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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18일 (목)부활 제3주간 목요일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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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ㅣ미사
[대림성탄] 주님 성탄 대축일, 세계는 지금

1971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12-22

[성탄 특집] 주님 성탄 대축일, 세계는 지금


성탄 기다리며 강에 촛불 띄우고, 한 식탁에 둘러앉아 기쁨 나누고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그리스도인들뿐만 아니라 평화를 기다리는 전 세계인의 축제가 된 크리스마스. 각 나라에 따라 성탄을 맞는 모습은 다르지만 ‘주님 성탄 대축일’을 앞두고 그 탄생의 의미를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한 마음은 하나다. 사랑과 평화가 어우러진 지구촌 곳곳의 이색적인 주님 성탄 대축일 모습을 소개한다.

 

- 필리핀 마닐라 대성당의 주님 성탄 대축일 새벽 미사. 필리핀에서는 성탄대축일 전야가 되면 모든 교회의 문을 활짝 열어 둔다. CNS 자료사진.

 

 

한 여름날의 크리스마스

 

남반구의 크리스마스 풍경은 우리가 잘 아는 캐럴 속 모습과 정반대로 펼쳐진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크리스마스는 하얀 눈 위로 루돌프 사슴이 썰매를 끄는 상상과는 달리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무더운 여름이다. 산타는 반바지를 입고 등장하며, 휴가를 맞은 직장인과 방학을 맞은 학생들은 바닷가로 몰려가 축제를 즐긴다. 핑크빛 하늘과 낭만적인 석양으로 유명한 하와이에서는 야자수로 트리를 꾸미고, 산타 클로스는 썰매가 아니라 수상보트를 타고 선물을 나눠 주러 온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고향인 아르헨티나도 연중 가장 더운 시기에 성탄을 맞는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크고 작은 파티들이 열리는데,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춤을 추며 축제를 즐긴다. 또 이웃 간에는 ‘시드라’(Sidra)라고 불리는 사과주와 ‘판 둘세’(Pan Dulce)라는 케이크 모양의 크리스마스 빵을 나눈다.

 

크리스마스 이브가 지나고 자정이 되면 크리스마스 행사의 정점인 불꽃놀이가 시작된다. 파티를 여는 모든 이들이 밤 12시가 되면 일제히 하늘에 축포를 쏘아 올리며 자신의 소원을 말한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아르헨티나에서는 주님 성탄 대축일에 “펠리스 나비다드”(Feliz Navidad,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뜻)라고 인사한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맹인 가수 호세 펠리치아노가 부른 유명 캐럴의 제목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편 필리핀은 주님 성탄 대축일이 가장 큰 종교적 축제가 된 나라로, 날씨가 무더워 트리를 세우지는 않지만 종교극을 공연하고 전야가 되면 모든 교회의 문을 활짝 열어 둔다.

 

스위스 취리히에서는 대림 시기 동안 리마트강에 일제히 촛불을 띄우는 지역 전통 행사인 ‘리흐터슈빔멘’이 열린다. 스위스정부관광청 제공.

 

 

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촛불

 

스위스 취리히에서는 성탄을 기다리는 수백 개의 촛불이 강물 위로 유유히 흐르는 낭만 가득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매년 대림 시기 동안 50년 역사를 지닌 ‘리흐터슈빔멘’(Lichterschwimmen)이 열리는데, 오후 6시가 되면 리마트강에 일제히 촛불을 띄우는 지역 전통 행사다. 사람들은 어두운 강물이 한 순간에 마법에 걸린 듯 따듯한 불빛으로 밝아지는 진풍경을 보며 저마다의 소원을 빈다. 낭만 가득한 풍경 안에서 친한 사이는 물론 처음 만난 이들에게도 크리스마스와 새해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즐거운 축제다.

 

수백 개의 작은 촛불이 리마트강을 유유히 흘러가는 광경을 바라보는 동안 따뜻한 ‘글뤼바인’(Glühwein)을 한 잔 마시기도 한다. 글뤼바인은 겨울이 몹시 추운 독일 지역과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원기 회복이나 감기 예방을 위한 약으로 마시기 시작한 따듯한 와인이다.

 

한편 아일랜드인들은 성탄 전날 창문에 촛불을 켜두고 창을 조금씩 열어 둔다. “그들은 아기를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뉘었다.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루카 2,7)라는 성경 구절에 따라 마리아와 요셉이 베들레헴 마구간을 찾아 헤매지 않도록 거리를 밝혀준다는 의미다.

 

 

사랑이 넘치는 식탁

 

유럽에는 전통적인 가톨릭 국가들이 많아 크리스마스의 고전적 풍습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유럽인들은 성탄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며 이를 전후해 흩어졌던 가족들이 모여 음식으로 정을 나눈다.

 

가톨릭 신자가 95%에 다다르는 폴란드의 크리스마스 이브 식탁은 조금 특별하다. 폴란드에서는 식탁을 차리며 자리를 여유 있게 준비한다. 베들레헴에서 머물 곳을 찾지 못한 마리아와 요셉을 기억하며 혹시라도 문을 두드릴 손님을 위한 배려다. 또 식탁에는 열두 제자와 1년 12달의 의미를 담아 12가지 음식을 준비한다. 폴란드인들은 이 음식을 모두 맛봐야 다음해에 복이 온다고 믿는다.

 

- 프랑스의 대표적인 디저트 ‘부쉬 드 노엘’(좌)와 독일의 전통적인 음식 ‘슈톨렌’(우). 출처 위키미디어커먼스.

 

 

프랑스에는 아름다운 전설이 깃든 디저트가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디저트 ‘부쉬 드 노엘’(Buche de Noel)은 주님 성탄 대축일 식사에서 후식으로 먹는 나무 모양의 버터크림 케이크다. 가난한 청년이 주님 성탄 대축일에 사랑하는 여자를 위한 선물을 고민하다가 리본을 묶은 장작을 선물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이 감동적인 이야기와 함께 크리스마스 케이크로 자리 잡게 됐다.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의 고국이기도 한 독일에서는 크리스마스 한 달 전부터 매주 주일에 가족들과 함께 ‘슈톨렌’(Stollen)을 한 조각씩 나눠먹는 풍습이 있다. 슈톨렌은 독일의 전통적인 음식으로, 손으로 반죽해 만든 투박한 모양의 타원형으로 생겼다. 빵 위에는 하얀 설탕 가루가 올려져 있어, 중세 수도사들이 걸쳤던 망토 위에 눈이 쌓인 모습 혹은 아기 예수를 형상화했다고 전해진다. 최근에는 한국의 동네 빵집에서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슈톨렌을 파는 곳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가톨릭신문, 2019년 12월 25일, 성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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