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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가정 축일(나해)

집회 3,2-6.12-14      콜로새서 3,12-21      루카 2,22-40

2020. 12. 27. (주일)

주제 : 다른 이의 본보기를 보면서

오늘은 성탄 대축일을 지내고 맞이하는 첫째 주일 성가정주일입니다. 예수님과 성모님 그리고 요셉성인으로 이루어진 가정에서. 우리가 좋은 모습을 본받고 삶의 현실에서 그 좋은 모습을 드러내며 실천할 것을 다짐하고 그렇게 살도록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는 특별한 날입니다. 사람이 좋은 생각을 한다고 해서 그 모든 생각이 나의 삶에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일이 우리가 만나는 현실에서 만나는 두려움이고 안타까움입니다.

세상이 물질을 우선하는 삶으로 흐르고, 돈을 앞세우면 모든 일이 가능하다고 믿는 세상에서, 가정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어렵다는 것은 좋은 것을 알아도 그대로 실천하기가 힘들다는 뜻도 될 수 있습니다. 올바른 것을 아는데도 그에 관한 일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되는 일은 무엇이겠습니까

세상의 삶은 현실의 문제를 다루고, 신앙은 미래를 말하거나 이론적인 삶을 다룬다고 하기에 현실의 고민에 빠진 사람에게 신앙은 힘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 말이 사실이라고 해서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한다면, 사람은 현실의 논리에 막혀서 신앙의 일을 무시하거나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게 행동한다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그럴 때 우리의 삶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성가정에서 실천한 예수님의 봉헌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가 묵주의 기도, ‘환희의 신비4단’에서 기억하는 내용입니다. 율법의 정신과 규정에 따라서 마리아와 요셉의 가정이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한 일입니다만, 그분들이 그렇게 한 행동을 가까운 데서 지켜보며 성전에서 머물던 시메온예언자는 하느님께 찬미의 노래를 바칩니다.

하느님의 뜻이 자기의 삶에 실현되는 순간을 보기를 간절히 바랐는데, 성전에서 예수님을 봉헌한 성가정의 행동이 그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시메온예언자가 바친 노래가 오늘 우리가 복음에서 들은 노래로 ‘시메온의 노래’라고 합니다. 예언자로서 성전에 머물던 그가 바랐던 소망은 무엇이었겠습니까 실제로 예수님이 무슨 일을 했는지, 시메온예언자가 보았거나 확인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시메온예언자는 자기의 바람이 실현되었다고 노래했습니다.

사람의 눈으로써 모든 현상을 확인해야만 그 일이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의 삶에 매여 사는 사람들은 눈으로 확인하는 것을 우선으로 여기지만, 우리가 참된 신앙인으로 살고 싶다면 그 일은 피할 일입니다. 때로는 생각이 먼저 앞서가고 현실이 그 생각을 뒤따를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일을 핑계로 삼아 현실을 우선하는 것이 사람입니다만 그래도 신앙인은 그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고 말할 것입니다.

생각이 앞섰고 현실이 뒤따르는 일들은 우리가 과학의 결과에서 많이 발견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폰일 것이고 과학을 앞세운 사람들의 행동입니다. 과학을 앞세운 세상을 향해서 신앙과 신앙의 힘을 말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포기해서도 안 되는 일입니다. 사람들이 생각하기 쉬운 것처럼, 인간의 삶이란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세상을 우리는 어떻게 대하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성가정축일에 들은 집회서의 말씀에서 우리는 부모님을 공경하라는 전통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담은 십계명의 넷째에도 나오는 표현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세상에서 그 가치를 대하는 모습이 달라지기도 한 일입니다. 누구라고 말할 일은 아닙니다만, 사람은 세상에서 자기의 생각이 최고인 줄로 여기고 삽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그만큼 뒤로 물릴수록 우리의 삶에 좋은 결과는 무엇이겠습니까

가정을 이루는 구성원들에게 중요한 일은 무엇이겠습니까 누구에게서 배우면 사랑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을 실현하는 일이라고 배우겠습니까 우리의 삶에 하느님의 도움을 청할 시간입니다.