율이 높아 연기로 인한 대기오염이 상대적으로 적다. 의정부교구 환경농촌사목위원회 제공.

 

 

41만9311명. 6월 12일 기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 수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후 6개월 만에 4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한 것이다.

 

문제는 감염과 사망에서 끝나지 않았다. 소비와 생산활동이 위축되면서 경제 위기를 초래, 사회적으로 불평등한 위치에 있는 이들은 실업과 위기라는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바이러스로 인해 위기와 공포에 휩싸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목소리가 있다. 바이러스의 공격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앞으로 수많은 변종 바이러스가 인간을 위협할 수 있으며 이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 중심에 선 주제가 생태 위기이며 이는 기후 변화와도 연결된다.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우리는 인간에 의해 훼손된 자연이 인간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무서운 진실을 목격했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모색해야 하는 지금, 교회의 생태환경 운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대안을 살펴본다.

 

 

코로나19 시대의 ‘찬미받으소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위치한 우한 화난 수산물 도매시장.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곳에서 유통되던 야생동물에서 감염원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간이 서식지를 파괴하고 생태계 질서를 무너뜨린 결과 야생동물과 접촉이 용이해졌고, 바이러스가 쉽게 전파될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지구상에 처음 자리를 잡았던 식물 생태계가 망가지면 동물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식물 생태계를 망친 원인이 바로 기후 변화이며 전염병 창궐 배후에 있는 이 거대한 위험에 우리는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회 안에서 생태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 역시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공동의 집을 돌보는 것에 관한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기후는 모든 이의, 모든 이를 위한 공공재’임을 강조하며 “온난화가 현재의 추세로 지속된다면 21세기는 예사롭지 않은 기후 변화와 전례 없는 생태계 파괴로 우리 모두에게 심각한 결과가 초래되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황이 전했던 이 무서운 경고는 오래 지나지 않아 우리 앞에 현실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이에 교황은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을 기념해 5월 16일부터 24일을 ‘찬미받으소서 주간’으로 정하고 “지금의 생태 위기에 응답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윽고 내년 5월 24일까지를 찬미받으소서 특별 기념의 해로 정하고 “이 특별 기념의 해와 그 다음 10년이 참으로 은총의 시간, 곧 지구와 인류와 하느님의 모든 피조물을 위한 참된 때를 경험하는 ‘희년’의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시대의 「찬미받으소서」는 어느 때보다 호소력있게 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생태적 회개’를 당부했다. 그는 “우리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모범을 기억하며 피조물과 맺는 건전한 관계가 인간의 온전한 회개의 한 차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검소함’을 강조하며 “그리스도교 영성은 절제를 통해 성숙해지고 적은 것으로도 행복해지는 능력을 제안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플라스틱이나 종이의 사용을 삼가고, 물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적당히 먹을 만큼만 요리하고, 생명체를 사랑으로 돌보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승용차 함께 타기를 실천하는 등 작은 일상적 행동으로 피조물 보호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참으로 고결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예수회 조현철 신부는 “코로나19의 원인이 생태계 파괴와 밀접하게 연관됐음이 드러난 가운데 우리는 삶과 사회가 근원적으로 변화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찬미받으소서의 메시지를 기억하며 우리는 이제 절약과 검소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회 생태환경 운동의 현재와 미래

 

1990년 1월 1일 세계 평화의 날,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창조주 하느님과 함께하는 평화, 모든 피조물과 함께 하는 평화’라는 주제의 담화문을 통해 세계 평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태학적 각성’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를 계기로 주교회의는 본당 사목뿐만 아니라 신자 개인의 차원에서 환경운동을 실천할 것을 당부했고 2000년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출범에 힘을 실었다. 교회의 생태환경 운동이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형태로 발전된 것은 2015년 생태회칙 「찬미받으소서」가 반포되면서다. 1992년 교회 내 환경문제 연구모임으로 시작했던 ‘하늘땅물벗’은 「찬미받으소서」 반포를 계기로 생태 사도직 단체로 2016년 10월 출범하게 된다.

 

교회의 생태환경 운동에서 주목할 점은 성당 안에 머무르지 않고, 세상 밖으로 나와 실천해야 함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서울대교구는 생태사도직 활동가를 양성하는 생태영성학교, 즐거운 지구 살리기 운동을 비롯해 교회 내 환경 단체들과 연대한 가톨릭기후행동을 결성, 환경문제과 관련된 각종 현안에 참여하고 있다.

 

인천교구는 인천 수도권 매립지, 자원순환센터 등 환경기반시설들을 방문해 환경보호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제주교구는 틀낭학교를 통해 제주의 생태환경 내용을 공유하고 현장학습을 진행한다. 대전과 의정부 교구도 의미있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월 재생에너지 보급확대를 위해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을 설립한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는 갈마동 성당에 불휘 햇빛 1호 발전소를 짓고 창조질서 보존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

 

화석연료를 줄일 수 있는 대안기술 공유 워크숍을 2018년부터 시작한 의정부교구 환경농촌사목위원회는 대안기술을 접목해 구들, 난로, 가마솥을 만들면서 지속가능한 삶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이 워크숍은 비신자들도 참여할 수 있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회는 보다 많은 신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생태계와 기후회복을 위한 탄소 제로’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 쓰레기 제로, 종이 금식 등 지구를 지키는 9가지 방법을 실천하고 SNS에서 인증사진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홍보 동영상 제작 및 경기도 기후위기 비상선언 청원 서명 운동 등 온라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일상과 사회의 대전환이 요구되는 시기, 교회의 생태환경 운동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 백종연 신부는 “코로나19를 통해 우리는 환경파괴가 우리의 일상의 파괴와 연결된다는 것을 체감했다”며 “사회구조 전반에 관한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코로나19 사태보다 더욱 어려운 사태를 겪게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창조질서 파괴에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을 다양한 방법으로 알리고 의식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며 “더욱 열심히 환경단체와 연대하고 이런 목소리가 계속 들릴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톨릭신문, 2020년 6월 21일, 민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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