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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성당 이야기27: 독일의 로마네스크를 완성하다 - 제2 슈파이어 대성당

720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0-05-17

[성당 이야기] (27) 독일의 로마네스크를 완성하다


제2 슈파이어 대성당

 

 

신성 로마 제국과 오토 대제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독일의 작센 지역에 기반을 둔 오토는 영토를 넓혀 독일을 열강의 대열에 들게 하였고, 교황으로부터 신성 로마 제국 황제의 관을 받았습니다. 오토 왕조와 그에 이은 잘리어 왕조 시기에 독일의 초기 로마네스크가 발전하였는데, 작센 지역 힐데스하임의 성 미카엘 성당(1033년), 라인란트 하류의 트리어 대성당(1070년), 그리고 라인란트 상류의 제1 슈파이어 대성당(1030~1061년) 등입니다. 특히 제1 슈파이어 대성당의 완공으로 독일의 로마네스크는 지역주의에서 벗어나 보편주의로 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하인리히 4세는 제1 슈파이어의 목조 평천장에 만족하지 않고 프랑스의 로마네스크에서 발달한 석조 볼트 천장을 시도하였습니다. 클뤼니 출신의 그레고리오 7세 교황과 대립하였던 하인리히 4세는 성당 건축에 있어서도 제3 클뤼니를 의식하여 그것에 상응하는 제2 슈파이어 대성당을 계획한 것입니다. 프랑스와 독일 그리고 보편교회와 지역교회의 경쟁 관계가 제3 클뤼니와 제2 슈파이어에서 계속된 것입니다. 그 경쟁의 중심에 로마네스크의 종합화와 대형화가 자리하였습니다.

 

제2 슈파이어는 제1 슈파이어의 평면 전체의 크기(네이브의 길이 70미터, 폭 13.8미터, 높이 33미터)는 바꾸지 않고, 웨스트워크, 크로싱 등도 그대로 두었습니다. 하지만 이스트엔드를 이루는 성가대석과 앱스, 그리고 트란셉트를 재건축하고, 무엇보다 네이브의 천장을 석조 볼트로 올렸습니다. 목조에서 석조로의 천장의 구조 변경은 네이브월의 구조 보강도 수반하였습니다. 또 다른 변화는 평면의 모듈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3랑식 12베이의 바실리카 평면을 보면, 네이브의 폭과 트란셉트의 폭이 같고, 그렇게 형성된 크로싱의 정사각형이 비례의 기준이 됩니다. 아일의 2베이가 네이브의 1베이에 상응되고, 기둥 체계도 주기둥과 부기둥이 교대되면서 전체가 6개의 모듈 단위로 구획되었습니다. 트란셉트는 제3 클뤼니처럼 발달하지는 않았지만, 크로싱과 양팔의 3베이로 구성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눈여겨볼 것은 이미 언급한 석조 그로인 볼트 천장입니다. 네이브의 모듈을 단위로 그로인 볼트가 있고 양옆에 횡방향 아치가 있으며, 이것이 대응 기둥으로 이어지면서 주기둥을 형성합니다. 부기둥에는 클리어스토리의 아치에서 내려오는 작은 대응 기둥이 덧붙여졌습니다. 네이브월은 아케이드층과 클리어스토리의 2단 구성입니다. 갤러리가 있어야 할 곳은 단순한 벽면으로 처리되었는데, 이런 추상적 구성은 독일 로마네스크의 특징으로 초기에서부터 자주 발견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네이브월에서 입체감을 주는 수평적 요소들은 사라지고 전체적으로 평평하고 단순한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2 슈파이어는 제3 클뤼니와는 다른 단순하면서도 추상적인 독일식의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독일의 전성기 로마네스크를 종합하고 완성한 슈파이어 대성당은 클뤼니 수도원 성당과는 달리 지금도 주일이면 신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2020년 5월 17일 부활 제6주일 의정부주보 7면, 강한수 가롤로 신부(민락동 성당 주임, 건축신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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