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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20일 (토)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신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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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소곤소곤 교리: 산악회와 미사

2316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09-24

[소곤소곤 교리] 산악회와 미사

 

 

제가 평일에는 아침부터 밤까지 일해야 하는 직업이라 주일에만 미사에 참여할 수 있는데 하필이면 한 달에 두 번 산악회 모임이 주일에 있습니다. 그래서 산행이 있는 주일에는 미사에 참석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때마다 성사를 보자니 너무 형식적인 것 같아 마음이 내키지 않고, 그렇다고 성체를 모시지 않고 미사만 참례하자니 좀 꺼림칙해서요. 2주에 한 번씩 성사를 보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아는 신자가 사정이 있어 미사에 빠질 경우 ‘주님의 기도’를 몇 번 바치면 성사를 보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데, 정말 그래도 되는지요?

 

먼저 자매님께서 잘못 알고 계신 부분들을 지적해 드립니다.

 

첫째, 미사란 형식적으로 몸만 가서 앉아 있는 일이 아닙니다. 

 

둘째, 성사를 ‘또 보면 된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합니다.

 

셋째, ‘사정이 있어 미사에 빠질 경우 주님의 기도를 몇 번 바치면 성사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그릇된 정보입니다.

 

풀어서 설명 드립니다. ‘하느님께 의지하고 하느님 뜻에 따라 살아가겠다.’는 마음과 믿음을 고백하는 시간이 미사 전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의 어떠한 일보다 앞서야 마땅합니다. 성사를 통해서 회개한 죄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돌아서, 다시는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다짐이 따라야 옳습니다. 미사는 자매님의 표현처럼 의무 때문에 억지로 참석하는 자리가 아닌 까닭입니다.

 

거듭해서 같은 잘못을 저지를 계획으로 주일 미사를 피할 수 있는 구실을 찾는 마음 자체가 ‘대죄’입니다. 그저 ‘성사만 보면 된다.’는 생각도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이미 알고 계시듯이 성사는 결코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흘리신 보배로운 피의 희생을 통하여 누리게 된 엄청난 축복의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주일(主日)은 모든 신자가 지켜야 할 의무 축일입니다. 나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예수님의 부활 첫 날을 기념하는 ‘주일’이기에 말 그대로 주님의 몫으로 봉헌된 날입니다. 한 주일에서 하루를 온전히 하느님께 봉헌하는 주일은 그분의 풍요로 채워지는 가장 복된 날입니다.

 

교회가 시작된 신약의 첫 날을 기억하고 세상의 모든 것을 주신 하느님께 봉헌하는 이 날은 예수님의 부활을 하느님과 함께 기뻐하는 날인만큼 그분 안에서 그분의 뜻을 살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구약 시절에 제물을 불사르는 행위로 하느님께 제사를 드리고 나면 재만 남았듯이, 주일에는 내 것을 전부 비워 내고 온전히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이 옳습니다.

 

하느님이 아버지이심을 믿고 예수 그리스도가 나의 주님이심을 고백하는 하느님의 자녀라면 엿새마다 찾아오는 주일이 기다려지고 설렐 것입니다. 고해성사를 피하려고 잠깐 틈(?)을 내는 것은 불경스럽고 민망한 일입니다. 우리는 미사에 참여함으로써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사랑하신 그 사랑을 닮아야 하니까요. 이 사랑만이 혼탁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희망이요 힘이니까요.

 

따라서 미사에 참여한다는 것은 다만 주일에 성당에 가서 미사 전례에 수동적으로 구경하듯 지켜보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희생하셨다는 표지인 ‘빵’과 ‘포도주’를 먹고 마심으로써 이웃을 향한 구체적인 사랑의 삶을 실천할 것을 다짐하는 거룩한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주일은 미래를 기다리는 날이고, 현재에 주목하는 날이며, 과거를 기억하는 날이다.”라는 사랑스러운 표현으로 우리에게 아버지를 뵈옵는 기쁨을 전하셨습니다.

 

미사 참례는 삶에서 가장 필요하고 소중하면서 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주님에 대한 사랑 고백을 드리는 일입니다. 가장 귀하고 아름답고 찬란한 신앙 고백의 행위인 것입니다.

 

그 때문에 지금, 자매님의 속마음이 ‘한 달에 두 번, 산행이 없는 날에는 미사에 간다.’는 수순으로 정해진 점이 안타깝습니다. ‘한 달에 두 번 산행을 하지 않으면 건강을 잃을 것이다.’라는 집착이 자매님을 그분께 의탁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이것이야말로 하느님보다 ‘건강’이라는 맘몬을 더 섬기는 우상 숭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참으로 자매님을 사랑하십니다. 자매님의 찬미와 감사를 기뻐하십니다. 어렵사리 신앙을 되찾게 해 주신 분은, 바로 주님이십니다. 그동안 자매님을 다시 찾으려 애태우셨던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십시오. 이제부터는 모든 것을 그분께 맡겨 드리는 믿음의 배짱을 키우십시오. 주님께서는 세상의 좋은 것, 달콤한 것, 꼭 필요한 그것을 치워 낸 그 빈자리에 더 좋은 당신의 것으로 채워주기를 바라십니다. 그러기에 무엇보다 먼저 하느님을 택하고 그분의 말씀으로 살아가기를 바라십니다.

 

집안을 책임진 가장으로서 건강한 몸을 유지해야 한다는 자매님의 생각은 소중합니다. 그런데 왜 굳이 그 ‘산악회 모임’만 고집하는지요? 과연 미사에 빠져야만 가능한 산행 모임을 지속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주일 미사로서 토요일 저녁 미사나 주일 새벽 미사 등에 참례한 뒤 하는 산행은 정녕 어려운가요?

 

우리의 전부를 알고 또 해결해 주실 그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믿음을 고백하는 행위로, 참 좋고 정말 아끼는 것을 봉헌하는 마음으로, 가장 귀한 것을 희생하는 마음으로 주일 산행을 기꺼이 포기하기 바랍니다. 지혜로운 선택으로 그분께 기쁨을 선물하십시오!

 

주님은 우리의 건강보다 훨씬 귀한 분이십니다. 오직 그분을 뵙는 설렘으로 주일 미사에 참례함으로써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마태 9,22)는 치유의 은사까지 누리는 축복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랍니다.

 

* 장재봉 스테파노 - 부산교구 선교사목국장으로 지낸 4년을 주님의 ‘개인 지도’ 기간이었다고 믿는다. 그 배움을 본당 사목에 실천하고자 ‘하느님의 눈’, ‘성모님의 눈’, ‘신자들의 눈’, ‘가난한 이웃의 눈’으로 월평본당을 꾸리려 애쓰는 주임 신부다.

 

[경향잡지, 2019년 9월호, 장재봉 스테파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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