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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ㅣ복음화
1988-2018 복음의 기쁨으로5: 한국 교회의 속병, 냉담 교우

462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8-07-07

[1988-2018 복음의 기쁨으로] 5. 한국 교회의 속병, 냉담 교우 (상)


냉담 교우 찾는 ‘숨바꼭질’ 끝내려면 신자 마음 헤아려야

 

 

한국 교회의 많은 신자가 ‘하느님과 숨바꼭질’ 게임을 하고 있다. 하느님을 찾지도, 만나지도 않고 세상 속에 꼭꼭 숨어들고 있는 것이다. ‘냉담 교우’ 얘기다.

 

하느님과 숨바꼭질하는 냉담 교우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는 통계에도 나타난다. 한국 교회 580만 신자 가운데 부활ㆍ성탄 판공성사 대상자는 약 330만 명. 그러나 3명 중 2명은 판공성사를 보지 않고 숨바꼭질 중인 것으로 추정됐다. 어떤 이들은 생계와 학업이란 벽장 속에, 어떤 이들은 무의미한 신앙관이란 늪에, 또 어떤 이들은 성당 자체를 ‘커다란 고해소’로 여기며 하느님과의 만남을 미루고 있다. 고통과 시련, 위기가 다가오면 하느님을 찾아가 ‘위로’와 ‘마음의 평화’를 얻어야 하는 자녀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이른바 ‘가출(家出)’ 중인 상황이다.

 

냉담 교우의 숫자는 1990년대 들어 급격히 증가하며 2006년 정점을 찍는다. 그림은 한국 교회 신자 증가에 따른 냉담 교우 증감 추세.

 

 

‘하느님이 계시긴 할까?’ ‘바빠서 성당에 갈 시간이 없네.’

 

“성당에 나오는 신자들 챙기랴, 신심 단체 관리하랴, 본당의 연중행사와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잃어버린 양 찾기’를 지속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서울대교구 A본당 사목회장)

 

하느님을 대신해 숨은 양들을 찾아 나선 ‘술래’들의 현실도 녹록지 않다. A본당 사목회장은 “때마다 사목위원과 봉사자들을 독려해 ‘냉담 교우 회두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일시적 목표치만 달성하고 마는 경우가 많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럼에도 그는 “냉담 교우를 끌어안는 일은 20% 이하로 떨어진 미사 참여율을 끌어올리는 출발점임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2000년대 이후 교회는 숨바꼭질의 원인을 분석해오고 있다. 각 교구 사목국을 중심으로 냉담 교우 회두를 위한 분석 및 연구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지만, 늘어나는 냉담 교우 숫자를 점점 감당하지 못하면서 최근엔 본당 회두 운동에도 지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과거엔 거리와 성당 주변, 냉담 교우 가정방문 등을 하면 식은 마음을 풀고 ‘하느님의 집’으로 돌아오는 이들이 많았지만, 점점 굳게 닫아버린 ‘마음의 문’을 여는 이가 더욱 줄어들면서 문을 두드리는 이들도 지친 상황이다. 신앙생활도 각자 생각에 따라 취사선택하는 ‘신앙의 개인화’가 짙어졌기 때문이다.

 

주교회의가 올해 초 발표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17」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교회 복음화율은 11%를 넘어섰다. 오랜 세월 사제와 평신도가 협력해 이룬 복음화 노력의 성과다. 그런데 문제는 복음화율과 냉담률이 동반 상승 중이라는 것이다. 신자 수가 늘어난 만큼 많은 냉담자가 배출되고 있다.

 

신앙이 더욱 개인화된 시대. 신자들의 어려운 삶을 ‘들어주는 교회’로의 사목 패러다임 전환으로 냉담 교우 삶을 이해하는 사목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서울대교구 5개 본당 연합 소공동체 피정에 참가한 신자들이 옆에 앉은 신자들의 얼굴을 어루만져 주며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가톨릭평화신문이 창간하던 해인 30년 전 1988년 냉담 교우 숫자는 57만 6000여 명(거주지 미상 포함)었다. 이 시기는 1989년 서울 세계성체대회 때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방한 등에 힘입어 한국 교회가 한참 양적 성장을 일궈가던 때였다. 냉담 교우 문제의 조짐은 1990년대 들어 급격히 대두된다. 10년 뒤인 1998년 냉담 교우 숫자는 113만 7400여 명으로 10년 새 2배 증가하기에 이른 것이다. 경제발전과 IMF 경제위기가 맞물려 도래한 급격한 사회변화 탓으로 보인다. 냉담 교우 숫자는 꾸준히 늘어 2006년 174만 8000명으로 정점을 찍는다.

 

2010년 이후 한국 교회는 냉담자 수를 따로 집계하진 않고 있다. 대신 냉담 기준인 3년간 판공성사 참여 여부로 유추해봤을 때 최근 3년간 판공성사를 바치고 있는 신자는 대상자의 30% 선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미사 참여율은 19.4%다. ‘숨바꼭질 참가자’는 매년 꾸준히 약 10만 명씩 늘어나는 형국이다. 거기다 세상은 더 바빠지고, 갈수록 복잡다단해지고 있어 냉담 교우의 손을 붙잡고 성당에 다시 데려오기가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홍성남(서울대교구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 소장) 신부는 “교회가 사람들의 삶에 들어가지 못하고, ‘우리만의 영성’, ‘막연한 하느님 뜻’만 강조하다 보니 현실 어려움에 처한 신자들이 이해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교회와 신자들 사이의 사목적 간극의 결과물이 냉담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혼인성사 때 세례를 받았지만, 먹고 사느라 30년 동안 성당에 안 나갔어요. 죄의식을 갖고 가끔 미사에 나가긴 했지만, 신앙생활을 꾸준히 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원 바르톨로메오씨)

 

“어릴 때부터 주일학교를 다니며 열심히 성당에 나갔지만, 취직 준비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신앙을 멀리하게 됐어요. 결혼 후에도 육아에 몸이 메여 마음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해성사 바치러 가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안 요안나씨)

 

“5년 넘게 본당 단체 활동을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신부님께서 어느 날 단체 운영이 탐탁지 않으셨는지 회의 때 갑자기 화를 내시더라고요. 가뜩이나 혼자만 일하는 것 같아 힘들었는데, 이후 단체장 임기 마치고 성당에 안 나가고 있어요.(이 안토니오씨)

 

냉담의 이유는 다양하다. 2016년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와 가톨릭신문이 실시한 ‘가톨릭 신자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 설문조사에 따르면 냉담하는 1순위가 ‘생계나 학업 때문’(44.4%)이다. 이어 신앙이 무의미하게 느껴져서(16.2%), ‘별 이유 없었음’(6.7%), ‘성직자ㆍ수도자에 대한 실망’(5.7%) 순이다. 이는 다른 교회 기관이 실시한 조사와 대조해봐도 대부분 일치한다.

 

사제들은 냉담자 사목의 일대 변화가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 교회 내적 요인 반성 △ 일 대 일 만남을 통한 어려움 해소 △ 신앙 주기별 맞춤형 재교육 로드맵 마련 △ 신앙 컨설팅 제공 △ ‘삶을 들어주는 교회’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영제(서울대교구 사목국 차장) 신부는 “조사에 따르면, 영세 후 5년 안에 냉담자가 되는 경우가 40%를 넘는다”며 “세례를 받은 뒤 어떤 교육이 각자에게 적합한지 ‘입문-심화-성숙’의 단계별 교육 로드맵을 제시하고, 단체활동 및 봉사 등 원하는 형태의 신앙생활을 안내할 ‘신앙 컨설팅’ 창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재봉(부산교구 선교사목국장) 신부는 “오늘날 일선 본당들이 기존 신자들을 위한 사목에 매진하다 보니 선교와 냉담자 회두에 힘을 쏟기 버거워진 게 사실”이라며 “교회와 목자는 평소 전례와 강론, 모든 사목활동에 있어 단순히 말씀을 전하는 것에서 나아가 이젠 평신도들의 삶을 이해하고 들어주는 것에서 출발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철(청주교구 선교사목국장) 신부는 “신앙이 더욱 개인화된 시대이기에 교회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와 갈망을 들어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기존 신자들과 함께 판공성사 1~2년을 거르거나, 미사에 간헐적으로 나오는 ‘잠재적 냉담자’부터 신앙을 깊게 만드는 작업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8년 7월 8일, 이정훈 기자]

 

 

[1988-2018 복음의 기쁨으로] 5. 한국 교회의 속병, 냉담 교우 (하)


30년 냉담 부부 마음 녹인 소통과 배려의 힘

 

 

최근 냉담 교우 사목에 일대 변화가 일고 있다.

 

많은 본당이 냉담 교우 회두에 골몰하는 사이, 일부 본당이 냉담 교우 사목의 패러다임을 발 빠르게 전환해 시행 중이다. ‘서울대교구 대방동본당’과 ‘청주교구 음성본당’은 ‘지속적인 관리’와 ‘베푸는 사목’으로 방향을 바꿔 굳게 닫힌 냉담 교우들의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

 

1990년대 이후 한국 교회가 늘어나는 냉담 교우를 대상으로 벌여온 사목은 주로 ‘냉담 교우 회두 운동’, ‘가두 선교 및 권면’ 등이었다. 냉담 교우 손을 잡고 무작정 고해소로 데려가거나, 성사생활을 하지 않은 죄의식을 은연중에 덧씌우기도 했다. 이 같은 회두 운동의 일차적 목적은 판공성사 참여율, 주일미사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패러다임의 전환을 꾀한 두 본당의 목적은 신자 각자의 삶 속 어려움에 먼저 다가가 ‘들어주는 것’이다. 왜 냉담할 수밖에 없었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일일이 묻고 기록한 뒤 관계의 끈을 놓지 않고 돕는 ‘소통하는 사목’을 적용한 것이다. 필요하다면 교리교육 시간, 신자석까지 과감히 바꿔가며 ‘맞춤형 사목’도 펼친다. 냉담 교우 사목이 ‘일회성 운동’에서 ‘쌍방향 소통과 배려’의 형태로 진일보하고 있다.

 

- 서울대교구 대방동본당 ‘안셀모회’ 박영실 회장(왼쪽)과 김진하 부회장. 안셀모회 회원들은 새 신자와 냉담 교우들에게 연락해 ‘맞춤형 도움과 배려 활동’을 하며 교회 공동체 안에서 지내도록 물심양면 돕고 있다.

 

 

서울대교구 대방동본당 ‘안셀모회’

 

“냉담 교우들에게 무조건 ‘성당 나오세요’ 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처한 어려움을 들어주고 해결해주는 방식으로 ‘하느님은 사랑이심’을 전해 마음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서울대교구 대방동본당(주임 주수욱 신부) ‘안셀모회’는 냉담 중이거나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맞춤형 도움’을 주는 단체다. 안셀모회 박영실(신디케스) 회장은 “주말 부부, 주말 귀농 가정, 생업에 바쁜 사람 등 신자들이 다양한 형태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더라”면서 “끈질긴 사랑으로 그들이 신앙을 잇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안셀모회는 2015년 단체가 생기자마자 본당 교적 신자들의 신앙생활 실태를 조사했다. 속사정은 다양했다. 성사생활과 단체 활동 모두를 열심히 하는 ‘핵심 신자’ 외에 주일 미사에만 나오는 사람, 전출입 미신고자, 영세하고 곧장 냉담한 이들 등 각양각색이었다. 안셀모회는 이들을 핵심, 냉담 위기, 냉담, 전출입자, 새 신자 등 7가지 유형으로 나눠 접근했다.

 

특히 역점을 둔 대상은 냉담 위기에 있거나 냉담 중인 신자들. 회원 10여 명은 관리 기록부를 두고 계속 연락을 취했다. 무조건적인 ‘회두’나 ‘선교’보다 ‘도움’과 ‘배려’를 지향했다.

 

“성당에 못 나오는 어르신을 찾았더니 인천의 한 병원에서 혼수상태로 입원해 계셨어요.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구역장이 찾아가도록 했습니다. 주기적으로 안부를 여쭙고 만일을 대비해 연령회에도 연락해놨죠. 다행히 쾌유하신 어르신은 무척 고마워하셨고, 비신자인 남동생은 성당에 다녀보겠다고 하더라고요.”

 

고3 학생에게도 연락했다. 전화를 받지 않아 성경 구절과 함께 “공부하느라 수고가 많다”며 응원 문자를 계속 보냈다. 수능 시험을 앞두고 떡도 선물했다. 시험이 끝나고 연락이 왔다. “그동안 주신 문자가 무척 힘이 됐습니다. 이제 성당에 잘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생업 때문에 고해성사를 못 보는 신자에게 직접 찾아가 인근 성지로 안내해 고해를 바치도록 돕고, 어린 자녀들 때문에 미사 참여가 힘들다는 젊은 엄마를 위해선 성당 맨 앞자리를 유아석으로 만들어줬다. 바쁜 신자를 위해 견진 교리 시간을 조정해주기도 했다. 전출 신고 없이 이사가 버린 신자의 관할 본당에 연락해 교적을 옮겨주고 해당 구역장에게 연락까지 취하는 등 세심한 ‘신자 맞춤형 활동’을 펼쳤다. 이 같은 활동 덕에 냉담 신자들도 ‘우리 성당이 나를 무척 생각해주는구나’ 하는 감동을 하고 있다. 주수욱 주임 신부는 매달 회의를 통해 다양한 사정을 듣고, 필요한 조처를 해주고 있다.

 

주 신부는 “신자들과 협력해 각자의 어려움을 세심하게 돌아보고, 공동체 안에서 잘 살아가도록 돕다 보니 본당 전체가 신자들의 생활을 파악하고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며 “‘진짜 소통’, ‘배려의 사목’으로 본당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손병선(아우구스티노) 회장은 “오늘날 여러 이유로 세상 속에 꼭꼭 숨어버린 냉담 교우, 형식적인 인사와 소개에 그치고 이내 관계가 끊어지는 새 신자나 전입 신자들을 위해 특히 세심한 ‘신앙 돌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본당에 ‘신앙생활 도우미’, ‘일대일 신앙 상담사’를 두고, 그들이 성당을 찾는 이들을 언제든 환대하고, 그들의 재능이나 신앙생활의 어려움을 파악해 돕는 ‘신자 돌봄 활동’을 한다면 많은 이가 냉담보다는 친교와 관심 속에 신앙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청주교구 음성본당 ‘1ㆍ1운동위원회’에서 냉담자와 병자 방문 및 관리를 하고 있는 ‘한빛팀’이 월례회의에서 활동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청주교구 음성본당 ‘1ㆍ1운동위원회’

 

“할머니, 저희 본당 모든 교우가 어르신을 위해 기도해드리고 있습니다.”

 

“누가 나를 기억해주겠습니까. 수녀님, 정말 고맙습니다.”

 

청주교구 음성본당(주임 최문석 신부)의 김 가브리엘라 수녀가 냉담 중인 한 어르신을 두 번째 방문했을 때였다. 가족 모두 다른 종교를 믿는 바람에 평생 성당을 제대로 못 다녔다는 할머니는 현재 혼자 살면서도 성경과 기도서를 장롱 속에 숨겨둔 채 냉담 중이었다. 김 수녀는 할머니와 같이 기도했고, 할머니는 고마운 마음에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음성본당에는 ‘1ㆍ1운동위원회’가 있다. ‘1인 1단체 가입’을 목표로 꾸려진 위원회 산하에는 △ 새벗팀(새 신자 관리) △ 일더하기팀(일반 신자 동반) △ 한빛팀(냉담자 및 병자 관리) △ 홍보팀을 갖추고 있다. 2016년 본당이 실시한 ‘신자 전수조사 및 신앙생활 실태 파악’을 통해 신자 유형별로 필요한 사목을 하고자 올해 꾸린 ‘본당 복음화 기구’다. 본당은 전수조사를 통해 신앙생활을 잘하는 순으로 △ 핵심 △ 주변 △ 냉담 위기로 신자들을 분류했고, 위원 20여 명이 각 팀에서 맞춤형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청주교구 음성본당은 냉담자 및 병환 중 신자들에게 ‘기도벗 배지’를 선물하며 ‘성당이 당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음’을 전한다. 본당 모든 신자들은 이 ‘기도 벗 배지’를 가슴과 가방에 달고 다니며 미사 전, 매일 9시에 냉담 교우와 새 신자를 위해 기도를 바친다. 청주교구 음성본당 제공.

 

 

김 수녀가 속한 ‘한빛팀’은 냉담자ㆍ병자 관리 및 방문을 담당하고 있다. 한빛팀이 냉담자ㆍ병자를 ‘감화’ 및 ‘회두’시킨 사례는 이미 셀 수 없이 많다. 부친 제사 문제로 남편이 2년 전부터 냉담 중인 가정을 방문한 한빛팀은 차근히 ‘천주교식 제사법’을 일러줬고, 이후 남편은 성당에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한빛팀이 방문해도 본체만체하며 차갑게 대하던 한 어르신은 병환 중에 있었다. “신부님이 와도 말하기 싫다”던 어르신은 신기하게도 첫 방문 일주일 뒤 본당에 병자 영성체를 부탁해왔다. 그때 어버이날 카네이션과 함께 선물했던 ‘기도벗 배지’, 그리고 대화가 오랜 기간 굳었던 마음을 풀었던 것이다. 한 달 뒤 갑자기 위독해진 어르신은 병자성사를 받고,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느님 곁으로 갔다. “집에 찾아오지 마세요” 하던 30년 냉담 부부도 한빛팀 위원들의 방문과 기도를 듣고 냉담을 풀기로 약속했다. 한빛팀은 빨강ㆍ노랑ㆍ초록의 ‘신호등’ 불빛으로 냉담 정도를 분류해 수시로 변동사항을 기록하고 있으며, 본당은 매 미사 전 냉담 교우, 새 신자를 위해 묵주기도 5단을 바치고 있다.

 

최문석 주임 신부는 “신자라고 해서 다 같은 모습으로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다. 전수조사를 하고 나니 공동체 문제점, 신자 개개인의 현실을 알게 됐다”며 “복음화는 하느님 사랑과 기쁨을 느끼는 정도이지, 숫자 싸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숫자보다 신자들 마음을 먼저 생각하자 음성본당 미사 참여율은 상승세로 반전됐다. 반면 본당 냉담률은 꾸준히 감소 중이다. [가톨릭평화신문, 2018년 7월 15일,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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